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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조 주교가 4월 4일 남천성당에서 신구약성경을 완필한 75명에게 성경필사인증서를 수여하고 있다. |
반세기 앞두고 지역복음화 ‘올인’
묵주기도 5억단 봉헌·표어선정… 내년 50주년 준비 다채
일본·대만·필리핀 교회와 결연해 아시아 평화 위해 노력
“일어나 갑시다”
부산교구는 내년 교구 설정 50주년을 앞두고 준비에 한창이다.
지금 각 본당에서는 윤용선 신부가 작곡하고 이우락(클레멘스)씨가 작사한 교구 설정 50주년 기념 성가 ‘온 누리에 주님 영광’을 파견성가로 노래하며 “온 누리에 주님 영광 찬란하게 비추리”라고 외치고 있다. 이는 반세기를 맞아 지역복음화의 원년으로 삼고, 더욱 더 힘차게 복음화를 이뤄가겠다는 외침이다.
교구는 2004년 10월, ‘반세기 바탕 위에 복음화 내가 먼저’라는 50주년 표어를 선정했다. 이는 그간 50년을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다가오는 50년이 희망찬 나날이 되도록 ‘손길마다 복음정신, 일터마다 사랑실천’으로 ‘가정을 행복하게, 세상을 평화롭게’하기 위해 우리 모두 ‘일어나 갑시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와 함께 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서는 지난해 10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폐막 40주년과 한국 가톨릭 교회’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10월 한달 동안 창작 뮤지컬공연과 인권독립영화 상영 등 ‘정의와 평화를 외쳐라’라는 주제로 50주년을 준비하는 문화한마당을 마련하기도 했었다. 또 올해부터는 매일 미사봉헌 전 교구 설정 50주년 기도와 묵주기도 5억단 바치기를 펼치고 있다.
다양한 행사와 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교구 설정 50주년 위원회’는 내년 1월 21일 교구 각 본당에서 50주년을 선포하는 기념미사를 봉헌하기로 하고, 10월 7일 교구수호일인 묵주기도의 복되신 동정마리아 기념일에 ‘50주년 기념 신앙대회’를 열기로 했다.
더구나 50주년을 앞두고 올초 보좌주교 임명으로 축제분위기는 한층 더 고조됐다.
황철수 주교는 “앞으로 우리 교구가 지역사회 안에서 매력을 느끼는 신앙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새로워져야 한다”고 말하고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끓임없이 성찰하고 쇄신함으로써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공동체 운동 활발
50주년을 앞두고 지역복음화와 교구 내실을 튼튼히 하기 위한 움직임 역시 분주하다. 현재 교구에서 관심을 갖고 사목을 펼치고 있는 분야들을 살펴봤다.
특히 부산교구가 최근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소공동체 운동은 교구와 본당사목의 기초를 놓기 위한 것으로, 본당 단위의 호응과 참여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교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소공동체 봉사자 학교를 수료한 신자가 현재 3400여명에 달한다.
선교사목국장 김두윤 신부는 “지금 전개하고 있는 소공동체 운동은 시대적 요청”이라면서 “신앙생활의 기초를 놓는 소공동체 운동은 지속적으로 전개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소년사목 현실 방안 찾아
청소년 사목을 위해 청소년 사목국을 신설하고, 청소년들과 교리교사를 위한 공간으로 청소년 교육관 ‘푸른 나무’를 건립하는 한편 주5일 수업제에 따른 주일학교 활성화를 위한 현실적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3년째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청소년사목국장 임형락 신부는 “지금 변화를 꾀하고 있는 주일학교 활성화 방안은 올 여름 신앙학교와 하계 캠프 때 실험무대에 올릴 것이며, 교구 설정 50주년이 되는 내년부터는 주일학교 운영체제가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재래시장 살리는 시장사목
지역 특수성을 고려해 2003년부터 전개하고 있는 시장사목. 부산의 전통적인 재래시장인 ‘국제시장’과 ‘자갈치시장’의 교우상인들을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행복하이소’ 운동은 일반상인들에게까지 확산돼 복음화의 새로운 현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시장사목 이윤벽 책임신부는 “지금 우리가 열심히 뛰어다니면서 전개하고 있는 시장사목은 재래시장 살리기운동 차원을 넘어 마치 사막에서 우물을 파는 작업과도 같지만,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속내를 들어내보였다.
아시아 복음화 이끌어
부산교구는 국제교류를 통해 아시아지역 복음화의 선도적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일본 히로시마 교구와 대만 카오슝 교구, 필리핀 인판타 교구와 자매관계를 맺고 지난날 아픈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해마다 돌아가면서 모임을 가지며 한 신앙 안에서 평화와 일치를 이뤄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순한 교구간 교류를 넘어 부산교구민들이 필리핀 인판타 지역에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했을 때, 인판타 현지 교우들을 위해 200채의 집을 지을 수 있는 비용을 지원하는 등 먼나라 이웃에게도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새로운 50년을 향하여
1957년 초대교구장 최재선 주교가 27개 본당, 4만955명의 교구민을 이끌고 6.25 피난처에서 출발한 부산교구는 49년이 흐른 지금 105개 본당, 교구민 39만3천명으로 교세가 늘었다.
1957년으로부터 73년에 이르는 제 1기, 17년 동안은 6.25 이후 어려운 시대상황 속에서도 초대교구장 최재선 주교에 의해 오늘이 있게 한 기초를 닦았던 시기였다. 이어 75년부터 99년에 이르는 제 2기, 24년 동안은 2대 교구장 이갑수 주교에 의해 부산가톨릭대학교와 교구청 신축 등 부산교구의 외적성장을 키웠던 시기였으며, 3대 교구장 정명조 주교의 사목시기인 제 3기는 부산평화방송 개국과 부산성모병원의 건립 등 외형적 성장 못지않게 청소년 사목과 공동체의 복음적 삶에 중심을 둔 성찰과 변화의 시기였다.
부산교구는 내년 반세기를 앞두고 올해 ‘말씀 안에서 성장하는 소공동체 운동’에 역점을 두고 교구민들과 함께 생활 속에서 복음적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삶속에 복음 배어있는 말씀의 생활화 이뤄야”
■교구장 정명조 주교
“교구설정 50년을 앞두고 교구민들의 영적 성장을 끌어 올리는 것이 중요한 현안입니다. 40만 교구민이 제대로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복음을 읽고 쓰고 묵상하며 복음대로 살아가려고 하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부산교구는 올해 사목지침으로 말씀 안에서 성장하는 소공동체로 정했다.
말씀의 생활화를 위해서 2004년부터 해마다 신구약성경 완필자에게 성경필사인증서를 수여해오고 있다.
이같은 내적신앙의 내실화와 함께 부산교구는 내년 2007년 10월 7일, 교구설정 50주년을 앞두고 ‘50주년 기념 신앙대회’를 추진하며 모든 교구민이 일치와 화합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교구의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위한 기도의 공동체로 거듭나고 있다.
“올해부터 105개 본당 39만3천명의 교구민들이 매일 미사봉헌에 앞서 교구설정 50주년 기도와 묵주기도 5억단을 바치고 있습니다. 묵주기도 5억단 바치기 운동은 내년 50주년 기념 신앙대회 때까지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정주교는 “이 시대에 맞는 사목이 복음화이며 시대가 이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교회다운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지속적인 성경필사 운동 전개 외에도 △성구 암기대회 △성구 가훈 정하기 △저녁기도 때 성경 말씀나누기 △모든 회합 때 성경 봉독 및 묵상을 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이면 반세기. 앞으로 교구의 나아갈 방향을 두고, 정주교는 청소년 사목의 중요성을 소리높여 말한다.
“교회의 미래는 청소년에게 있습니다. 특히 이 부문에 큰 관심을 갖고 청소년 사목의 활성화에 힘써왔습니다. 무엇보다 사목자들의 ‘인식 변화와 쇄신’이 우선이며 사목자들의 절대적인 관심과 협조가 그 출발점입니다.”
교회의 꿈나무인 청소년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지난 2004년 12월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청소년교육관 ‘푸른나무’를 건립했다. 또한 청소년 사목 전문가를 양성하고 청소년 사목 전담 사제단을 구성해 가톨릭 청소년 법인의 독립과 활성화를 이룰 계획이다.
끝으로 교구민들에게 당부했다.
“교구민들이 부활대축일을 보낸 직후라 은총과 평화가 가득해 있으리라 믿습니다. 내년 50주년을 보람있게 지내기 위해서는 각자 복음을 믿고 충실히 살아가도록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저마다의 삶속에서 복음이 그대로 배어 생활할 때 교회가 발전하고, 교구의 영성이 깊어짐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옥진 부산교구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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