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 죽음은 원죄의 결과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원죄없이 태어난 성모님은 왜
죽으셨나요. 고 이냐시오(60) 제주.
인간본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맹자(孟子, BC 372?~BC 289?)의
성선설(性善說)과 순자(荀子, BC 298?~BC 238?)의 성악설(性惡說)을 자주 이야기하곤 한다.
하지만 가톨릭 교회의
관점에서 인간은 성선설이나 성악설로 규정지을 수 없는 존재다. 성서는 “어린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마태
18,3)이라고 말하며, 동시에 “한 사람이 죄를 지어 이 세상에 죄가 들어 왔고 죄는 또한 죽음을 불러 들였다”(로마 5,12)고
말한다.
성선설과 성악설의 입장이 동시에 개진되고 있는 셈이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지만 가톨릭에서 말하는 인간은 ‘크고
딱딱한 씨를 갖고 있는 맛있는 복숭아’에 가깝다.
하느님께서는 자유의지까지 갖춘 완벽한 존재로 인간을 창조하셨다. 하지만 인간은 그
자유의지로 죄를 지었다. 그래서 죽음이 이 세상에 들어왔다. 원죄는 아담에 의해서 인간 본래의 거룩함과 의로움을 잃은 죄의 상태가 인간
개개인에게 전해 내려오는 것, 이 죄의 상태를 의미한다. 따라서 모든 인간은 예외없이 원죄를 안고 태어난다.
하지만 성모님은
다르다. 1854년 교황 비오 9세는 주교들과 신학자들의 협의를 거쳐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는 자기의 잉태 첫 순간에 전능하신 하느님의
특별은총과 특권으로 말미암아 인류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예견된 공로에 비추어 원죄의 아무 흔적도 받지 않도록 보호되셨다”고 선포했다.
1858년 성모님은 프랑스 루르드에서 발현하셨을 때도 “나는 원죄없이 잉태 되었다” 라고 말씀하심으로써 이 선포가 참됨을 증명해
주셨다.
원죄없이 태어나신 성모님은 그래서 돌아가시지 않고 승천하셨다는 것이 교회의 신앙고백이다. 1950년 비오 12세 교황은
“원죄가 없으시고 평생 동정이신 하느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는 현세의 생활을 마친 후 영혼과 육신이 함께 하늘로 올라가 영광을 입으셨다는 것을
믿을 교리로 밝힌다”고 선언했다. 교회는 8월15성모승천 대축일에 이를 기념한다.
<자문=서울대교구
교회법연구소>
[가톨릭과 교리]/가톨릭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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