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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실]/클래식 협주곡

멘델스존 /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by 세포네 2014.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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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olin Concerto in E minor, Op.64

                      멘델스존 /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Op.64
                     Felix Mendelssohn (1809-1847)





멘델스존의 풀 네임은 야코프 루트비히 펠릭스 멘델스존 바르톨디(Jacob Ludwig Felix Mendelssohn-Bartholdy)입니다. 이렇게 긴 이름을 갖게 된 것은 그의 아버지인 아브라함 멘델스존(1776-1835)이 유대교에서 프로테스탄트로 개종했기 때문이지요. 멘델스존은 7살이 되던 1816년에 세례를 받는데, 이때 ‘바르톨디’라는 세례 성(姓)까지 더해지게 됩니다. 바르톨디는 그의 외삼촌 야코프가 소유하고 있던 성(城)의 이름입니다.
한데 펠릭스는 외삼촌의 영지 이름을 성씨로 삼은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펠릭스보다 네 살 위의 누나 파니, 두 해 뒤에 태어난 누이동생 레베카, 막내인 남동생 파울도 마찬가지였다고 하지요. 아버지는 그런 펠릭스에게 ‘멘델스존’이라는 성을 쓰지 말고 ‘바르톨디’로 쓰도록 끊임없이 요구했지만, 펠릭스는 죽는 날까지 본래의 성을 병기해 사용했다고 합니다. 후대 사람들은 펠릭스 멘델스존을 온건하고 부드러운 모범생으로 기억하는 경향이 있지만, 알고 보면 그렇게 은근히 고집쟁이였던 모양입니다.

모차르트를 능가했던 천재의 탄생

멘델스존의 집안은 속된 말로 ‘빵빵한 가문’이었습니다. 할아버지 모세 멘델스존(1729~1986)은 당대의 존경받던 계몽주의 철학자였습니다. 볼품없는 외모에 곱사등이 장애까지 지닌 인물이었는데, 독일의 극작가 레싱의 시극(詩劇) <현자 나탄>(1779)의 실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극 속의 나탄은 온갖 시련 속에서도 종파와 민족을 초월한 사랑을 설파하는 인물이지요. 말 그대로 현자(Weise)입니다. 할아버지는 그렇게 명망 높은 철학자였고 아버지 아브라함은 함부르크의 경제권을 쥐락펴락하던 은행가였습니다. 펠릭스가 태어나고 4년 뒤 베를린으로 이사해서도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한 금융계의 거물이었지요. 물론 할아버지와 아버지 외에도, 멘델스존 집안에는 친가와 외가를 통틀어 유명 인사들이 수두룩했습니다.
이런 집안에서 태어났으니 당연히 교육도 최고로 받았겠지요. 게다가 멘델스존은 어린 시절부터 천재성이 빛을 발했습니다. 이미 열 살 무렵에 로마의 정치가 카이사르(시저), 시인 오비디우스의 책을 원어로 읽었다고 합니다. 또 기하학, 산수, 역사, 지리 등에서도 성취가 높았다고 합니다. 물론 음악에서의 재능은 말할 것도 없었겠지요. 특히 멘델스존의 음악적 천재성은 괴테(1749-1832)와의 일화에서 증명되고 있습니다.

1악장: 알레그로 몰토 아파시오나토
1악장은 알레그로 몰토 아파시오나토(Allegro molto appassionato). ‘매우 열정적이고 빠르게’라는 뜻입니다. 현악기들이 속삭이듯이 화음을 연주하고 곧바로 독주 바이올린이 치고 나옵니다. 멜랑콜리하면서도 화려한 선율입니다. 이렇게 첫머리부터 독주가 등장하는 것은 멘델스존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독주 바이올린이 첫 번째 주제를 제시합니다. 음악을 많이 듣지 않는 분들도 익히 알고 있는, 너무도 유명한 선율입니다. 이어서 독주 바이올린이 한바탕 기교를 뽐내다가 관현악이 첫 번째 주제를 포르티시모(ff)로 강하게 연주하지요.

2악장: 안단테 알레그로 논 트로포
두 번째 주제는 앞 주제가 보여주는 화려함에 비해 소박하고 우아합니다. 오보에와 바이올린에 이어 클라리넷과 플루트까지 합세하면서 피아니시모(pp)의 여린 음량으로 두 번째 주제를 제시합니다. 잠시 후, 독주 바이올린의 화려한 테크닉이 멋들어지게 펼쳐지는 카덴차. 1악장의 전개부와 재현부 사이에 독주 바이올린의 카덴차가 놓이는 것도 멘델스존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작법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하지만 이 곡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음악적 설명에 너무 신경 쓰지 마시고 그냥 느낌으로만 들으셔도 충분합니다.
2악장은 느린 안단테(Andante)로 시작합니다. 1악장이 끝나자마자 쉼표 없이 바순의 연주로 2악장에 들어섭니다. 이어서 독주 바이올린이 매우 감성적인 주제 선율을 아름다운 톤으로 연주하지요. 마치 꿈결과도 같은 선율입니다. 그렇게 잔잔하게 음악이 펼쳐지다가 바이올린 파트와 오보에가 어울리면서 잠시 강렬하게 고조됩니다. 이어서 마무리 장면에 들어서게 되면, 독주 바이올린이 원래의 주제를 거의 끊어질 듯한 느낌으로 연주하다가 아스라한 느낌으로 마침표를 찍습니다.

3악장: 알레그로 논 트로포 - 알레그로 몰토 비바체
3악장은 알레그로 논 트로포(Allegro non troppo)로 시작해 알레그로 몰토 비바체(Allegro molto vivace)로 전환됩니다. ‘빠르되 지나치지 않게’로 시작해 ‘매우 빠르고 생기 있게’로 분위기를 바꾸라는 뜻입니다. 우아하게 시작해서 격렬하게 달려 나가는 악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4마디의 서주가 끝나면서부터 음악이 가파르게 고조됩니다. 관현악에 팀파니가 어우러지고 독주 바이올린이 짧은 음형들을 튀어 오르는 느낌으로 연주하는 장면들이 빠르게 펼쳐집니다. 특히 종결부(코다)에서 독주 바이올린이 보여주는 팽팽한 힘과 기교가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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