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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 소식들

[우리교구는 지금] 11. 대전교구

by 세포네 2006.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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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교구장 유흥식 주교 착좌식(사진 위)과 유흥식 주교(아래)

순교신앙 밑거름으로 선교 나선다

2008년 교구설정 60주년까지 ‘순교신앙과 선교’ 강조
복음화 기틀 다지기 위해 전문선교사·봉사자 양성 나서

“서두름 없이 천천히 갑니다. 하지만 확실합니다.”

교구청에서 만난 한 신부의 이야기는 대전교구를 한 마디로 설명한다.

충청도 사투리처럼 느릿느릿 하지만 확실하고, 떠들썩하지 않으면서도 내실 있는 모습. 대전교구의 오늘이다.

대전교구는 올해부터 교구 설정 60주년을 맞는 2008년까지 3년간의 사목지표 주제를 ‘순교 신앙과 선교’로 정했다. 올해는 특히 이 주제를 보다 구체적으로 실천하고자 ‘순교 신앙으로 선교하는 해’로 선포했다. 가장 많은 순교자를 배출한 교구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이를 본받는 증거의 삶을 통해 보다 새롭고 성숙한 교구로 나아갈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교구는 사목지표 실천을 위해 우선 순교자들의 삶을 본받는 공간을 교구 성지에 잇달아 마련하고 있다. 지난 3월 30일 ‘성 김대건 신부 기념관’이 솔뫼성지에 들어섰으며, 5월 6일에는 신리성지에 ‘성 다블뤼 안토니오·성 손자선 토마스 기념성당’ 봉헌식이 열린다. 올 9월에는 갈매못 성지에 순례 성당이 봉헌된다.

성 김대건 신부 순교 160주년을 기념한 대규모 행사도 열린다. 교구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인 9월 20일 솔뫼성지에서 ‘내포 순교자 현양대회’를 개최한다.

교구는 2008년까지 교구 복음화율 10%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사실 힘겨운 목표다. 2005년 교세통계에 따르면 대전교구의 복음화율은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6.5%(22만1711명)에 불과하다.

사제, 수도자, 평신도 등 교구민 전체가 발 벗고 선교에 나서야 할 상황. 하지만 교구는 외적으로 드러난 선교보다는 교회를 알고 헌신할 수 있는 전문 선교사와 봉사자 양성을 우선적으로 택했다. ‘사람 양성’이다.

교구 사목기획국장 곽승룡 신부는 “예수님께서 제자를 가르치고 파견한 것처럼 사제들과 함께 직접 복음화의 역군으로 나설 사람을 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복음화의 중심은 사람인만큼 선교의 기틀을 다지는 사람양성이 본 궤도에 오르면 복음화율 10% 달성은 언제든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교구는 올 3월 신자 재교육 전문과정인 ‘가톨릭신앙교육원’을 개설, 선교사와 전문봉사자 양성에 첫 발을 내디뎠다. 또 대전가톨릭대학교 평생교육원, 정하상교육회관 등 교육기관에서도 신자재교육 프로그램, 피정 등을 정기적으로 마련해 교회를 ‘제대로’ 알리며 일할 수 있는 일꾼을 양성하는데 나서고 있다.

교구는 사회복음화를 위한 홍보역량 강화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올 1월 홍보국을 신설했으며, 교구 인터넷 홈페이지도 조만간 개편할 방침이다. 또한 대전 시내 본당을 중심으로 홍보분과를 신설하도록 권고하고 올 홍보주일에는 본당 홍보자문위원 교육을 처음으로 갖는다.

아시아 복음화를 위한 노력도 돋보인다. 몽골을 비롯 대만과 일본에 사제 6명을 파견해 선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시아 교회를 돕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 중국과 베트남, 방글라데시 신학생을 대전가톨릭대학교에 입학시켜 사제 양성에 힘쓰고 있다.

대전은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고속철도 개통 이후 교구 대철회관이나 정하상교육회관 등에서 전국 규모의 대규모 행사들이 연이어 열리고 있는 것도 이러한 지리적 여건이 반영된 것이다. 게다가 충청남도 연기·공주지역에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되면 이 지역을 관할하는 교구의 역할도 그만큼 커질 것으로 보인다.

행정도시 건설이라는 사회적 변화도 있고, 교회의 허브(HUB)로 점차 위상을 높여가는 모습에 고무될 법도 한데 정작 교구는 조용하다. 교구 설정 60주년이 불과 2년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교구의 움직임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올해 교구 설정 60주년 준비위원회가 꾸려질 예정이라는 것이 유일하다.

하지만 누구하나 서두르지 않는다. 증거의 삶을 살았던 이 지역 순교성인들처럼 조용하고 묵묵히 신앙의 향기를 퍼뜨리는 모습이다.

순교신앙을 삶으로 실천하며 내실을 다진 대전교구가 교구 설정 60주년을 맞아 어떤 모습으로 한국교회의 중심에 우뚝 설지 기대를 모은다.


“교회의 사명은 복음전파 구원의 기쁜소식 곳곳에”
■인터뷰/교구장 유흥식 주교

“순교자들은 교회의 보물입니다. 우리 자랑스러운 순교자들은 항상 본받아야 할 분들입니다.”

대전교구가 2008년까지 3년간의 사목지표로 ‘순교신앙과 선교’를 택한 데 대해 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순교자들이 지녔던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을 잘 배울 때에 참된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선교’와 관련해서도 “교회의 으뜸 사명은 하느님의 말씀을 이웃에게 전파하는 것”이라며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선교활동 뿐 아니라 신자들을 위한 지속적인 신앙교육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교와 홍보는 불가분의 관계. 유주교는 복음을 현대 상황에 알맞게 알리는 일이 홍보라고 설명했다.

“지구가 한마을처럼 되었습니다. 구원의 기쁜 소식을 현대인들의 삶의 방식에 맞춰 올바르게 알리는 일이 중요합니다.”

유주교는 교구 공동체의 모든 소식이 하느님 백성에게 빨리 전달됐으면 한다며 교구 홈페이지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한국교회의 아시아 복음화 노력과 관련 유주교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넉넉한 성소는 한국교회만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니라며 “물질은 물론이고 사람을 나누는 것이 중요한 만큼 대전교구가 신학교를 통해서 아시아 및 세계 복음화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하느님께서 보고 기뻐하시는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교구 공동체를 만들어야겠다”며 교구민들에게 당부한 유주교는 자신 스스로도 “신앙의 스승, 착한 목자가 되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내비췄다.

교구장의 특별한 사목방문

교구장 유흥식 주교의 본당 사목방문이 교구장과 본당 신자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친교의 시간으로 구현돼 눈길을 끈다.

지난 해 사제연수에서 논의, 결정된 후 올해부터 시작된 새로운 방식의 본당 사목방문은 오전방문일 경우 9시50분, 오후방문일 경우 3시30분에 시작된다.

유주교의 사목방문에는 교구 사목기획국장, 사회사목국장, 청소년사목국장이 동행한다.

오후방문의 경우, 3시30분 성당에 도착한 유주교는 성체조배 후 주임신부로부터 본당 현황을 보고 받는다. 이 자리에는 동행한 국장 신부들과 본당 보좌, 수도자, 사목위원, 구역장 등이 참석한다.

보고가 끝나면 유주교는 본당 주임신부와 면담을 갖는다. 면담 시간 동안 사목기획국장은 본당 사목위원들과, 사회사목국장은 빈첸시오회 등 본당 사회사목 관련 임원들과 본당 활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다. 청소년국장은 청년·청소년분과장, 주일학교 교사, 자모회 회원들을 만난다.

한 시간 가량의 나눔이 끝나면 다시 한자리에 모여 각 모임별로 나누었던 이야기를 발표하고, 저녁식사도 함께 한다.

전 신자가 함께 하는 미사는 저녁 7시. 유주교는 미사 30분 전 성당을 찾아 신자들에게 고해성사를 준다.

교구의 최고 어른인 교구장이 반나절 내내 본당에 머물며 신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미사를 봉헌하는 모습. 사목방문을 통해 찾아가는 목자상을 실천하는 모습은 신자들의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사목기획국장 곽승룡 신부는 “교구장께서 열린 자세로 신자들을 만나는 모습은 사제들에게도 본보기가 되고 있다”며 “사목기획국 등 교구 각 부서도 본당 공동체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어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깊은 사목방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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