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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 소식들

[우리교구는 지금] 7. 원주교구

by 세포네 2006.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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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구설정 40주년을 맞아 교구가 지난해 9월 23일 배론성지에서 마련한 순교자현양대회 중 청천동본당 신자들이 성극 공연을 하고 있다. 아래는 지난해 10월 30일 열린 청소년대축제 ‘하울이제’ 중 참가팀들이 춤 공연을 펼치고 있는 모습.

 

 

 

작은교구에서 ‘작은거인’으로 변신

선교·성화·일치 등 10개년 계획
올해는 지구별 가정대회 실시 등
가정을 통한 선교 활성화에 역점

불혹의 문턱을 넘었다. 하늘의 뜻을 알기위해 지천명으로 나아간다.

지난해 교구설정 40주년을 맞은 원주교구가 50주년을 향한 도약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

교구 희년인 50주년의 화두는 복음화다. 이를 위해 교구는 교구 중장기 발전 계획을 수립, 교구 10개년 계획을 마련해 알찬 준비를 해오고 있다.

△제1단계 선교 △제2단계 성화 △제3단계 일치 등 총 3단계로 구성된 중장기 계획은 각 단계마다 3개의 세부 계획으로 나뉜다. 제1단계가 시작되는 올해에는 가정을 통한 선교의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교구는 교구장 김지석 주교가 2006년 사목교서를 통해 밝혔듯 올 한 해를 ‘생명을 지키는 가정의 해’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매월 가정기도의 날 지정, 가족피정 계획, 가정기도문과 가정축복 예식 자료 배포, 혼인강좌 활성화, 지구별 가정대회, 성가정 추천 등 말 그대로 가정을 위한 화려한 잔칫상을 마련해 놓았다.

가정과 함께 교구가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대상은 청소년이다.

올해 교구와 지구, 본당, 가정에서 해야 할 실천 사목지침에도 청소년 항목은 반드시 포함돼 있다. 지구별 청소년 신앙대회와 청소년이 능동적으로 교회전례와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이론만이 아닌, 교구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에게 친교와 화합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2년 전부터 사제와 함께하는 본당 자전거 순례를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에는 청소년 대축제 ‘하울이제’를 개최, 교구 청소년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교구청의 한 관계자는 “주교님이 가정과 청소년 사목에 힘을 쏟는 것은 교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 생각하시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이러한 사목 정책이 교구의 밝은 미래를 다지는 토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0주년을 위한 희망찬 발걸음에도 어두움이 공존한다. 그것은 바로 교구 운영비. 서울 대형 본당의 1년 운영비가 교구의 1년 운영비와 비슷할 정도로 재정에 있어서 열악한 환경이다. 교구민들을 위해 충분한 운영비가 있어야만 가능한 교육과 행사도 준비하지 못 할 때가 부지기수다.

교회에서 한창 활동해야 할 젊은 신자들이 감소하고 있는 것도 또 하나의 고민거리. 지방이라는 지리적 여건으로 인한 이농현상으로 20~40대 젊은 신자들이 계속 감소 추세에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관계자들은 교구설정 50주년을 앞둔 현재 교구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고 말한다. 우선 교구에 대한 교구민들의 열정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실례로 지난해 초에 열렸던 ‘레지오마리애 50주년 기념 신앙대회’를 비롯해 여타의 교구 행사가 성공적이었던 것은 모두 교구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교구민들의 믿음을 기반으로 함께해온 교구로서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교구민들의 열정에 화답이라도 하듯 교구장 김지석 주교의 활발한 사목방문도 교구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일조하고 있다.

설립 당시 춘천교구로부터 분리돼 ‘작은’교구로 시작했던 원주교구. 내부의 엄청난 힘을 바탕으로 이제 ‘작은 거인’이란 명칭을 붙여도 될 만큼 웅대해진 교구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40년 역사 발판 삼아 50년 새도약 다지자”

가정·청소년 사목이 교구 밑거름
구조적 변화위해 교회가 앞장서야

■ 교구장 김지석 주교

처음에는 교회 일의 연속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저 새해를 맞이하는 느낌이라고 답했다. 교구설정 40주년… 그저 그런 느낌일까.

“40은 성서에서 의미있는 숫자입니다. 이스라엘이 40년 광야 생활을 마감하고 약속의 땅으로 향했듯, 우리 교구도 40년 세월을 발판삼아 50주년의 새로움으로 도약해야합니다.”

역시 그랬다. 원주교구장 김지석 주교는 속내를 들키고 말았다. 40주년이 어디 남에게 있어 그리 쉽게 지나칠 세월이랴. 불우 어린이의 삶처럼 교구는 그동안 굉장히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왔다. 흔히 대중매체에서 어려운 이웃이 성공한 따뜻한 사연을 보듯, 원주교구 역시 그러한 느낌이다.

“올해는 교회의 어른으로 태어나는 해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교구의 초석을 다져온 분들의 역할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예전과 다르다. 이제는 어른으로서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그 역할을 묻자 김주교는 특별히 정한 것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대화의 80%는 청소년과 가정이었다.

“가정은 모든 것의 모태입니다. 주님께서도 한 가정 안에서 생활하시면서 가정의 소중함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랬다. 더 이상 가정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이 필요 없었다. 김주교는 이어 나갔다. “건전한 가정은 최근 문제시 되고 있는 청소년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모든 가정이 그러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구조가 변화해야 합니다. 청소년국을 신설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입니다. 사회구조가 미흡하다면 교회가 그들을 잡아줘야 합니다.”

교회 청소년들만이 아닌, 물질문명 속에서 가치관의 혼란을 느끼는 청소년들의 미래까지도 걱정하고 있었다.

교구 구성원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교구 설정 50주년은 주님과 일선 사목자, 그리고 교구민들이 함께 준비해나가는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일치할 수 있도록 중심 역할을 하겠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주님의 복음을 전하는데 최선을 다합시다.”

교구청 운영비 절약해 교구민 위해 사용

■기자노트/ 교구청 식구들

지난 3월 10일. 원주교구 교구장 김지석 주교의 인터뷰를 위해 교구청을 찾았다. 김주교를 만나기에 앞서 3층 교구청 사무실의 문을 열자 교구청 식구들이 밝은 웃음으로 반갑게 맞아주었다.

원주교구는 교구청 내 각 기관 사무실을 따로 두지 않고 3층에 통합 사무실을 마련해 사용하고 있다. 이는 불필요한 낭비가 새어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김주교의 특단(?)의 조치다.

이에 대해 홍보담당 김경식(베드로)씨는 “처음에는 각 기관이 따로 사무실을 두고 활동해 교구 운영비가 만만치 않았지만 통합 사무실로 개편한 후 전력비용이 크게 줄었다”며 “절약된 교구 운영비를 교구민들을 위해 사용하니 교구청 식구들도 모두 만족해한다”고 말했다.

불편하리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지만 교구청 식구들이 서로 다정하고 친근하게 지내는 모습이 마치 한 가정의 행복한 모습을 보는 듯 해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후 인터뷰를 위해 주교관으로 들어섰다. 집무실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소박한 김주교의 방. 게다가 2개의 형광등 중 1개만 켜져있었다. 기자가 소파에 앉자 그제야 불을 켜는 김주교.

대화 중 연신 교구 사제들과 교구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가난한 시골에서 교구 사제들과 수도자, 교구민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에 감사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애정이 진하게 묻어나는 김주교의 말에 이제는 포근함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이윽고 점심식사 시간. 1층 식당에 교구청 식구들이 다 모인다. 어느덧 대가족이 되어 함께 식사를 한다.

교구민을 위한 희생으로 똘똘 뭉쳐진 교구청 식구들. 마음만은 누구보다 부자인 그들의 모습에서 희망찬 교구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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