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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묵상글

새로운 성탄을 기다리며

by 세포네 2009. 12. 24.


 

 


 

        오늘 복음에서 들은 즈카르야의 찬미가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매일 아침 성무일도 기도를 바칠 때마다 이 찬미가를 노래하는데
        그때마다 기분이 썩 좋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참으로 속 좁아서 그런 것입니다.

        이 찬미가를 싫어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첫 마디가 “이스라엘의 하느님은 찬미 받으소서!”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의 하느님이 찬미 받으시라고 하는 것은 싫고
        대한민국의 하느님이 찬미 받으시라고 하는 것은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저는 얼마나 국수주의적으로 하느님을 믿는 것입니까?
        하느님은 모든 민족의 하느님이어야 하기에,
        다시 말해서 어느 한 민족의 하느님이 아니어야 하기에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찬미하는 것은 거부하면서
        대한민국의 하느님을 찬미하는 것은 좋아한다면 얼마나 모순입니까?

        저는 다 압니다.
        이스라엘의 하느님이라고 할 때,
        그 이스라엘이 중동의 한 민족 이스라엘이 아니라
        인간 공동체를 말하는 것임을 머리로는 다 압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하느님이라고 할 때,
        하느님이 이스라엘의 소유라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소유라는 것도 압니다.

        그러니 즈카르야가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찬미함은
        요한의 태어남이 비단 자기와 자기 가문만의 구원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구원임을 깊이 인식한 자의 찬미인 것도 압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의 잘못된 선민의식에 대한

        거부감을 아직도 가지고 있음은
        이스라엘이 선민의식을 가지고 있건 말건 상관 말아야 하는데
        제가 그것을 아직도 초월하지 못하고 있다는 표시이니
        성탄을 코앞에 둔 이 아침,
        주님께서는 저에게 당신을 온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주님으로
        새롭게 맞이하라고 강력히 촉구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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