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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 소식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 교황에게 직접 팔리움 받아

by 세포네 2012. 7. 8.
"교회 공동체 일치 친교 위해 헌신"

 

▲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가 6월 29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에

성 베드로대성전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팔리움을 받은 뒤

두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안드레아 염수정, 아르치베스코보 디 서울"(안드레아 염수정, 서울대주교).
 6월 29일 오전 9시(로마 현지 시각) 신임 대주교 팔리움 수여식이 거행된 바티칸 성 베드로대성전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 이름이 울려 퍼졌다.
 이날 팔리움을 받는 대주교 44명 가운데 41번째로 염 대주교 이름이 불리자 한국 참가단은 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서울대교구장 대주교가 교황에게 직접 팔리움을 받기는 처음인 역사적 순간이었다.

 팔리움 수여식은 팔리움을 받을 대주교단에 이어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입장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교황은 지난해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이후 1년 사이에 새로 임명된 24개 국, 46명 대주교(2명 불참)에게 한 명씩 팔리움을 걸어주고 평화의 인사를 나눴다.
 팔리움(Pallium)은 교황과 대주교가 어깨에 두르는 고리 모양의 양털 띠로, 주교 임무의 충실성과 교황 권위에 참여함을 상징하고 교황과 일치를 나타내는 외적 표지다.
 교황은 팔리움 수여미사 강론에서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의 축일인 오늘, 두 성인의 모범을 본받아 하느님과 하나된 교회 신비를 기억하자"고 말한 뒤 팔리움을 받은 대주교들에게 보편교회와 일치할 수 있도록 성령께 도움을 청할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이어 "신임 대주교들이 그리스도 사랑 안에서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과 완전한 협력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염 대주교는 팔리움 수여미사가 끝난 후 성 베드로광장에서 한국 신자들과 만나 감사인사를 전하고 기쁨을 나눴다.
 염 대주교는 "예수님 뜻이 이뤄지도록 그분과 눈을 맞추고 그분 뜻에 따라 살겠다"며 교회 공동체 일치와 친교를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했다.
 이날 미사에는 안병철(서울대교구 사무처장, 총단장)ㆍ민병덕(사목국장)ㆍ허영엽(문화홍보국장) 신부, 최철수(스테파노, 전 전국 가톨릭경제인협의회 회장, 수행단장)ㆍ최홍준(파비아노, 서울평협 회장, 순례단장)ㆍ여규태(요셉, 전 서울평협 회장)씨 등 서울대교구와 평화방송ㆍ평화신문이 공동으로 구성한 공식 참가단 79명과 현지 한국인 성직자와 수도자, 신자 등이 참례했다.
 염 대주교는 팔리움 수여미사 다음날인 6월 30일 바오로 6세 홀에서 교황을 알현한 데 이어 7월 1일에는 로마 한인신학원에서 참가단 및 로마 한인공동체 신자들이 함께한 가운데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 팔리움 수여식 이모저모

팔리움 받는 순간 일제히 일어나 환호, "하느님과 눈 맞추며 하나되는 삶" 당부
 
▲ 염수정 대주교를 비롯한 신임 대주교들이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팔리움을 받고 있다.


   팔리움 수여미사가 봉헌된 6월 29일 로마는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그러나 교황이 직접 주례하는 팔리움 수여식에 참례한다는 설렘을 무더위가 꺾을 수는 없었다. 한국교회에서 팔리움 수여식 공식 참가단이 꾸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교회 최초로 팔리움 수여식 공식 참가단 꾸려
정장과 한복 곱게 차려입고 3시간 전에 호텔 나서
참가단과 축하연, 만남 함께 부르며 기쁨 나눠
 

 ○…6월 29일 한낮의 로마 온도는 섭씨 35도를 넘나들었다. 불볕 더위에도 정장과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참가단은 제대와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미사 시작 시간(오전 9시)을 무려 3시간이나 남겨둔 새벽 6시에 호텔을 나섰다.
 바티칸 성 베드로광장에 도착한 참가단은 성 베드로대성전에 입장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검색대 앞에 줄을 지어 기다렸다. 자신의 나라 대주교가 팔리움을 받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참가단 행렬은 성 베드로광장을 한 바퀴 돌고도 남을 만큼 길었다.
 오전 7시 40분 검색대를 통과한 참가단은 성 베드로대성전 왼편에 자리를 잡았다. 미사 시작을 한 시간여 남겨둔 대성전에서는 라틴어 묵주기도가 울려 퍼졌다.
 이날 팔리움 수여미사는 미사에 앞서 거행된 팔리움 수여식 시간 40분을 포함해 모두 2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시스틴경당 성가대와 교황이 이날 특별 초청한 영국 웨스트민스터 수도원 성가대가 부르는 전례음악은 천상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듯 아름다웠다.
 염 대주교가 팔리움을 받는 순간 참가단은 일제히 일어나 환호를 보내며, 역사적 순간을 놓칠세라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참가단은 미사가 끝난 후 성 베드로대성전 앞에서 염 대주교를 만나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같이 사진 찍기를 원하는 신자들이 앞다퉈 몰려드는 바람에 염 대주교는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미사에 앞서 팔리움 수여식이 거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까지는 교황 강론 직후에 거행됐다. 김종수(교황청립 로마 한인신학원장) 신부는 "팔리움 수여식이 교황 강론 후에 거행돼 수여식을 자칫 성사로 오해할 우려가 있었다"면서 "이 같은 오해를 없애고자 올해부터 미사 시작 전에 거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교회 대주교가 교황에게 직접 팔리움을 받기는 김희중(광주대교구장, 2010년)ㆍ조환길(대구대교구장, 2011년) 대주교에 이어 세 번째다. 이전에는 주한 교황대사가 한국에서 신임 대주교에게 팔리움을 수여했다.
 

▲ 염수정 대주교가 6월 29일 팔리움 수여식을 마친 뒤 교구 및 유학 사제들, 공식 참가단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염수정 대주교가 6월 29일 팔리움 수여 축하 만찬에서 참가단원들과 함께 축배를 들고 있다.


 ○…염 대주교는 이날 저녁 로마 시내 한 식당에서 참가단과 함께 축하연에 참석, 팔리움 수여미사 후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축배의 포도주잔을 든 참가단은 염 대주교와 '만남'을 부르며 한마음으로 축하의 뜻을 전했다.
 염 대주교는 인사말을 통해 먼저 고마움을 전하고, "우리가 하느님과 눈을 맞추고 교감할 때, 삶의 중심을 잡고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면서 "하느님과 늘 눈을 맞추며 기쁘고 행복하게 살자"고 당부했다.
 최홍준(파비아노) 서울평협 회장은 건배사에서 "오늘 우리는 역사적인 팔리움 수여식에 함께할 수 있는 영광을 누렸다"며 염 대주교를 중심으로 하나 되는 서울대교구가 되길 기원했다.
 참가단 중 잠원동본당 신자들은 '무조건 들이대'팀을 급조, 트로트 '무조건'을 개사한 노래와 율동으로 큰 웃음을 선사했다.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을 맞아 참가단 중 베드로와 바오로 세례명을 가진 신자 4명을 위한 조촐한 축하식도 열렸다. 염 대주교는 축일을 맞은 이들과 함께 축하 케이크를 자른 뒤 이들에게 '예루살렘 예수님 탄생별 펜던트'를 선물했다.
 축일을 맞은 김천수(바오로)씨는 "염 대주교님께서 팔리움을 받은 경사스러운 날을 맞아 서울대교구가 하느님 은총으로 충만한 교구가 되길 기원하며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했다.
 자신의 세례명인 안드레아를 위한 생활성가로 '나를 따르라'가 있다고 설명한 염 대주교는 이 노래를 참가단과 함께 부른 뒤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치라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우리도 사회 구석구석에 복음을 전하도록 힘껏 노력하자"고 격려했다.

▲ 6월 29일 팔리움 수여 축하 만찬에서 참가단원들이 큰 하트를 그리며 팔리움을 받은 염 대주교를 축하하고 있다.

 

▲ 6월 29일 염수정 대주교 팔리움 수여 축하 만찬에서 서울 잠원동본당 신자들이 즉석 축하 공연을 펼치고 있다.


교황 알현 때 비바 일 파파, 대주교 만세 연호
교황청립 한인신학원에서 팔리움 수여 감사미사
아시아 선도하는 교구장, 소통하는 큰 목자 축원


▲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6월 30일 바오로 6세홀에서 열린 새 대주교 알현예식엥서 염수정 대주교 손을 잡고 한국 순례단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한복과 정장차림을 한 팔리움 수여식 공식 참가단이 6월 30일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바오로 6세홀로 입장하자 태극기를 흔들며 환호하고 있다.


○…참가단은 팔리움 수여미사 다음날 바티칸 바오로 6세 홀에서 팔리움을 받은 대주교들이 교황을 알현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수여미사 때와 마찬가지로 앞자리에 앉기 위해 일찌감치 호텔을 나선 참가단은 바오로 6세홀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며 묵주기도를 바쳤다.
 교황 알현은 대주교들이 자신의 일행과 한 줄로 서서 교황과 간단한 인사와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진행됐다. 염 대주교 교황 알현에는 안병철(서울대교구 사무처장) 신부와 김종수 신부가 함께했다. 각국에서 온 참가단은 자신의 대주교가 교황을 알현할 때 열띤 박수와 구호로 환호했다. 한국 참가단은 염 대주교가 교황을 알현할 때 "비바 일 파파!"(교황님 만세)와 "대주교 만세!"를 크게 외쳤다.
 교황은 이날 대주교들에게 "팔리움 영성을 각 공동체에 전하고, 팔리움을 받을 때 체험이 신자들 마음에 와 닿아 사회 전체에 울려 퍼지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염 대주교의 팔리움 수여를 축하하고 감사하는 미사와 잔치가 1일 교황청립 로마 한인신학원에서 열렸다. 미사에는 참가단과 로마에서 유학 중인 사제, 수도자, 한인 신자 등 200여 명이 함께했다.
 염 대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뙤약볕을 무릅쓰고 팔리움 수여미사에 함께한 참가단을 비롯해 미사에 참례한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어 "엄마가 아기를 안았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기와 눈동자를 맞추는 것"이라며 하느님과 눈동자를 맞춤으로써 하느님과 하나되는 삶을 살 것을 당부했다.
 염 대주교는 미사 후 오찬을 함께한 미사 참례자들에게 자신의 문장이 새겨진 묵주를 선물했다.

▲ 1일 로마 한인신학원에서 주일미사를 주례한 염수정 대주교가 성체를 축성하고 있다.

 

▲ 염수정 대주교가 신자들에게 요청에 자신의 대주교 상본에 서명을 하고 있다.


  ○…참가단은 바티칸에서 교황이 주례하는 팔리움 수여미사에 참례한 것이 너무 영광스러웠다고 입을 모으고, 염 대주교를 위해 기도와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최홍준(파비아노) 회장은 "염 대주교님이 팔리움을 받은 것은 교황님과 일치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대주교님을 더 많이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평협 회장으로서 서울대교구가 하느님 뜻에 충실한 공동체가 되면 좋겠다는 지향을 갖고 참가했다"면서 염 대주교가 교구를 잘 이끌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조할 것을 다짐했다.
 최철수(스테파노) 전 전국 가톨릭경제인협의회 회장은 "뜻 깊은 팔리움 수여식에 참석하게 돼 영광"이라며 "역동적인 염 대주교님이 교구를 잘 이끌어 아시아를 선도하는 교구장이 되길 바란다"고 축하인사를 전했다.
 여규태(요셉) 전 서울평협 회장은 "교황님에게 직접 팔리움을 받은 염 대주교님이 예수 그리스도 뜻을 더욱 충실히 따르는 목자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염 대주교의 영육의 건강을 기원했다.
 조증래(마르티나, 서울 잠원동본당)씨는 "귀한 자리에 함께할 수 있음이 얼마나 큰 은총인지 모른다"며 모든 이들이 잘 소통할 수 있도록 힘써주길 청했다.
 홍혜경(헬레나, 서울 광장동본당)씨는 "염 대주교님이 팔리움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감격스러웠다"면서 염 대주교가 힘없고 가난한 이들도 행복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큰 사목자 되길 축원했다.
 
 ○…참가단에는 염수운(루카, 염 대주교 큰형)ㆍ염수용(요한 사도, 작은형)씨 부부, 염수의(서울 잠원동본당 주임, 막냇동생)ㆍ염영섭(예수회, 종친) 신부, 염수한(요셉, 육촌형)씨 등 염 대주교 일가친척이 함께했다.
 가족을 대표한 염수운씨는 "어려운 직책을 맡으신 대주교님을 위해 가족들은 기도로 힘을 보태겠다"면서 성원을 아끼지 않은 참가단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염 대주교 사촌 동생인 염수옥(아우구스티나, 예수성심시녀회) 수녀는 "염 대주교님이 교구장직을 잘 수행하려면 신자들의 기도가 많이 필요할 것 같다"며 많은 기도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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