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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여행이야기

[환경열차 '가을여행 5選'] ② 정읍 내장산

by 세포네 2008. 11. 1.

 

[환경열차 '가을여행 5選'] ②정읍 내장산

 

'滿山紅葉' 단풍여행‥꽉막힌 도로, 열차가 제격

연합뉴스
입력시간 : 2008.10.28 11:28

만산홍엽 내장산으로의 단풍 여행!’

내장산은 단풍철이면 늘 교통편이 부담스럽다. 단풍철에는 차량이 밀려 승용차나 버스로는 내장산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자는 철도 선진국인 프랑스, 일본, 독일에도 뒤지지 않는, 시속 300km의 KTX 열차를 타고 내장산으로 향했다.

◇ 비용.시간.환경‥’일석삼조’ KTX = 용산역에서 전북 정읍역까지 가는 요금은 성인 1인 기준으로 편도 3만3천400원, 왕복 7만원이면 충분하다. 무궁화호는 3만5천여원으로 절반이다.

 
  • ▲ 사진=연합

자가용은 연료비와 통행료를 감안해도 10만원을 훌쩍 넘어가니 가뜩이나 얇아진 주머니 사정을 고려할 때 열차 선택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열차는 시간이 절약되고 안전한 데다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훨씬 경제적이다.

정읍역까지 걸리는 시간을 보면 KTX 열차는 평일이든, 주말이든 2시간 20여분에 불과하지만 승용차로는 주말이라면 4시간은 걸린다.

특히나 요즘 같은 단풍철의 교통체증을 감안하면 5시간이 걸릴지, 6시간이 걸릴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보니 자칫 짜증나는 여행이 될 수도 있다.

단풍이 절정으로 치닫는 26일 일요일.

예약해 둔 KTX 열차의 객실은 이미 형형색색 등산복으로 잔뜩 멋을 낸 단풍객들이 빼곡히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 열차의 낭만은 ’덤’ = 용산역을 출발한 열차는 내장산을 향해 쏜살같이 내달리기 시작했다. 잠시 눈을 감았는가 싶었는데 열차는 어느덧 대전을 지나 충남 논산역을 앞두고 있다.

논산역에서 20분, 백제의 고도(古都) 부여와 3천 궁녀의 한이 서려 있는 낙화암을 보였다.

곧이어 국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석탑이라는 백제시대 미륵사지석탑으로 가는 관문 익산역이 눈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상념에 젖을 틈도 없이 열차는 정읍을 향해 마지막 속도를 냈고, 차창 밖에서는 막바지 가을걷이가 한창인 김제 만경평야가 황금빛으로 출렁였다.

너른 들판이 끝이 없어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가 ’징게맹게(김제 만경) 외배미’라 했던 바로 그곳이다.

이윽고 도착한 단풍의 고장 정읍, 내장산의 명성을 확인이라도 하듯 시내는 온통 행락객으로 넘쳐났다.

내장산 인근 도로는 벌써 차량 행렬이 길게 꼬리를 물고 있었다.

정읍역 인근에서 15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시내버스를 타고 10여km 떨어진 내장산 제5주차장에서 내린 뒤 무료 셔틀버스로 갈아탔다.

여기서부터 내장산 매표소까지의 2.1km 거리는 ’걷는 게 훨씬 빠르다’고 할 정도로 온종일 막히는 구간이지만, 셔틀버스만을 위한 도로가 별도로 마련돼 있어 5분여 만에 통과했다.

국립공원 내장산사무소의 심용식 씨는 “자가용을 타고 들어오려면 한두 시간 걸리고 주차할 곳 찾기도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주말 단풍열차도 운행되고 있다. 25일과 26일 용산역-정읍역 단풍열차가 하루 한차례 운행됐고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29-30일 오전에 각각 동두천역과 용산역을 출발해 오후에 정읍역에 도착하는 단풍열차가 준비돼 있다.

단풍열차를 이용하면 정읍역에서 내장산까지 무료 관광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 ‘호남의 금강’ 내장산 = ‘호남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내장산은 기암괴석과 울창한 산림, 맑은 계곡물이 어우러져 예로부터 조선 8경의 하나로 이름을 떨친 명산이다.

원래 영은산이라 불렸으나 그 안에 감춰진(內藏) 것이 무궁무진하다고 해 내장산으로 바뀌었다.

내장산은 사계절 아름답지만 으뜸은 뭐니뭐니 해도 가을 단풍이다.

단풍 잎이 얇고 작아 붉은색이 잘 들고 색이 화려한 내장산 단풍은 폭포들과 어우러진 수홍(水紅),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인파가 만드는 인홍(人紅)까지 더해 넋을 잃게 한다.

기자가 찾아가 날도 6만여명이 이 곳을 찾아 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내장산 단풍 구경의 백미는 내장사 일주문에서 내장사에 이르는 단풍터널 250m 구간이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울긋불긋 물든 단풍터널은 마치 무릉도원에 온 것 같은 황홀함을 안겨주며 절정을 치닫는 듯했다.

20-50년 된 단풍나무가 빼곡히 들어차 형형색색의 터널을 이루는 이곳을 거쳐 내장사 경내까지 둘러보면 내장산 단풍은 대강 맛본 셈.

단풍이 아름다워 가장 많은 등산객이 이용한다는 일주문-백련암-서래봉-불출봉-내장사 코스(6.6km, 왕복 3시간 30분 소요)로 길을 잡았다.

상큼한 가을 공기와 산새 소리를 벗 삼아 오르기를 1시간 30여 분, 내장산 9개 봉우리 가운데 하나인 서래봉에 닿았다.

정상은 막 절정에 오른 단풍으로 장관을 이뤘고, 발 아래로는 빨갛고 노란 단풍의 물결이 번져나가고 있었다.

등산을 즐긴다면 13.8km의 일주코스(7-8시간)가 제격이고, 버겁다면 탐방로를 따라 산책을 하는 3.6km의 일주문-백련암-원적암 코스(1시간 30분)를 권할 만하다. 노약자가 있는 가족은 케이블카로 정상에 올라 단풍을 감상하는 것도 괜찮다.

◇ 단풍 못지않은 ’멋과 맛’ = 정읍에는 이 밖에도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나치기 아쉬운 명소들이 많다.

먼저 시내에서 25분 거리의 옥정호는 자연의 비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데다 인근에 6만㎡의 구절초 테마공원이 있어 들러 볼만한 곳이다. 가을에는 새하얀 자태와 은은한 향을 자랑하는 구절초가 만발해 멋을 더해 준다.

동학의 고장답게 동학 유적지도 산재해 있다.

농민군이 관군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둔 덕천면 하학리에는 황토현 전적지와 동학농민혁명 기념관이 있다. 또 인근에는 전봉준 장군의 고택과 고부 관아터, 말목장터 등이 있어 역사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다.

또 백제 유일의 가요인 정읍사를 테마로 한 정읍사공원, 조선시대 상류층 가옥의 전형인 ‘김동수 가옥’도 추천할 만하다.

음식점은 한우고기 전문점인 소들녘(☎ 063-532-8508)이 유명한데, 특히 육회비빔밥 맛이 그만이다. 정읍시청에서 내장산 방향으로 3분 거리인 동초등학교에서 우회전해 150m 가량 직진하면 된다.

내장산 초입에 있는 서래원(☎ 063-536-3377)은 탁 트인 야외에서 단풍을 구경하며 참게장이나 아귀탕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내장저수지에서 호남고속도로 내장 나들목 방향으로 100여m 거리에 있다.

자세한 문의는 정읍시 관광진흥팀(☎ 063-530-7142, www.jeongeup.go.kr)이나 국립공원 내장산관리사무소(☎ 063-538-7875~6, naejang.knps.or.kr), 코레일 고객센터(☎ 1588-7788)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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