본문 바로가기
[교회와 영성]/성미술이야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시오

by 세포네 2015. 8. 2.

 

 

꽃의 도시 피렌체의 아르노 강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 브랑카치 경당 내부 벽에는 성 베드로의 일생에 관한 그림이 묘사되어 있다. 예수님께서는 많은 제자 가운데 열두 사도를 한 명씩 선택하셨다. 뽑힌 사도들이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기적을 행하는 능력을 부여하셨다.

베드로 사도는 불구자를 고치고 야포에 타비타를 소생시킨다. 왼쪽은 베드로 사도가 불구자를 고치는 장면이다.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에 기도하기 위해 들어가려는데 ‘아름다운 문’이라고 하는 성전 문 곁에 ‘모태에서부터 불구자’였던 한 남자가 손을 내밀며 그들에게 자선을 청하고 있다. 바닥에 앉은 남자는 아름다운 문에서 매일 되풀이 되는 자신의 일상적인 행동과 말로 구걸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금화라도 얻은 것일까? 베드로는 초라한 불구자를 유심히 바라보고, “우리를 보시오.” (사도 3, 4) 하고 말한다. 베드로의 눈빛은 강렬하다. 베드로는 자신에게 눈을 고정시킨 마비환자에게 그의 눈을 바라보며 똑바로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말합니다. 일어나 걸으시오.” (사도 3, 6) 베드로는 불구자의 구걸하던 오른손을 잡아 일으키려한다. 베드로는 이 불구자를 예수님의 눈빛으로 보고, 예수님께서 주신 권한을 말에만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그에게 나누어 주고 있다. “저에게는 당신 입에서 나온 가르침이 좋습니다. 수천의 금과 은보다 좋습니다.” (시편 119, 72) 매일 성전 문 입구에서 소외된 자로서 꼼짝없이 움직이지도 못했던 이 불구자는 드디어 성전 문지방을 넘어서, 참을 수 없는 기쁨의 표현으로 성전 안에서 “껑충껑충 뛰기도 하고 하느님을 찬미” (사도 3, 9)하게 될 것이다. 구걸하던 불구자의 오른손에는 돈 몇 푼의 자선이 쥐어진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을 얻게 된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베드로는 치유의 능력 있는 행동을 실행한 것이다. 둘씩 짝지어 파견된 제자들은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의 도우심에 의지해서 병자를 치유한다.

오른쪽 장면은 베드로가 이미 죽은 야포에 타비타를 소생시킨 이야기가 전개된다. 베드로는 타비타를 향해 축복의 동작을 취하며 “타비타, 일어나시오.”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마치 예수님께서 야이로의 딸을 살리실 때 사람들을 방 안에서 내보낸 후 야이로의 딸에게 “아이야, 일어나라” 하신 것과 같다. 방 안에는 수의를 입은 타비타가 이미 가슴에 손을 교차시킨 상태로 침상에 일어나 앉아 있다. 침상 옆에는 타비타가 살아 있을 때 선행과 자선으로 과부들에게 지어준 것이라 여겨지는 겉옷이 놓여 있고, 뒤에 한 여인은 손에 속옷을 들고 있다. 죽은 사람이 살아난 광경을 지켜본 주위 사람들은 그 놀라움과 감탄을 몸짓과 표정으로 드러내고 있다. 베드로는 자신의 권위나 능력으로 도저히 병자를 고치고, 죽은 자를 소생시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무릎을 꿇고 기도를 드린 다음”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허약한 이들과 마음에 상처받은 이들을 낫게 한 것이다. “그분에게서 힘이 나와 모든 사람을 고쳐 주었기 때문이다.” (루카 6, 1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