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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 소식들

제7차 세계가정대회 폐막

by 세포네 2012. 6. 10.

“가정, 사회·신앙생활과 조화로운 균형 이뤄야”
차기 대회는 2015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가정, 사회적 덕목 배우는 학교
인격 존중·감사·협력 가르쳐
남·여 결합과 자녀 탄생은 삼위일체 하느님 모상과 닮아

 

▲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6월 2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제7차 세계가정대회 폐막 전날 행사에서
참석 가정을 환영하고 있다. 왼쪽은 밀라노 대교구장 안젤로 스콜라 추기경과 교황청 가정평의회
의장 엔니오 안토넬리 추기경이다.

 

 

【외신종합】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가정의 의미와 소중함을 되새기는 제7차 세계가정대회 폐막미사를 3일 이탈리아 밀라노 브레소(Bresso)의 야외 행사장에서 거행하고, 가정과 노동, 축제는 ‘인간의 얼굴을 간직한 사회 건설’을 위한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100만 명에 육박하는 참가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5월 30일부터 닷새 동안 이어진 가정대회를 마무리하는 미사를 거행하면서, “가정과 노동, 축제는 인간 삶의 세 가지 차원”으로서 “이 대회의 목적은 노동과 휴일에 대한 가정의 요구를 잘 조화시키는 방법을 제시하려는 것으로, 조화로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말해 가정과 사회생활, 그리고 신앙생활의 유기적인 조화를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역대 대회들과 마찬가지로 5일 간의 일정으로 진행, 폐막 전날 저녁의 ‘증인들의 축제’와 교황 집전 장엄 미사로 절정을 이뤘고, 이에 앞서 공동 기도, 신학적·사목적 성찰, 방문 가정들과 현지 가정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형제애와 나눔의 시간, 언론 보도와 중계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진행됐다.

교황은 폐막미사 강론에서 가정의 정체성과 관련,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류의 첫 가정이 성삼위의 신비 안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듯이 교회 공동체 건설의 과제 역시 삼위일체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반영하며, 교회가 삼위 안에 하나이신 하느님의 모상을 간직하듯, 인간 가정은 남성과 여성의 결합과 그 자녀들의 탄생을 통해 삼위일체의 하느님 모상을 간직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가정과 사회와의 관련성을 언급하면서, 가정 생활은 인격에 대한 존중, 감사의 마음, 신뢰, 책임감, 유대와 협력 등의 사회적 덕목들을 배우는 최초의, 그리고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학교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교황은 인간이 휴식과 축제의 거행으로 불리웠음을 지적하면서,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축제의 날은 주일, 주님의 날, 매주 맞는 부활의 날”이라고 설명하고 “우리는 말씀과 성찬례의 식탁 주위에 주님과 함께 모여 그분을 먹고 그분의 사랑 안에 들어가며, 그 사랑과 함께 살아간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폐막미사를 마치면서 2015년 제8차 세계가정대회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선포했다. 교황청 가정평의회가 주최하는 세계가정대회는 매 3년마다 열리는 대규모 종교 행사로, 4년마다 열리는 세계성체대회와 함께 전세계 가톨릭 신자들이 모이는 가장 큰 국제 행사 중 하나이다.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2009년 제6차 대회에는 교황이 직접 참석하지 않고 위성을 통해 영상 메시지를 전달했다.

첫 세계가정대회는 지난 1994년 로마에서 열린 이후 매 3년마다 각국을 돌며 개최됐는데, 지금까지 리우 데 자네이루(1997), 로마(2000), 필리핀 마닐라(2003), 스페인 발렌시아(2006) 등에서 열렸다.

 

제7차 세계가정대회 이모저모

가정이 지닌 그리스도교적 가치 적극 드러내

 

◎… 차기 개최지는 미국 필라델피아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가정대회 폐막식에서 2015년 제8차 대회 개최지로 미국 필라델피아를 선언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위대한 도시 필라델피아의 대교구장 찰스 차풋 대주교와 교구민들에게 따뜻한 환영의 인사를 전한다”며 “전 세계에서 참석할 많은 가정들과 필라델피아에서 다시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차풋 대주교는 교황의 차기 개최지 발표에 이어 제대 앞에서 교황을 포옹하고 잠시 환담을 나눴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기꺼이 차기 대회 주최를 결정해준 교구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덴버대교구장을 지낸 차풋 대주교는 지난해 9월 필라델피아대교구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교황의 발표 직후 “필라델피아가 차기 대회를 주최하며 복음을 선포하고 우리 가정과 혼인의 은총을 기념하게 된 것을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 사랑의 선물 널리 확산할 것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일 밀라노대성당에서 가진 가족들과의 만남에서 전 세계에서 모인 1만여 명의 대표 가정들에게 그들이 간직한 그리스도교적 가치를 적극 드러내고 평화와 기쁨, 연대의 정신을 삶을 통해 증거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사람이 단지 자기 자신 안에 머물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처음으로 경험하는 것은 바로 가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교황은 이어 어려움 속에 있는 모든 사람들, 소외된 이들과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 환자와 죄수들, 홈리스와 인간의 존엄성을 잃고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를 마음속에 품고 있다며, 지속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교회가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것을 당부했다.

◎… 풍성한 가정생활의 체험 나눔

교황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폐막 전야 행사와 축제에서는 특히 전 세계 각국의 대표 가정들 1만여 명을 포함해 35만여 명이 참석해 가정생활에 대한 자신들의 경험을 증언하고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브레소의 넓은 광장에서 열린 이 축제마당에서 성공회 사제였다가 가톨릭으로 개종한 한 사제가 기혼 사제로서의 자신의 체험을 발표했다.

이슬람 가정에서 태어난 시에라리온 출신 선교사는 끝까지 자신의 개종을 반대했던 아버지가 끝내는 임종 순간에 자신을 축복했던 체험을 전했다. 이날 축제에서는 또 4명의 친 자녀를 둔 이탈리아인 가정이 또 다른 4명의 아이를 입양해 키웠던 체험을 나누기도 했다.

◎… 교황의 가정생활 체험기

일반 가정들의 체험 나눔과 함께 교황 베네딕토 16세도 자신의 어린 시절 가정생활 체험을 나눴다. 교황은 특히 축제, 주일미사와 관련된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함께 나눴다. 교황은 자신의 형과 함께 보낸 시간들은 물론이고, 전쟁 기간에조차 가족들간의 사랑은 항상 자신에게 ‘단순한 기쁨’의 시간들을 선사했고, “천국에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은 곧 이러한 어린 시절의 순박한 기쁨과 같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 이혼 가정의 고통 함께 나눈다

교황은 참석 가정들과의 질의 응답에서 “특히 이혼을 경험한 가정의 고통에 대해 교회는 지극히 공감하고 이들의 삶과 신앙에 대해 지혜로운 길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그러한 고통은 오늘날 가정들이 많이 겪고 있는 고통들”이라며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면서 “사랑에 빠지는 첫 순간들에 자신들의 결정이 지닌 그 깊이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교황은 본당과 신앙 공동체가 이들 이혼한 가정의 구성원들이 서로 진심으로 사랑받았음을 증언하고 이혼한 부부들이 사제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교회와 신자들은 여러분 이혼한 부부의 고통을 깊이 공감하며, 여러분을 돕기 위해서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며 “모든 이들이 기도와 생활 속에서 두 사람 모두를 돕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제7차 세계가정대회 폐막 전야
행사를 이끌고 있다.

 

▲ 2일 참가자들과의 만남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풍선에 둘러싸인 채
한 가정을 축복하고 있다.

 

▲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교황 베네딕토 16세.

 

▲ 1일 이탈리아 밀라노대성당에서 진행된 세계가정대회 참가자들과
교황 베네딕토 16세와의 만남.

 

▲ 한 가정이 3일 밀라노에서 열린 옥외미사 중 교황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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