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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실]/교향곡 100선

교향곡 100선 [32] 슈만 / 교향곡 1번 '봄'

by 세포네 2023. 7. 29.
 

       Schumann, Symphony No.1 Op.38 "Spring"
            슈만 교향곡 1번 '봄'
             Robert Schumann 1810-1856
        



 1840년 로베르트 슈만은 나이 서른이 되어 천신만고(한때 피아노 스승이었던 장인의 결혼 반대) 끝에 법정 소송까지 불사하여 클라라와의 결혼에 성공하고 이는 자신의 작곡 인생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이 되는데 두해에 걸쳐 가곡과 교향곡의 절반을 작곡하게 됩니다. 슈만이 1832년 손가락을 다쳐 그 이후 작곡과 평론에 전념하게 되었지만 대부분 피아노 독주를 위한 소품이나 소나타에 치중하여 작곡을 해왔던 것에 비하면 이와 같은 창작력의 엄청난 분출은 당시 자신에게 가장 큰 고통이었던 장애물이 제거되어 결혼에 성공했다는 행복이 그 원천이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좀처럼 착수하지 못하고 오랫동안 머뭇거렸던 교향곡에도 본격적으로 손을 대어 그 결과 1841년 3월 슈만의 교향곡 1번 '봄'(Spring, B장조)이 친구인 멘델스존의 지휘와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관현악단의 연주로 초연되고 큰 호평을 받게 됩니다.  물론 신혼의 행복을 만끽하고 있는 슈만과 그의 아내 클라라도 참석하여 감격에 젖었으리라는 것은 당연했겠죠. 슈만의 일기에 의하면 1841년 1월 23~26일 나흘 사이에 경이로울 정도의 속도로 교향곡 전체 스케치가 완료되었다고 명시되어 있는 것을 보면 역시 가족의 행복과 평화로움이 인간에게는 목표이자 힘의 원천이라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여러분께도 어느새 우리 주위에 머물며 포근하게 감싸주고 있는 ‘봄’이 빨리 느껴지고 즐길 수 있는 행복한 나날이 찾아오기를 바라며...

작곡가 슈만, 음악으로 봄을 노래하다
1악장 : 안단테 운 코포 마에스토소-알레그로 몰토 비바체
‘안단테 운 포코 마에스토소’(안단테로 조금 장엄하게)로 지정된 B플랫 장조 4/4박자 도입부는 두 대의 호른과 트럼펫이 나란히 연주하는 팡파르로 시작한다. 주부의 1주제와도 연관이 있는 이 악상은 총주로 다시 한 번 반복되며, 이후 점차 템포가 빨라져 주부로 들어간다. ‘알레그로 몰토 비바체’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 경우 ‘비바체’는 템포 지정이라기보다는 그냥 ‘활기차게’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즉 ‘알레그로로 매우 활기차게’가 된다. 제시부는 현악기 중심으로 연주되며 기교면에서 다소 까다로우면서 상쾌한 느낌을 주는 1주제와 함께 시작한다. 곧이어 등장하는 2주제는 목관 위주이며 서정적이고 느긋한 표정을 띠고 있어 좋은 대비를 이룬다. 발전부는 1주제를 구성하는 각 동기가 각자 다채롭게 발전하면서 진행된다. 주의할 점은 서주 팡파르의 재현은 엄밀히 말해 재현부의 첫머리가 아니라 발전부의 마지막 부분에 해당한다는 사실이다. 이어 재현부를 거친 다음 코다로 이어져 도입부 음형을 약간 변형한 악구와 더불어 마무리된다.
 
2악장 : 라르게토 E플랫 장조 3/8박자.
3부 형식인데 실질적으로는 단일 주제가 지배하고 있다. 독특한 당김음을 지닌 이 주제는 매우 온화한 느낌을 주며, 1악장 1주제와도 관련이 있다. 1바이올린이 옥타브로 주요 주제를 연주한 다음 경과구(중간에 B플랫장조로 조바꿈한다)를 거쳐 다시 원조로 복귀한다. 코다에서는 트롬본이 3악장을 암시하는 악구를 연주하면서 G단조로 바뀌고 쉼 없이 3악장으로 곧바로 이어진다.


3악장 : 몰토 비바체 D단조 3/4박자.
두 개의 트리오를 지닌 스케르초이다. 현이 주요 주제를 거칠게 연주하는 스케르초 섹션에 이어 등장하는 1트리오는 D장조 2/4박자이며, 다시 스케르초 섹션을 거쳐 2트리오(B플랫장조 3/4박자)로 접어든다. 세 번째 스케르초 섹션은 단순히 원래 스케르초를 반복하지 않고 새로 작곡된 것으로, 주요 주제가 한 번 나타난 뒤 코다로 이어진다. 코다는 D장조로 1트리오를 회상한 뒤 끝난다.


4악장 : 알레그로 아니마토 에 그라치오소 B플랫 장조 2/2박자.
짧은 서주 후 소타나 형식으로 되어 있는 주부로 들어간다. ‘알레그로 아니마토 에 그라치오소’는 ‘알레그로로 생기 있고 우아하게’라는 뜻이다. 서주의 상승하는 음형은 2주제부와 발전부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주부는 1바이올린이 연주하는 나긋나긋하고도 낙천적인 1주제로 시작된다. 2주제는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전반부는 슈만의 피아노곡 <크라이슬레리아나>의 마지막 곡 주제와 동일하며, 후반부는 서주부 음형을 차용하고 있다. 2주제가 D단조로 되풀이된 후 1주제가 재등장하고, 2주제 후반부 음형이 전개되면서 제시부가 끝난다. 이것이 한 번 되풀이된 다음 발전부로 넘어간다. 비교적 짧은 발전부에 이은 재현부는 제시부와 비슷하게 진행되지만 2주제는 C단조와 G단조로 두 번 연주된다. 힘찬 코다와 함께 전곡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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