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

○질문 :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동거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들은 결혼을 전제로 하는 동거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제 마음이 무겁습니다. 게다가 동거하는 여자는 신자가 아닙니다.

아들은 원래 성당에 열심히 다녔는데 현재 동거 문제 때문에 냉담하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결혼하지 않고도 교회에서 관면혼인을 할 수 있나요. 익명(서울 은평구)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회적으로 혼인 신고가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도 관면혼인이 가능합니다. 바꿔 말씀드리면 교회는 사회에서 정식으로 결혼했다고 해도 교회법에 따른 혼인(성사혼인 또는 관면혼인)을 하지 않으면 혼인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아드님의 경우 혼인신고 여부가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걱정되는 것은 교회가 인정하지 않는 동거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아드님은 '조당' 상태입니다. 조당은 '자격 정지'를 의미합니다. 영성체뿐 아니라 교회의 모든 성사를 받을 수 없습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고해성사를 받는 일입니다. 혼인한 부부 사이가 아닌 성 관계는 간음에 해당하고 간음은 중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즉시 본당 신부님을 찾아가셔서 의논드린 후 '관면혼인'을 받으셔야 합니다.

질문하신 내용이 단편적이어서 정확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두 사람이 관면혼을 하는 데 크게 문제될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거듭 말씀드립니다만 신자들에게는 사회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회법에 따른 혼인(성사혼인 또는 관면혼인)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관면혼 때는 증인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친인척이나 친구들을 굳이 다 부를 필요는 없습니다. 관면혼 후에 사회 결혼을 다시 하실 계획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사회 결혼이야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서 할 수 없다고 해도, 관면 혼인까지 할 수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동거인이 배타적이지만 않다면 아드님이 하루 빨리 현재 동거인과 관면 혼인하도록 조처해 주시기 바랍니다.

<자문=서울대교구 교회법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