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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 소식들

제50차 세계성체대회 이모저모·화보

by 세포네 2012. 6. 24.

◎… 차기 대회 개최지는 필리핀

【외신종합】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영상 메시지가 상영되면서 대회장은 뜨거운 환호와 갈채로 뒤덮였다.

교황의 담화가 마무리되면서, 차기 대회 개최지가 필리핀 세부라고 선언되자 순례자들은 큰 환호로 환영의 뜻을 전했다. 2016년 열리는 제51차 세계 성체대회의 개최지 교구를 환영하는 순례자들은 국기를 흔들며 기쁨의 환호를 보냈다.

교황은 “필리핀 국민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보내며, 이 위대한 교회의 모임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기도 안에서 항상 여러분과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이 대회의 준비는 영적인 쇄신의 기회를 필리핀 국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마련해줄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 노래·음악 통한 복음 선포

이번 성체대회에서 눈에 띈 것 중의 하나가 음악을 통한 그리스도와의 만남이었다. 특히 젊은이들이 음악을 통해 그리스도와 만날 수 있도록 노력했던 ‘일레이션(Elation Ministries)’은 대회 기간 동안 화제가 됐다. 이 모임의 임무는 음악과 노래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복음을 선포하는 것. 이들은 대회 기간 내내 행사장 이곳저곳에서 음악 경배 봉사를 했고, 특히 화해의 저녁 행사에서 자신들의 음악과 노래를 선보여 환호를 받았다.

◎… 카파르나움 전시회 화제

대회 기간 동안 행사장 한 곳에 마련됐던 카파르나움 전시장은 수천 명 순례자들의 눈길을 끌며 화제가 됐다.

성체대회 행사장의 많은 홀 중 하나로 들어가기 위해서 참가자들은 거대한 라인을 형성하면서 매우 독특한 순례에 참여하게 된다. ‘사도들의 눈을 통해서, 현존에 압도된 삶’이라는 제목의 삼차원 전시회는 성경에 따라 예수가 공생활을 보낸 카파르나움의 여정을 지나가게 된다.

주최 측은 이 전시회를 통해 신자들이 카파르나움 마을의 재형성 과정을 보게 되며, 특히 예수와 사도들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발견하게 된다고 말했다.

◎… 순례자들의 말말말

마크 아코바. 필리핀 출신의 학생인 그는 이번 대회에 대해 “놀라운 경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신앙에 대해 새롭게 눈뜬 경험을 이야기한 한 필리핀인 댄서의 증언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국 브루클린교구에서 참가한 71명의 순례자들을 이끌었던 브라이언 다우드 신부. 그는 더블린에 도착하기 전 갤러웨이, 블레니, 녹의 마리아 성당 등 아일랜드의 여러 지역을 다녀왔다고 했다. 그와 일행들은 필리핀 마닐라대교구장 안토니오 태글 대주교의 강론을 듣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고.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참가한 두 명의 사제, 스로보긴 신부와 유진 신부는 모두 이번 성체대회에서 영적인 체험, 인간적인 전망을 뛰어넘는 공동체의 모습을 보았다고 자신들의 체험을 말했다. 두 신부는 모두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을 넘어서는, 보다 깊고 보다 영성적인 어떤 것들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쌍둥이 자매인 젬마와 트리오나는 대회 전체 일정을 빠짐없이 참석한 평신도 여성들이다. 젬마는 이번 대회에 대해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놀라운 경험”이라며 대회가 열린 이 지역 전체가 “성체 마을”과 같다면서 웃었다. 그들은 이 ‘마을’에서 사람들 사이의 사랑과 자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트리오나는 이번 대회를 ‘신앙의 축제’라며 참가자들의 뜨거운 열정과 에너지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 캐나다 마크 우엘레 추기경이 13일 성체거동 행사를 이끌고 있다. 교황청 주교성 장관인 우엘레 추기경은 이번 대회에 교황 특사로 파견됐다.


▲ 제51차 세계성체대회를 치를 필리핀 세부 신자들이 아일랜드 더블린 신자들로부터 제50차 대회 상징 이콘을 전달받고 있다.


▲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특사인 마크 우엘레 추기경이 17일 제50차 세계성체대회 폐막미사를 주례하기 위해 입당하고 있다.


▲ 폐막미사에 참례한 청년들이 바티칸시국 국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 세계성체대회 기간 중인 13일 열린 성체거동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인도에서 참석한 가족들의 모습이 이채롭다.


▲ 세계성체대회 폐막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이 간절히 기도를 바치고 있다.


▲ 이번 성체대회의 주제인 "성체성사: 그리스도와 이루는 친교, 우리 서로가 이루는 친교"가 쓰여진 배너.

 

◎… 12일 혼인성사의 날

제50차 세계성체대회 한국 공식순례단은 대회 셋째 날인 12일, 아일랜드 골웨이 킬리모어 수도원을 순례하며 혼인성사에 관한 교리교육, 미사와 혼인갱신 예식을 가졌다. 킬리모어 수도원은 19세기 영국 맨체스터의 부호가 아내의 생일선물로 지어준 성이었으나, 훗날 베네딕도회가 매입해 현재는 베네딕도 수녀회 수녀들이 거주하고 있다.

교리교육을 맡은 주교회의 홍보국장 이정주 신부는 “혼인성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과 교회와의 사랑을 눈에 보이는 남편과 아내의 사랑으로 드러내는 것”이라면서 부부가 인격과 행위의 내밀한 결합으로 서로 돕고 봉사하며, 존중하며 살아갈 것을 권고했다. 교리교육에 이어 미사 중에는 부부 참가자 8쌍의 혼인갱신 예식이 있었다.

◎… 13일 성품성사의 날

세계성체대회 넷째 날인 13일, 한국 순례단은 아일랜드 모네스터보이스 십자가 성지와 시토회 멜라포트 수도원 유적을 순례한 뒤 더블린대교구 천사들의 성모 성당에서 한국어 미사를 봉헌했다.

모네스터보이스는 아일랜드 동부 라우스카운티에 있는 5세기의 수도원 유적으로, 바이킹의 침공 등으로 폐허가 됐지만 ‘미리다하의 십자가’라는 켈틱 십자가가 잘 보존된 것으로 유명하다. 근처에 있는 멜라포트 수도원은 성 말라키가 설립한 시토회 수도원이다.

카푸친 작은 형제회가 관할하는 천사들의 성모 성당은, 한국의 카푸친 수도회가 1987년 아일랜드에서 들어온 인연으로 성체대회를 맞아 성당 설립 300년 만에 처음으로 외국인 성직자의 미사 주례를 허락했다.

미사를 주례한 권혁주 주교는 강론에서 “친교의 원래 의미는 일도 책임도 함께 나누는 것임을 깨달아, 성직자와 평신도가 교회의 두 수레바퀴처럼 직무의 친교를 통해 하느님 나라로 함께 나아가자”고 말했다. 미사 후 방문 스탬프를 찍는 곳에서는 아일랜드 수사의 선창으로 애국가 합창이 울려 퍼지기도.

같은 날 저녁 7시30분에는 성체대회 행사장인 RDS 일대에서 성체행렬이 열려 교황특사 마크 우엘레 추기경과 더블린대교구장 디어미드 마틴 대주교 등 주교단과 세계 각국에서 온 순례자 1만2500여 명이 주변 도로를 메웠다.

◎… 14일 고해성사의 날

한국 순례단은 아일랜드 노크 성모발현 성지에서 참회예절과 고해성사, 미사를 거행했다. 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성모발현지인 노크는 대기근이 아일랜드를 휩쓸던 1879년 8월 21일, 5세 어린이부터 75세까지 다양한 신자들이 성모님을 목격한 곳으로 유명하다. 노크의 성모발현은 700여 년에 걸친 영국의 식민 통치와 탄압에 신음하던 아일랜드에 가슴 벅찬 희망을 안겨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일랜드 전역에 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린 이날, 오전 11시경 성지에 도착한 순례단은 한국 대표 권혁주 주교 주례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참회예절을 거행했다.

◎… 15일 병자성사의 날

한국 순례단은 병자성사와 관련한 ‘치유를 통한 친교’라는 대회 소주제에 맞춰 성체대회 공식 프로그램에 참석하고 아일랜드교회 현장을 방문했다.

오전 10시 대회장인 RDS에서는 서울대교구 농아선교회 지도신부이자 국제 가톨릭 청각장애인 사목재단 소속인 박민서 신부가 ‘청각장애인의 교회생활’을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은 박 신부의 미국 수화 외에 다른 5종의 수화와 영어, 한국어 등 8가지 언어로 진행됐다. 박 신부는 마르코 복음서 7장의 ‘에파타’ 사화를 언급하며, “예수께서 듣지 못하는 이에게 ‘들어라’ 하지 않고 ‘열려라’라고 하셨다. 이는 청각장애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 모두가 들어야 하는 말씀이다. 진짜 문제는 육체의 귀가 아니라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일 의지”라고 밝혔다.

순례단은 이날 오후 더블린에 있는 천주의 성 요한 수도회 아일랜드관구를 방문했다. 천주의 성 요한 수도회는 1957년 광주대교구장 하롤드 대주교의 초청으로 한국에 들어왔다. 한국에서 선교한 바 있는 수도회 총원장 한 도나도 수사(이탈리아 로마 거주)는 유창한 한국어로 인사하며 “1958년 선교사를 파견했던 이곳에 한국 순례단이 찾아온 것을 보니 연어가 회귀한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 16일 성모 마리아의 날

한국 순례단은 아일랜드 더블린 주에 있는 글라스네빈 묘원을 찾았다. 우리나라 현충원에 해당하는 이곳은 아일랜드 역사에 이바지한 성직자, 정치인, 독립운동가들을 안장한 곳으로, 레지오 마리애 창립자 프랭크 더프의 묘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비를 맞으며 프랭크 더프의 묘에 도착한 순례단은 헌화한 뒤, 묘 주위에 둘러서서 하느님의 종 프랭크 더프의 시복 기원 기도문, 레지오 마리애 단가, 까떼나를 함께 바쳤다. 지역과 본당이 모두 다른 순례자들이 레지오 마리애 영성으로 하나됨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같은 날 오후 순례단은 더블린 북서쪽 나반 지역에 있는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를 찾아 한국에서 선교했던 선교사제들의 묘소를 참배하고, 외방선교회 성당에서 지난날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하며 가장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젊음을 바친 아일랜드 선교사제들과 함께 미사를 드렸다.

이번 방문을 맞아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교구에 헌신한 사제들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순례단을 통해 외방선교회 운영기금 6천 유로를 전달했다.

◎… 17일 폐막 미사

17일 제50차 세계성체대회 폐막 미사가 봉헌된 아일랜드 더블린 크로크파크 스타디움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참가한 순례자들의 감동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당신이 받는 그것이 되십시오’(Become What You Receive)라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씀을 주제로 거행된 폐막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진정한 쇄신은 그리스도와 친교를 회복하는 것’이라는 공의회의 가르침을 기억하며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할 수 있는 삶을 다짐했다.

제50차 세계성체대회 더블린 지역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디어미드 마틴 대주교(더블린대교구장)는 폐막 인사에서 아일랜드교회가 제51차 세계성체대회를 아낌없이 지원할 것을 약속하며, “2016년 세계성체대회의 은총이 이번 대회 때 내렸던 비보다 더 풍성한 소나기로 쏟아지기를 바란다”고 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국 순례단은 이날 오전 더블린에 있는 레지오 마리애 중앙협의회와 창립자 프랭크 더프가 살던 집을 방문한 뒤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폐막 행사에 참가해 외국 순례자들의 눈길을 끌며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 한국 순례단은 13일 아일랜드 시토회 멜라포트 수도원 유적을 방문했다. 이 유적은 바이킹의 침공 등으로 폐허가 됐지만 ‘미리다하의 십자가’라는 켈틱 십자가가 잘 보존된 것으로 유명하다. 12세기에 세워진 멜라포트 수도원은 아일랜드 교회의 수난사를 증언한다.

 

 ▲ 한국 순례단은 13일 아일랜드 모네스터보이스 십자가 성지를 방문했다.

 

 ▲ 서울대교구 농아선교회 박민서 신부는 15일 ‘청각장애인의 교회생활’을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은 수화 6종, 영어, 한국어 등 8개 언어로 동시에 진행됐다.

 

 ▲ 한국 순례단이 17일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태극기를 앞세우며 폐막미사가 봉헌되는 크로크파크 스타디움에 입장하고 있다.

 

 ▲ 성체행렬을 마치고 아일랜드의 청년 생명수호단체가 순례단 앞에서 춤을 추며 생명수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 13일 열린 성체행렬에서 주교단이 성체를 성광에 모시고 시내 도로를 행진하고 있다.

 

 ▲ 한국 순례단의 박정일 주교(오른쪽)와 권혁주 주교가 미사를 마치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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