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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 소식들

[아시아교회가 간다Ⅱ] 몽골 1.중앙아시아에 싹튼 신앙

by 세포네 2006.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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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울란바타르 항올 성모마리아본당 신자들이 임시로 사용하고 있는 겔(Gel)성당에서 몽골지목구장 주교와 김성현 신부 등이 공동집전하는 성금요일 전례를 봉헌하고 있다.
▶몽골 한드가이튼에서 열린 선교사 친교의 날에 참여한 한국인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생활성가를 합창하고 있다.

 

 

 

 “싹트는 교회…함께 물주고 거름줘야”

1992년 교황청과 수교 맺은 지목구
3개 본당에서 500여명 신앙생활

몽골=주정아 기자

몽골 울란바타르 칭기즈칸 공항에 내려서자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건넬 뻔했다. 한국인과 너무도 비슷한 생김새 때문에 느낀 착각이었다. 몽골인들은 다른 아시아인과는 또 다르게 한국인과 매우 닮아 자연스럽게 친근함을 느끼게 된다.

한국인들 대부분은 몽골인을 처음 만나면 유사점부터 찾는다고 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같은 알타이어족이라는 교육을 받은 덕분일 수도 있겠지만, 실제 문화 안에서도 닮은꼴을 꽤 찾을 수 있다. 몽골의 오보와 우리나라 성황당, 훈촐로와 돌하루방, 공기놀이 줄넘기 땅따먹기 같은 놀이문화, 족두리 쓰고 연지곤지 찍는 혼례식 등 상제례문화, 똑같이 구전되는 옛날이야기….

때문인지 한국인 선교사들은 타 외국인들보다 몽골인들에게 다가가는데 이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몽골의 역사를 거슬러 오르면 가톨릭교회와의 깊은 인연의 고리도 찾을 수 있다. 칭기즈칸이 통일제국을 세운 13세기경, 몽골이 로마에 교황사절단을 청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실제 그 당시 도읍지에서 십자가도 발굴된 바 있다.

그리고 이어진 수백년간의 긴 침묵. 그러나 최근 15여년간 펼쳐진 선교사들의 노력은 침묵을 새로운 찬송으로 바꿔가고 있다.

넓디넓은 초원의 나라 몽골(Mongolia), 이제 이 넓은 초원지대에서도 하늘을 향해 곧추세워진 ‘십자가’를 만나볼 수 있다. 전세계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했던 유목민의 기상이 현대 가톨릭교회 안에서는 어떻게 움직이는지 궁금증이 더해진다.

몽골에서는 현재 예비신자를 포함해 500여명의 가톨릭신자들이 교회를 찾고 있다. 특히 이들의 신앙생활은 초대 교회 신앙인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열심이다.

이곳에 신앙의 씨앗이 뿌려진 것은 지난 1992년. 민주화 개혁을 단행한 몽골이 교황청과 수교를 맺으면서 파견된 3명의 선교사 활동이 그 시작이었다.

몽골 가톨릭교회는 지목구(전교지방이나 특수한 사정으로 아직 교구 설정이 안된 개별교회)로 지목구장 주교를 비롯해 각국에서 파견된 선교사 58명이 직?간접적으로 신앙을 전파하고 있다. 지금까지 설립된 본당은 ‘성베드로바오로본당’과 ‘항올 성모마리아본당’, ‘착한목자본당’ 등 3개다. 모두 수도인 울란바타르시에 위치한다.

특히 몽골교회가 시작되고 자리매김하는데 한국교회의 지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 1995년에 문을 연 몽골 가톨릭선교센터를 비롯해 크고 작은 교회시설들이 한국 신자들의 도움으로 마련됐다. 몽골에 파견된 한국인 성직자와 수도자 수도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그러나 몽골교회 자립을 위해서는 지금이 더욱 중요한 때다. 이제 갓 싹을 틔운 몽골교회는 안팎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몽골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종교는 국교인 티베트 라마불교이다.

라마교는 사회주의체제 아래서 박해를 받아왔지만 여전히 국민의 90% 이상이 신봉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또 이들의 일상 곳곳에는 샤머니즘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

때문에 몽골인들이 유일신 신앙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가톨릭신앙에 대해서도 하느님 역시 여러 신들 중에 하나이므로 기왕이면 하느님께도 빌어서 복을 받으면 좋다고 받아들이는 수준이다.

게다가 몽골에서는 필요성에 비해 본당공동체 설립이 더디게 진행된 편이다. 교세도 개신교에 비하면 미미하다. 개신교는 몽골을 이미 전교의 격전지로 내세우고, 활동폭을 기하급수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특히 몽골은 민주화 개혁 이후 도입된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가 정착되면서 물질만능주의의 폐해를 겪고 있다. 빈부 격차는 갈수록 심해지고, 윤리와 도덕성 부재도 간과할 수 없다. 어린이, 청소년 교육의 질과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외국으로만 눈을 돌리는 젊은이들의 가치관 문제도 심각하다.

몽골교회의 빠른 자립을 위해서는 세계 교회의 관심이 절실하다. 특히 몽골교회는 동일한 문화권과 위치상 몽골교회와의 연대에 가장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교회에 기대가 크다.

작은 싹으로 자라나고 있는 몽골 교회 안에서 샘을 파고 함께 물을 길어나르는 선교사들의 일상은 한순간도 쉴틈없이 분주했다. 몽골사회가 1년동안 가지는 변화는 타국가의 10년 혹은 몇십년의 변화에 해당할 정도로 가속도가 높다. 하지만 신앙에 목말라하는 이들에게 다가가는 손길은 턱없이 부족한 듯 보였다.


58명의 성직자와 수도자 활동
한국교회 18명 파견 가장 많아
■ 15개국 선교사들

정신없이 분주했던 부활대축일을 보내고 가진 몽골 가톨릭 선교사들의 친교의 날. 저마다 악수와 포옹을 나누고, 반가운 대화가 끊이지 않는 작은 축제다. 이날 만큼은 몽골 전국에 흩어져있는 모든 선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같은 나라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지만 평소에는 바쁜 일상과 먼 거리로 인해 큰 행사가 아니면 얼굴을 마주하기가 어렵다.

안타깝게도 올해 친교의 날에는 선교사 몇몇이 차를 되돌려야하는 아쉬움을 겪었다. 봄날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휘몰아치는 눈보라 때문이었다.

이날 공동미사에서 지목구장 웬즈슬라오 파딜라 주교는 선교사들의 노고에 특별한 감사를 표하고 “우리에게는 여전히 새로운 도전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미사 후, 모임장소는 축제의 장으로 변모했다. 각 수도회별로 마련해온 각국 음식들을 풍성히 나누고, 노래와 대화가 연신 이어졌다. 이날 가장 인기있는 음식은 한국 김치와 김. 또 한국 선교사들은 막강한(?) 인원을 자랑하며 한국성가를 멋지게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 몽골교회에는 파딜라 주교를 비롯해 15개국에서 58명의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파견돼 활동하고 있다.

그중 한국인 선교사들은 사제4명, 수도자 14명으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특히 피데이 도눔(Fidei Donum, 신앙의 선물이라는 뜻으로 사목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어린 교회에 파견되는 선교사제를 뜻한다. 아프리카 및 제3세계에 사제들을 신앙의 선물로 보내자고 한 교황 비오 12세의 회칙에서 시작됐다)으로 몽골에 파견된 사제 중 3명이 대전교구 출신이다. 수도자를 파견한 수도회는 한국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예수수도회, 살레시오회를 비롯해 남녀 원죄없으신성모성심수도회, 사랑의선교수녀회, 콘솔라타회 등이다.

선교사들은 본당사목과 유치원, 초등학교, 청소년기술학교, 청소년센터, 여대생 기숙사와 도서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고아원, 소녀들을 위한 쉼터, 무료급식소, 무의탁양로원, 정신지체장애자학교 및 보호센터 등의 복지시설과 선교농장 등의 자립일터도 꾸려가고 있다.

■몽골은

올해 개국 800년을 맞았다. 1924년 구 소련식 헌법을 채택하면서 사회주의를 표방했지만, 소련 붕괴 후 1992년부터 공화국 체제를 갖췄다. 우리나라와는 1990년 국교를 맺었다.

중앙아시아 고원지대 북방에 위치한 내륙국가로 한반도의 약 7.4배 크기에 달하는 국토를 갖고 있다. 1206년 칭기즈칸(Chinggis Khan)이 대몽골제국을 세우면서 한때 전세계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차지하기도 했다. 국토의 80%를 목축지로 이용하고 있는 초원국가다. 인구는 300여만명으로 그중 100여만명이 수도 울란바타르에 밀집해있다.

몽골어를 공용어로 쓰며, 문맹률은 2%밖에 안될 정도로 문자 해독률이 높다. 1인당 국민총생산(GNP)은 450달러. 공장 노동자 한달 월급이 5~10만원 수준이지만 물가는 한국보다 조금 낮은 정도라 빈부의 차가 극심하다. 현재 몽골인 2만여명이 한국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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