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1206 77. 거짓과 중상모략으로 권력욕을 채우려 했던 디오트레페스 16세기 네덜란드에서 발간한 ‘요한의 셋째 서간’을 담은 . 하버드 미술관 소장 오래전 본당에서 사목할 때 주일학교 교사 한 명이 찾아와 “신부님, 제가 이번에 결혼하는데 신부님이 한번 만나주시겠어요?” 하고 요청했다. “왜?”라고 물어보니, 그는 “친척에게 소개 받은 배우자가 흠잡을 것은 없는데, 또 한편으로는 아주 마음이 끌리지도 않아서요”라고 답했다. “대학병원 의사인데 6개월째라 바쁘고 시간이 없어 병원에 찾아가서 몇 번 본 것이 다였어요. 설명하긴 어렵지만 마음이 조금 개운치가 않아요”라면서. 사목 경험이 많이 없던 나는 쉽게 조언을 내리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부모님과 더 깊이 상의해 보라고 다독여 보냈는데, 지금도 후회가 되는 일이다. 그 교사는 마지막 끈이라도 붙잡고 싶은 심정으로 .. 2025. 7. 6. 35. 기해·병오박해 순교자 79위 시복 1925년 성 베드로 대성전서 기해·병오박해 순교자 79위 시복 노르베르트 베버, ‘소년 유대철 베드로의 순교’, 랜턴 슬라이드, 1925년,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 시복식에 주스타니안의 ‘79위 복자화’ 걸려 100년 전, 1925년 7월 5일 오전 10시 로마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는 비오 11세 교황 주례로 기해(1839년)·병오(1846년)박해 순교자 79위 시복식이 거행됐다. 일본의 속국 ‘조선’이 아니라 ‘진짜 한국’을 보편 교회에 알리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이날 시복식에서 신유(1801년)·병인(1866년)박해 순교자들이 빠진 이유는 제3대 조선대목구장 페레올 주교가 앵베르 주교를 비롯한 기해박해 순교자 73위와 김대건 신부를 비롯한 병오박해 .. 2025. 7. 6. 33. 독일 프라우엔뵈르트 베네딕도회 수녀원 독일 ‘바이에른 킴호’의 숨은 보석 프라우엔뵈르트 수녀원 프라우엔섬과 프라우엔뵈르트 수녀원. 허브 정원과 성물방을 운영하며 순례자들에게 신앙의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프리엔·헤렌섬과 프라우엔섬을 잇는 유람선은 수녀원 뒤편 선착장에 정박한다 독일 바이에른 지방은 그리스도교 복음이 전해진 뒤 가톨릭 신앙을 꾸준히 고수한 지역으로, 하늘과 땅이 맞닿는 영적인 장소가 많습니다. 그 남쪽 한가운데에 빙하가 녹아내려 탄생한 킴호(Chiemsee)가 있는데요. 크기가 80㎢로 ‘바이에른의 바다’라 불릴 만큼 광활합니다. 뮌헨과 잘츠부르크를 잇는 아우토반과 가까워 여름이면 수많은 관광객이 들르는 휴양지이지요. 무엇보다 해발 1669m의 캄펜반트와 산봉우리들이 호수를 둘러싸며 장엄한 파노라마를 이루고 있어, 일상 소음.. 2025. 7. 6. (34) 영지주의 개인적 지식·깨달음만 좇는 이단 ‘영지주의’ 출현 영지주의는 그리스도교 안에서 생겨난 것이지만 지식을 최고로 여기는 그리스 철학에 영향을 받아 정통 신앙의 길에서 벗어나 ‘이단’의 길을 걸었다. 교회는 영지주의와의 끊임없는 투쟁을 통해 정통 신앙을 고수하고 믿을 교리를 확정해 나갔다. 작가 미상 ‘땅에 떨어지는 시몬 마구스’, 1170년경, 양피지에 템페라, 독일 힐데스하임 사도 시대부터 교회를 가장 위협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영지주의(Gnosticism)’입니다. ‘지식’을 뜻하는 헬라어 ‘γνωσιs(그노시스)’에서 유래한 말로, 영지주의자들은 지혜를 통해 구원을 얻으려는 자들입니다. 이 영지주의가 사도 시대를 거쳐 2~3세기 교회 안에서 성행했으며 지금도 새 영성 운동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요... 2025. 7. 6. 34. 약명학교와 서당 일제의 탄압에도 물러서지 않고 지속적 국민 교육에 매진 ‘훈장님과 아이들’, 랜턴 슬라이드, 1911년 3월, 서울 약명학교,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 뮈텔 주교, 선교 베네딕도회 한국 파견 요청 성 베네딕토는 수도원을 ‘주님을 섬기는 학원’이라고 했다. 수도 생활의 목표가 하느님을 찾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 수도 생활만 이러하겠는가!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름지기 인생의 궁극 목표가 하느님을 찾는 것일 것이다. 하느님을 찾기 위해선 성경뿐 아니라 세상의 학문도 중요하다. 학문은 글을 바르게 이해하는 길을 제시하고, 세상 이치를 올바로 깨닫는 지성을 형성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 베네딕도회는 그리스도교 문화를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책’으로 상징되는 주님 말씀.. 2025. 6. 29. 32. 오스트리아 장크트 게오르겐베르크 수도원 오스트리아 성혈 기적 성지 장크트 게오르겐베르크 수도원 해발 900m 높이의 봉우리에 자리한 장크트 게오르겐베르크 수도원. 게오르겐베르크 협곡 40m 높이에 건축된 석조다리가 수도원으로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현재 수도자의 공간, 수도원 성당, 순례자의 숙소 및 피정의 집, 순례자 레스토랑을 갖추고 순례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카르벤델 산맥과 인 계곡이 만나는 슈탄스 마을 뒤 산봉우리에는 수도자와 순례자들의 삶이 교차하던 오랜 신앙의 장소가 있습니다. 장크트 게오르겐베르크 수도원으로 빌텐 수도원과 더불어 티롤 북부에서 가장 오래된 수도원입니다. 14세기 ‘성혈의 기적’이 일어난 곳으로 잘 알려졌지요. 장크트 게오르겐베르크 수도원으로 가는 순례길은 슈탄스 마을 끝에서 십자가의 길과 함께 시.. 2025. 6. 29. (33) 사도들의 업적과 신앙 유산들 눈부신 복음화 활동과 신앙의 초석 놓은 사도들이제 사도 시대 교회 역사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사도들은 “먼저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선포되어야 한다”(마르 13,10)는 주님 말씀에 따라 극히 짧은 시기에 그리스도의 복음이 로마 제국 전역을 넘어 인도까지 전해질 수 있도록 헌신했습니다. 요한 사도를 제외한 사도들 모두는 순교로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증거했습니다. 신약 성경에는 로마뿐 아니라 팔레스티나와 시리아·소아시아·마케도니아·크레타 지역 60여 개 도시가 등장합니다. 복음은 이곳뿐 아니라 지금의 프랑스와 스페인 지역인 갈리아와 에스파냐에까지 전해집니다. 갈리아 지방의 론 강 하류에 세워진 도시 마르세유는 일찍부터 소아시아와 긴밀한 무역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계 상인 출신 그리스도인들이.. 2025. 6. 29. 대전교구 합덕성당 하늘 향해 높이 뻗은 두 첨탑…내포교회 중심지로 100여 년 자리 지켜 본당 출신 사제·수도자 100명 넘어 한국교회 ‘성소의 못자리’라 불려 대전교구 합덕성당 전경. 이승환 기자 대전교구 합덕성당 전경. 이승환 기자 서해안고속도로 송악나들목을 나와 충남 내포(內浦)의 너른 평야를 달린다. 11년 전 프란치스코 교황의 솔뫼성지 방문 이후, 이곳 내포는 교황 방문 성지로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솔뫼와 신리, 여사울 등 천주교 성지를 알리는 입간판들이 교차로마다 세워져 있는 걸 봐도 짐작할 수 있다. 18세기 말 내포의 사도 이존창의 전교로 싹튼 ‘내포교회’는 한국 천주교의 중심지이자 신앙 못자리라 불린다. 초기 조선교회 어느 곳보다 많은 신자가 공동체를 이뤄 신앙생활을 했고 때문에 신해박해(1791.. 2025. 6. 24. 76. 그리스도교의 첫 순교자, 스테파노 부제 카를로 크리벨리 일본 문학의 거장 엔도 슈사쿠(1923~1996, 바오로)의 소설 「침묵」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로마 교황청에 한 가지 보고가 들어왔다. 포르투갈의 예수회에서 일본에 파견한 크리스토발 페레이라 신부가 나가사키(長崎)에서 ‘구멍 매달기’ 고문을 받고 배교(背敎)를 맹세했다는 것이다.” 페레이라 신부는 일본에서 33년 동안 체류한 일본 교회의 총책임자였다. 그의 제자인 세바스티앙 로드리고 신부는 큰 충격에 빠졌다. 그는 일본인 젊은이 기치지로를 만나 우여곡절 끝에 일본에 입국하게 된다. 로드리고는 신자들의 환영을 받고 사목활동을 이어가지만, 결국 나가사키로 쫓겨 가는 신세가 된다. 이후 로드리고 신부는 기치지로의 배신으로 관가에 붙잡히고, 수많은 신자가 고문을 당한 뒤 바다에 던져져 .. 2025. 6. 24. 75.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형을 받은 두 사람 한스 폰 튀빙엔 1896년 10월, 인천의 교도소에 다급한 전화 한 통이 걸려 온다. 발신자는 다름 아닌 고종 황제. 당시 그 교도소에서는 일본군에 살해된 명성황후의 원수를 갚기 위해 격투를 벌이다 일본인을 살해한 청년 김창수의 사형이 임박해 있었다. 죄수의 심문서를 보고받던 고종이 김창수의 ‘국모보수’(國母報讐: 국모의 원수를 갚다)라는 죄목을 발견하고, 교도소에 전화를 걸어 사형을 일단 멈추도록 명했다. 서울과 인천 사이에 전화가 설치된 것은 사형일로부터 불과 사흘 전으로, 역사엔 가정이 없지만 며칠 늦었으면 김창수는 사형을 당했을 것이다. 김창수는 젊을 시절 김구(金九, 1876~1949) 선생의 이름이다. 김구 선생은 가장 상징적인 독립운동가다. 1919년 중국 상하이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창설.. 2025. 6. 24. 33. 담배 신앙의 벗들과 교우촌 일구고 담배 농사 지으며 믿음살이 ‘담배를 피우는 베버 총아빠스와 선교사들’, 유리건판, 1925년 10월 내평,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 박해 피해 산으로 숨어든 신자들도 큰 고통 “가장 무서운 고문은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감옥에 하염없이 놔두는 것이다. 이 담장들에 나무판자로 된 가건물이 기대어 세워져 있는데, 빛과 공기가 작은 문을 통해서만 스며들어 온다. 이 감옥 안의 추위와 더위는 견디기 어렵다. 좁은 공간에 빽빽이 들어차 있어 순교자들은 눕지도 못하고 서 있어야 했다. 고문당하다 맞은 상처에서 나는 피와 고름이 거적 위로 흘러내렸다. 악취는 엄청나게 역겨웠고, 페스트 같은 질병들이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 갔다. 굶주림과 목.. 2025. 6. 24. 31. 오스트리아 존탁베르크 순례 성당 하늘과 맞닿은 기적의 산 오스트리아 존탁베르크 순례 성당 존탁베르크 순례 성당은 해발 704m에 위치해 트라운 계곡이나 엥스 계곡, 심지어 맑은 날에는 60km 떨어진 린츠에서도 실루엣을 뚜렷이 볼 수 있어서 ‘눈에 보이는 순례지’로 유명하다. 출처=셔터스톡 존탁베르크 순례 성당 전경.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와 성 미카엘 대천사에게 봉헌된 성당으로 1964년 성 바오로 6세 교황에 의해 준대성전으로 지정됐다. 현재 자이텐슈테텐 베네딕도회 수도원의 수도자들이 순례 및 본당 사목을 펼치고 있다 니더외스터라이히는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큰 연방주(聯邦州)로, 북쪽의 보헤미아 숲에서부터 도나우강 중류를 따라 남쪽 알프스 자락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그중 남서쪽 구릉 지대는 배와 사과로 만.. 2025. 6. 24. 이전 1 2 3 4 ··· 9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