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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실]/실내악 100선

실내악 100선 [73] 슈베르트 / 피아노 3중주 2번 내림마장조

by 세포네 2012.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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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ano Trio No.2 in E flat major, D.929
                         베르트 / 피아노 3중주 2번 내림마장조
                         Franz Schubert (1797-1828)
 

 

이 곡이 완성된 것은 1827년 11월이며 슈베르트는 이 해에 저 유명한 가곡집 <겨울 나그네>를 썼고 이듬해인 1828년(죽음의 해)에는 <백조의 노래>를 썼다 이 만년의 시기에 이르러 슈베르트는 꼭 자기가 쓰고 싶은 곡만을 썼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이 피아노3중주곡은 마음속 저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쳐 오르는 정열이 대담한 노래가 되어 흘러 넘치고 있다 이 작품은 1828년 3월 26일 슈베르트 자신의 연주로 초연 되었으며 대단한 호평을 얻었다 그는 이 작품에 매우 자신감이 있었던 모양으로 적극적으로 출판 교섭에 나서 이윽고 라이프치히의 프로프스트에서 출판하게 되었다 그의 작품이 국외에서 출판되기는 이것이 처음이었다 출판 때 마지막 악장이 너무 길다고 여겨져서 수정 개고했다.
슈베르트가 제일 처음 작곡한 실내악 작품은 슈베르트가 '소나타'라고 이름을 붙인, 1악장으로 된 피아노,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B플랫 장조(D.28)였다. 슈베르트가 쓴 사본에 의하면 이 곡은 1812년 8월 27일과 28일 사이에 작곡된 것으로 돼 있다. 그런데 슈베르트는 그의 짧은 인생의 마지막 해에 가서야 위와 같은 악기의 구성으로 된 작품을 쓰는데 피아노 트리오 B플랫 장조(D.898), E플랫 장조(D.929) 와 출판될 때 야상곡(Notturno)라는 제목이 붙여진 또 하나의 1악장짜리 작품 E 플랫 장조가 에에 해당한다.
E플랫 장조 트리오의 초연은 1827년 11월 26일 비엔나의 Musikverein 에서 이루어졌고, 이때의 연주자들은 피아노에 칼 마리아 폰 보클레(Carl Maria von Bocklet), 바이올린에 이그나츠 슈팬지히(Ignaz Schuppanzigh), 첼로에 요제프 링케(Joseph Linke)였다. 슈베르트는 이들 연주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연주한 것에 매우 흡족해 했다. 칼 마리아 폰 보클레는 프라하에서 태어나 피아노와 바이올린 모두를 공부했다. 그는 슈베르트 음악에 흠뻑 빠져든 열열한 광신도였다. 그의 슈베르트 음악에 대한 헌신에 감동받아 슈베르트는 D장조 피아노 소나타(D.850)를 그에게 헌정했다. 이그나츠 슈팬지히아 요제프 링케는, 베토벤의 열성적인 후원자인 라주모프스키(Razumovsky) 백작이 설립한 현악 4중주단의 창단 멤버였다. 그들은 슈베르트와 함께 횃불을 드는 역활로 베토벤의 장례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I. Allegro
II. Andante con moto
III. Scherzando (Allegro moderato)
IV. Allegro moderato

La Pianiste, ost
질투와 도발의 이중주
세상에서 가장 완벽하게 널, 연주하고 싶다!
작품소개
1 : Andante(느리게)
클래식, 사랑 그리고 완벽한 아름다움





아름다운 제자를 사랑한 그녀, 피아니스트의 슬픈 러브 소나타
빈 음악학교의 한 피아노 레슨실. 마흔 살 독신녀인 피아노교수 에리카와 그녀의 제자, 클레메는 슈베르트를 연주하고 있다. 탄력과 윤기를 잃은 에리카의 목을 보며 문득 클레메가 말한다. 낯설고 두려운 고백.
"선생님 목에... 키스해도 되요?"
세계에서 가장 사랑 받는 피아니스트와 그녀의 젊은 제자의 사랑, 영화 <피아니스트>는 어쩌면 용서받지 못할 파격적인 사랑을 슈베르트 소나타 형식을 빌려 완성한 한편의 슬픈 러브스토리이다. 마흔 살, 불혹을 넘어 이제는 쓸쓸한 황혼을 바라볼 나이의 독신녀 에리카. 슈베르트와 슈만을 전공한 그녀는 차갑고 도도한 피아니스트. 음표하나, 페달의 강약하나 틀리지 않는 완벽한 연주를 고집하는 그녀에게 이제까지 사랑은 없었다. 피아노 연주와 자신의 엄마만이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통로인 그녀에게 다른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그런 그녀가 사랑에 빠졌다! 강렬한 턱 선과 눈부신 금발,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하는 싱그러운 미소. 그러나 처음엔 그는 너무 어린 학생일 뿐이다. 하지만 악보를 무시하고 규칙적인 메트로놈의 박자가 아닌 살아있는 듯 기묘하고 급격한 슈베르트를 연주하는 클레메.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했던 그의 새로운 해석에 그녀의 눈빛이 흔들린다. 피아노든, 사랑이든 자신만의 완벽한 통제를 요구해오던 그녀는 부정하려하지만 어쩔 수 없이 흐르는 눈물을 감출 길이 없다. 어린 제자를 향한 질투의 눈물을.
<닥터 지바고>의 '라라의 테마'처럼, 영화 속 음악은 사랑에 빠진 이들의 첫 만남의 설레임, 눈물 흘리고 싶은 그 순간의 감정을 대변한다. 영화 <피아니스트>는 이 완벽하고 우아한 피아니스트와 천재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제자와의 치명적 사랑을 슈베르트의 소나타 선율에 운명처럼 맡긴다. 그리고 이들의 사랑은 슈베르트의 소나타처럼 흘러간다. 느린 안단테 선율로 시작된 이들의 사랑은 점차 알레그로로 전진하며 이는 그저 '좀더 빠르게'가 아닌 전복적 변주의 모티브가 된다. 영화 <피아니스트>는 아름답기만한 피아니스트와 제자의 불륜스런 사랑이 아닌, 당혹스럽고 충격적인 러브 소나타로 변모한다.
영화가 시작된 후 30분, 관객은 전혀 다른 모습의 <피아니스트>를 목격하게 된다.

2 : Allegro(빠르게)  SM & 섹스




쓸쓸하고 잔혹한 오르가즘 "날 부드럽게 대하지마!"
그처럼 냉철하며 고귀해 보이는 피아니스트의 아름다운 사랑은, 이제 세상에서 가장 악명 높은 작가와 그에 맞먹는 불친절한 감독, 그리고 가장 냉정한 표정을 가진 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만들어낸 한 완벽한 피아니스트의 충격적인 사생활에 대한 몰래 카메라처럼 변모해 간다.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학교 화장실 장면이다. 그들이 첫 관계를 맺는 장면. 당장이라도 사정할 것 같은 클레머에게 에리카는 그저 수음만 허용한다.
"네 꺼 보지 말고, 내 얼굴 봐".
얼굴 붉힘 하나 없는 그녀는 마치 피아노 레슨을 하듯 냉정해서 그저 그를 통제한다는 자체가 중요한 것처럼 보인다. 사실 그 동안 그녀의 외롭고 도착적인 '수업'은 계속되어왔다. 그녀는 중년의 나이에 여전히 엄마와 같은 침대를 쓰며 사소한 일로 머리채를 잡고 싸운다. 서로 의심하고 따귀를 때리고, 또 바로 사과하고 부둥켜 우는 그들은 관객에게 경악과 함께 한 편의 코미디를 선사한다. 하지만 이런 그들의 사도 마조히즘적인 관계는 에리카가 왜 정상적이지 못한 성욕을 표출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피아노 레슨을 끝낸 후, 마치 남들이 체육관이나 극장에 가듯, 홀로 섹스샵에 들러 다른 남자가 사정을 하고 버린 휴지의 냄새를 들이키고, 자동차 극장의 젊은 연인들의 정사를 지켜보던 에리카, 결국 자신의 성기에 면도날을 대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녀의 절대적인 변태성욕을 나타내는 행위는 오히려 슬픈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밖으로는 우아하고 완벽하기 그지없는 피아니스트의, 외롭고 쓸쓸한 오르가즘 의식은 그녀의 얼음 같은 표정 때문에 더 보기 안쓰럽고 또한 잔혹하다.
<피아니스트>는 그런 충격적인 성묘사와 에리카란 인간 그 자체, 본성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공존하며 충돌한다.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 어린아이처럼, 제대로 사랑조차 할 줄 모르는 중년의 피아니스트. 피아노만은 완벽히 컨트롤 할 수 있지만, 자신의 욕망은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며, 피아노를 가르치듯 사랑이 지배와 복종의 관계 속에서 완전하다고 믿는 불구의 인간. 그 모든 것이 에리카란 캐릭터 속에 녹아있다. 여기서 감독 미하엘 하네케의 특유의 괴팍함이 빛을 발한다. 그러나 여기엔 그의 잔혹한 반전의 트랩이 또 하나 숨겨져 있다. 에리카와 클레메, 완벽한 두 사람의 불완전한 사랑 속에서 예상을 뒤엎는 반전적 내러티브가 바로 그것이다.
이제... 그녀의 수업은 끝났고, 모든 관계의 전복이 시작된다.

3 : Scherzo(변주)  전복 & 반전



반전의 치정극, 끝끝내 관객을 패배하게 만들다
영화 <피아니스트>는 분명 멜로영화다. 그러나 멜로라는 장르가 두 남녀의 사랑을 일정한 도식을 따라가는 평면구조라면, 하네케 감독은 이 말랑한 사랑이란 재료를 전복적으로 요리한다. 하네케 감독의 인장이 찍힌 멜로 <피아니스트>는 엇박자처럼 순간 순간 변하는 주인공들, 그들 관계의 현란한 변주가 충돌하고 공존하며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기묘한 사랑을 만들어낸다.
<피아니스트>는 스펙트럼의 양극단에 위치한 요소들을 충돌시킨다. 클래식을 전공한 피아니스트라는, 에리카의 우아한 외피속에 숨겨진 날것 그대로의 욕구는 그녀 안에 공존하는 마리아와 창녀처럼 충격적이고 충돌적이다. 안단테의 느린 선율로 시작된 이들의 사랑이 급격한 알레그로로 변화하는 것은 에리카의 도착적인 성욕이 엇박자처럼 드러나면서이다. 언제나 그녀에게 리드 당하는, 마냥 순진하기만한 어린 제자 클레메 역시 그 싱그러운 미소 속에 감추어진 마초적 본성을 드러낸다. 한 캐릭터 안에 공존하는 지킬박사와 하이드처럼 극단적인 이들의 양면성은 이들 관계의 변칙적이고 반전적인 진행을 초래한다.
"날 사랑한다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에리카는 사랑이라는 관계의 게임에 지배와 복종이라는 자신만의 룰을 제시한다. 그러나 '날 강간해줘'라는 그녀의 모순된 명령이 현실로 행해지는 순간, 그녀는 자신의 룰 안에서 그만 패배하고 마는 모순된 상황에 부딪친다. 권력을 가진 자의 한없는 비참함. 명령을 수행한 자의 우월적 힘. 관계의 룰을 깨지 않고서도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가 전복되는 이 모순적 상황은 두 남녀사이의 밀고 당기는 사랑 게임, 그 이상을 넘어서는 변칙적 변주이다.
그러나 하네케 감독은 끝까지 관객을 놓아주지 않는다. 에리카를 강간하고 폭행하는 클레메를 보며 관계의 전복이라는 모순감을 맛봤던 관객은, 영화의 마지막,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그 싱그러운 미소를 에리카에게 보내는 클레메를 보는 순간, 과연 이 관계가 전복된 것이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고급음악과 전복적 관점, 충격적 성묘사가 공존하며 충돌하는 영화. 스토리의 끊임없는 전복, 예상을 뒤엎은 인물과 반전적 진행, 끝끝내 관객을 패배케 만드는 이야기의 구조. 관객은 찬사를 보내거나, 침묵하거나 또는 비참한 패배감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열린 결말에 깐느는 그랑프리라는 경의를 표했다.

4 : Open Ended(열린 결말)  깐느 & 논쟁





깐느 반세기의 룰을 바꾸다!
2001년 5월 붉은 카펫위로 쏟아지는 카메라 세례로 빛나던 깐느는 단 한편의 영화로 술렁이고 있었다. 오스트리아의 악명 높은 좌파 페미니스트 작가 엘프리데 옐리네크의 소설이 원작이자, 그녀보다 더 가혹하기로 유명한 감독 미하엘 하네케에 의해 스크린으로 옮겨진 영화 <피아니스트>가 바로 그 혼란의 중심에 있었다.
영화 <퍼니 게임>으로 전세계를 경악케 했던 미하엘 하네케 감독은 영화 <피아니스트>를 통해 그만의 독특한 전복의 내러티브를 다시 한번 세상에 선 보였다. 또한 프랑스의 대배우 이자벨 위페르는 그 어느 배우도 함부로 연기할 수 없는 피아니스트 에리카를, 마치 이자벨 그녀가 에리카였던 것처럼 완벽하게 연기해냈다. 최고의 원작에 더해진 신들린 연기와 완벽한 연출, 영화 <피아니스트>는 완벽한 원작을 뛰어넘지 못한 수많은 영화들과는 달리 원작의 완성도를 뛰어넘어 또 다른 완벽한 작품으로 새로이 태어난 것이다. 영화를 본 깐느의 관객들은 끝내 영화가 끝난 후에도 자리에서 제대로 일어날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고요한 침묵 속에서 어느 누군가가 박수를 치기 시작하고서야 정신을 차린 관객들은 이 놀라운 영화에 대해<

 끊임없는 박수로 경의를 표했다. 54년 깐느 역사상 단 한번도 없었던 유일무이한 충격이었다. 50여 년 동안의 자국영화에 대한 편애와 최근에는 헐리우드 상업주의에 굴복했다는 오명을 쓰고 있던 깐느는 <피아니스트>의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주요 6개 부분 중 남·여주연상 그리고 그랑프리, 총 세 부문의 트로피를 영화 <피아니스트>의 앞에 얌전히 내려놓았다. 결국 영화 <피아니스트>에 대한 깐느의 편애는 다른 수많은 영화들의 비난 끝에 55회부터는 "한 영화가 남·여주연상을 독식할 수 없다."는 조항을 새로이 추가하는 것으로 일단락 지어졌다
깐느를 강타한 이 매력적인 충격은 순식간에 전 세계에 알려졌고, 한동안 영화 <피아니스트>를 핫 이슈 선상에서 내려놓을 수 없게 했다. 결국 유럽영화제는 이자벨 위페르의 경이로운 연기에 또 한번 여우주연상을 수여했고, 다음해 3월 세자르는 깐느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애니 지라도에게 최우수 여우조연상을 수여함으로 영화 <피아니스트>를 향한 열렬한 사랑을 표현했다. 그리고 곧 독일 영화제, 시애틀 영화제 등 전 세계를 그 매력적인 도발과 충격적인 질투로 사로잡아버렸다.
2002년 11월, 이제 극동아시아의 한국에 도착한 영화 <피아니스트>는 여전히 그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설 것이다. 그리고 영화 <피아니스트>를 마주한 모든 사람들은 그 어느 영화로도 회복되지 않는 충격에서 빠져 나올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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