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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삶 / 이해인

by 세포네 2008. 6. 14.

 

 

 


                       이해인

           

           

          내 몸 속에 길을 낸 혈관 속에

          사랑은 살아서 콸콸 흐르고 있다

           

          내 허전한 머리를 덮은 머리카락처럼

          죽음도 검게 일어나

          나와 함께 매일을 빗질하고 잇다

           

          깎아도 또 생기는 단단한 껍질

          남모르게 자라나는 나의 손톱처럼

          보이지 않는 신앙도

          보이지 않게 크고 있다

           

          살아있는 세포마다

          살아있는 사랑

          살아있는 슬픔을

          아무도 셀 수가 없다

           

          산다는 것은

          흐르면서 죽는 것

          보이지 않게

          조금씩 흔들리며

          성숙하는 아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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