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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죽게 해달라는 이들의 기도를 찬양으로 바꾸시는 하느님(토빗 3,16;3,11-15;13,1-14,1) 프란체스코 보티치니 , 1470년,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 소장20번 정도 기도를 언급하는 토빗기에 따르면 기도는 하느님 찬미와 찬양(4,19;12,6.7.17.20), 건강과 안전의 청원(5,17), 보살핌과 축복의 청원(7,11;9,6), 후손의 기원(10,11), 부모 공경의 청원(10,13), 자비와 평화의 기원(7,11), 하느님 찬양의 권고(12,6), 조신함과 성공의 청원(4,19), 자비와 구원의 청원(8,4) 등 다양한 내용을 담을 수 있습니다. 나아가 토빗기는 죽고 싶다는 이의 기도도 들려줍니다. 토빗은 고지식하다고 싶을 정도로 외곬으로 신앙생활을 합니다. 이미 고향에 살 때도 집안 사람들과 달리 예루살렘에 올라가 예물을 드렸고, 이방인들 사이에 포로로 살면서도 까다로운 음식 규.. 2024. 10. 13.
41. 에돔의 멸망을 전한 예언자 오바디야 1943년 이전에는 구약성경이 가톨릭 신학생들도 읽지 못하는 금서(禁書)였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후에 가톨릭교회는 구약성경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신자들을 구약성경에 접근시키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전례 개혁 이전에는 주일 미사 때 구약성경의 독서가 없었으나 지금은 제1독서에서 구약성경을 꼭 읽게 되어 있다. 이단 교회는 성경을 자기 멋대로 해석하여 생겨난다. 특히 구약 부분은 인간적인 부분이 많이 강조되어 있어 아예 전문가들 이외에는 접근을 금지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개신교는 오직 성서, 오직 하느님, 오직 믿음이라는 주장을 견지했다. 그래서 가톨릭교회는 개신교의 사상이나 성향을 극단적으로 거슬러 행동하려고 했던 것이라는 설도 있다. 따라서 가톨릭교회 안에서는 구약성경를 읽는.. 2024. 10. 13.
1. 연재를 시작하며 독일 상트 오틸리엔 연합회 선교사가 본 100년 전 조선의 모습 노르베르트 베버 총아빠스는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해 일제에 의해 강제로 소멸되고 있는 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화를 글과 그림·사진과 영상으로 담아 유럽에 소개했다.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선교 박물관에 비치된 베버 총아빠스 사진. 창틀 앞에 놓인 그의 사진이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선교 문화적 시선을 묵시적으로 드러내는 듯하다 독일 선교사의 시선으로 바라본 조선 한자어 ‘사진(寫眞)’을 우리말 그대로 옮기면 ‘진실된 것을 베끼다’라는 뜻이다. 곧 인물이나 사물의 형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다는 풀이다. 영어로는 ‘Photography’라고 한다. 이는 헬라어 ‘φωτοs(포토스, 빛)’와 ‘ζραφη(그라페, 그림)’의 합성어로 우리말.. 2024. 10. 13.
[그때 그 순간 40선] 39. 한국전쟁과 교회의 구호활동·재건 전쟁의 상흔 딛고 한국 교계제도 설정… 1962년 독립된 교구 탄생 메러디스 빅토리호 교황사절 번 주교 ‘죽음의 행진’에 끌려가 남한에서 대한민국 정부(1948년 8월 15일)가 수립되자, 북한에서는 북한정권(1948년 9월 9일)이 수립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비슷한 시기에 독일도 서독과 동독으로 갈라져 정권이 수립됐다. 해방 후 남한에서는 교회가 교육·출판·빈민 구제 등 분야별로 새롭게 발전시키기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던 반면, 북한에서는 성 베네딕도회 덕원 수도원 탄압을 시작으로 이른바 ‘침묵의 교회’를 향해 가고 있었다. 노기남 주교와 라리보 주교는 성년(聖年)을 맞이해 처음으로 로마 교황청을 향해 사도좌 방문(Ad Limina)을 떠났다. 그 사이에 6·25전쟁이 발발했다. 1950년 .. 2024. 10. 13.
(92) 베드로의 둘째 서간 거짓 교사와 불경자 경계하고 거룩한 사람이 돼라 베드로의 둘째 서간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거짓 교사와 불경한 자들을 경고하고 거룩한 사람이 되라는 부르심을 받은 대로 주님의 재림 날까지 흠 없이 깨끗하게 살라고 권고하고 있다. 엘 그레코, ‘베드로 사도의 눈물’, 1580, 톨레도 대성당, 스페인 베드로의 둘째 서간(이하 베드로 2서)의 가장 중요한 자료는 ‘유다 서간’(이하 유다서)입니다. 특히 2장 1절에서 3장 3절까지의 내용은 유다서를 중점적으로 이용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베드로 2서는 원본문인 유다서에 매여 있지 않고 내용상 독자적인 강조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예로 베드로 2서는 주님의 재림이 지체되는 것과 관련해 제기되는 이의를 부각하지만, 유다서에서는 이 문제 자체가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2024. 10. 13.
(12) 다니엘의 참회 기도(다니 9,2-23) 죽음 위협 앞에서도 기도한 다니엘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 뜻 믿으며 본인의 나라로 돌아갈 희망 간직 에드워드 포인터 (일부) 다니엘서는 구약성경에서 가장 전형적인 참회 기도를 전해줍니다.(참조: 느헤 1,4-11;9,4-37; 에스 4,17⑬-㉚) 다니엘은 성경을 읽으면서 기도를 시작합니다. 그는 예레미야 예언자에게 내린 주님의 말씀 속에 있는, 예루살렘이 폐허가 된 채 채워야 하는 햇수를 곰곰이 생각합니다.(예레 25,11-12) 기도에 앞서 그는 단식하고 자루 옷을 두르고 재를 쓰고 준비한 후, 진지하게 기도와 간청으로 탄원합니다.(9,3) 그의 기도는 먼저 이스라엘 백성의 죄와 배신을 길게 고백하고 (9,5-11.13-14) 하느님의 용서를 반복해서 청합니다.(9,9.16) 그런 다음 ‘이제’(9,.. 2024. 10. 6.
40. 다윗에게 직언한 예언자 나단 자고로 권력자는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독재자들이 국민을 돌보는 갖은 연출을 하는 것은 민심을 얻기 위해서이다. 마음을 얻는 것은 비단 정치뿐 아니라 직장이나 사회, 가정 등 모든 인간관계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옛날의 왕이 가진 권력은 절대적이라 왕에게 직언하는 것은 목숨을 담보로 해야 한다. 실제로 권력자에게 직언을 했다가 낭패를 보는 것은 예전의 일만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은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나이가 들수록 직언을 피하고 듣기 좋은 말만 들으려고 하고 고집이 세지는 경향을 자주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나이가 들면서 고집이 세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 중 하나이고 뇌의 신경세포와 접촉하여 정보가 오고 가는 부분이 줄어들어 뇌가 굳어지기 때문이라 한다. 이런 경우 새롭게 생각하지.. 2024. 10. 6.
(33·끝) 마가자에서 선종하다 1835년 10월 20일, 조선 선교 꿈 이루지 못한 채 마가자에서 선종 '하느님의 종'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 주교 10월 7일 조선 국경 향해 서만자 출발 한 달만 걸으면 우리는 요동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요동 지방은 기온이 좀더 온화하지만, 주민들은 우리에게 거의 호감을 느끼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그 어떤 교우도 우리에게 임시 거처를 제공하려 하지 않으리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돈을 낸다고 하더라도 말이지요. 그들은 유럽인들을 끔찍이도 두려워합니다. 우리가 그들의 고집을 꺾을 수 없다면 좋건 싫건 외교인의 집에 거처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음력 11월 초에 우리는 장이 서는 국경지대 맨 끝 만주 봉황성 변문까지 갈 것입니다. 그러면 불가피하게도 수천 명의 외교인 가운데 외로이 있게 될 것입니다. .. 2024. 10. 6.
[그때 그 순간 40선] 38. 해방시기 한국 천주교회 성모 승천 대축일에 해방 맞아… 교황청, 가장 먼저 독립 승인 「가톨릭청년」 5권7호(1947년 10월 1일 간행)에 실린 한국에 도착해 환영받는 초대 주한 교황사절 ‘하느님의 종’ 패트릭 번 주교.(왼쪽에서 세 번째) 재단법인 현담문고 제공 서울대목구장 노기남 주교 ‘고유서’ 발표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연합국에 항복하면서 해방을 맞이하였다. 그날은 성모 몽소 승천 첨례일(성모 승천 대축일)이었다. 믿을 교리로 반포된 것은 1950년이지만 교회는 벌써 6세기에 ‘성모님의 잠드심(Dormitio)’이라는 이름으로 성모 승천을 기념하고 있었다. 국가가 해방을 맞이하듯이 우리 교회도 해방을 맞이했다. 금지된 성가를 소리 높여 부를 수 있었고, 한국어로 자유롭게 기도할 수 있게 되었다. 성당의 종(鍾).. 2024. 10. 6.
(91) 베드로의 첫째 서간 주님께 희망 두고 형제적 사랑 실천 당부 베드로의 첫째 서간은 세상 안에서 여러 박해를 겪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구원자이신 주님께 희망을 걸고 형제적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루벤스, 성 베드로 사도, 1610~1612, 프라도 미술관, 마드리드, 스페인 베드로의 첫째 서간(이하 베드로 1서)은 소아시아에 있는 로마의 5개 속주, 곧 북부 흑해 변의 폰토스·중부 지방의 갈라티아·동부의 카파도키아·서부의 아시아·북부 폰토스의 서쪽 지방 비티니아에 흩어져 나그네 살이를 하는 ‘선택된 이들’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흩어져’라는 말은 헬라어로 ‘διασποραs(디아스포라)’라 하는데 이 단어는 ‘팔레스티나 땅 밖에 사는 유다인’을 가리킵니다. 이처럼 베드로 1서는 얼른 보면 디아스포라 유다계 .. 2024. 10. 6.
한국 주교단, 로마 성 바오로 대성당에서 미사 봉헌 주교회의 부의장 김종수 주교 주례로 봉헌된 로마 성 바오로 대성당 미사에서 한국 주교단이 강복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사도좌 정기방문(앗리미나)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한국 주교단은 9월 19일 오후 로마 성 바오로 대성당을 찾아 미사를 봉헌하고 바오로 사도 묘소를 참배했다. 주교회의 부의장 김종수(아우구스티노) 주교 주례, 한국 주교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된 이날 미사에는 로마에 거주하는 사제들과 수도자, 한인 신자 70여명이 참석했다. 김종수 주교는 강론을 통해 “초대교회 당시 이방세계 선교를 위해 수많은 고통을 겪고 복음을 위해 순교하신 위대한 사도 바오로를 기억하며 세례를 받은 우리 모두, 특히 사제들은 더욱더 세상에 파견된 선교사라는 것을 느낀다”며 “주님께서 사도 바오로에게 부어 주셨던 영을 우리 .. 2024. 9. 29.
39. 겸손하고 인성이 좋은 아람 장군, 나아만 피테르 데 그레버 오늘날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성이 좋아야 한다. 6·25전쟁 중공군 공세 때 미8군 사령관으로 부임한 밴 플리트 장군은 아주 특별하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의 명장 패튼 사령관이 최고로 칭찬한 지휘관이었다. 밴 플리트 장군은 장기적인 국군의 발전을 위해 우수한 장교 인력 양성이 급선무라고 생각했다. 그는 사재를 털고 주변의 돈을 모아 4년제 육군사관학교를 개교했다. 유명한 일화는 6·25전쟁 중 그의 아들, 밴 플리트 주니어 공군 대위가 북한 순천지역에서 폭격 임무를 수행하던 중 실종된 사건이었다. 이틀에 걸친 수색이 효과가 없자 불필요한 희생을 걱정해 직접 수색을 중지시킬 정도로 공과 사가 엄격했다. 그는 전쟁 후 교류가 없던 다른 미군 장군들과 달리 한국의 발전.. 2024.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