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 예수님 성화가 그려진 지난해 달력이 있습니다. 이미 쓸모가 없어졌지만 성화 때문에 차마 쓰레기통에 넣지 못하겠어요. 교황님 얼굴이
새겨진 상본도 낡아서 헤어졌는데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못쓰게 된 성화 달력이나 상본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백소연(24,
레지나) 서울 광진구 자양동.
김상경 추상미 예지원이 주연한 영화 ‘생활의 발견’을 잠시 들여다보자. 김상경이 기차 안에서 예지원을
사진을 꺼내 보고 있다. 그 때 한 남자가 다가와 “미인이십니다”라고 말한다.
그러자 김상경은 그 남자에게 예지원의 사진을
건네주고는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김상경은 그 기차 안에서 우연히 추상미를 만나게 된다.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김상경이
예지원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바로 사진 때문이다.
누구도 사랑하는 연인의 사진을 얼굴도 모르는 다른
사람에게 선뜻 주지 않는다. 부모나 애인, 가족 또는 추억이 깃든 사진은 누구나 소중히 간직한다. 신자들이 성화나 상본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그러면 이미 소용없게 된 지난해 달력에 그려진 성화나 낡아서 못쓰게 된 상본은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우리가 사진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쉽게 대답이 나온다. 사진 정리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버리게 되는 사진들이
있다. 이 경우 아무렇게나 쓰레기 통에 버리는 사람은 거의 없다. 곱게 찢어서 버리거나 혹은 태워서 없애 버린다.
성화나 상본도
같은 방법으로 처리하면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불에 살라 태우는 것이다. 아니면 칼이나 가위 등으로 잘게 잘라서 버려도 괜찮다.
물론 할 수 있다면 잘 보관하면 좋겠지만 이렇게 없애 버린다고 해서 결코 죄가 되는 것은 아니며 부담을 느낄 필요도 없다.
[가톨릭과 교리]/가톨릭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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