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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낙엽따라 가고 싶어

by 세포네 2010. 12. 12.

 

 

 

 





          낙엽따라 가고 싶어


          엄동의 나목으로 움츠리다가
          연두 빛 새순들이 초록이 되고
          천지가 홍엽으로 불타오르더니
          붉은 얼굴에 화장기가 아직 남아있는데
          오늘은 땅에 떨어졌구나.

          너의 이름은 나뭇잎!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나보다
          바람이 너를 땅에 내려놓을 때
          하늘을 나는 기분이 어떠했니?
          너를 바라보다 나를 보았다.

          삭풍의 얼었던 손
          훈풍에 녹이고
          폭풍에 상처받고
          미풍에 달래던 마음
          이제는 고운 모습으로 떠나는 너
          한 세상 살다가는 네가 부럽다.
          아름다운 마감이여!

          얼굴엔 평화
          가슴엔 불타는 사랑
          바람 따라 부르던 찬미의 노래
          너를 지어내신 분께 온전히 돌려드리는
          기쁨에 찬 가난함이여!
          네가 먼저 가거든
          날 기억해 다오

          나의 작은 가슴에도
          작은 불씨 남은 채
          아름답게 떠날 수 있도록...

          너와 나는 같은 고향
          같은 근원에서 왔으니
          우리다시 거기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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