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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내 삶의 거미줄

by 세포네 2005. 6. 4.

거미로 하여금 저 거미줄을 만들게 하는 힘은 그리움이다 거미로 하여금 거미줄을 몸 밖 바람의 갈피 속으로 내밀게 하는 힘은 이미 기다림을 넘어선 미움이다 하지만 그 증오는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이어서 고요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팽팽하지 않은 기다림은 벌써 그 기다림에 진 것, 져버리고 만 것 터질 듯한 적막이다 나는 너를 잘 알고 있다 -이문재의 詩<거미줄> 거미줄처럼...짜여진 일상, 시간의 거미줄에 걸린 우리들, 아무리 발버둥쳐도...그 거미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우리는 잘 압니다. 거미가, 거미줄을 만드는 힘이 그리움인 것처럼 지치지 않고 삶의 거미줄을 엮어내는 당신의 힘은 무엇인가요? 잠시, 거미줄의 일상에서 벗어나 떠났다 왔습니다. 팽팽한 시간의 견딤을 훌쩍 털어내고 싶었습니다. 터질 듯한 적막에서 한꺼풀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낯선 시골길에서 본 누런 보리밭과 물댄 논의 모내기 풍경과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개망초꽃이 유월의 아름다운 무늬였습니다. 낯선 바다 끝에서 안개 속의 수평선을 바라보던 아득함에 현기증과 희열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풍경 하나 하나가 한 편의 詩였습니다. 잠시 벗어둔 내 삶의 거미줄이, 고요하게....유월의 허공에 걸려있네요. 내가 벗어두고 간 투명한 집 한 채... 가만히 헝클어지지 않도록 조심조심...다시 입습니다. 그리웠던 내 삶의 창을 활짝 열어젖힙니다. 유월의 찬란한 햇살과 초록바람이 드나들 수 있도록... -박선희 시인의 <아름다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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