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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 소식들

[통계로 보는 한국교회] (2)- 위기의 주일학교

by 세포네 2014.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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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학교 학생 수 20년째 지속 감소
 


  주일학교가 위기를 맞고 있다. 1995년 27만 2000여 명에 달했던 한국교회 초ㆍ중고등부 주일학교 학생은 2005년 23만 1000여 명으로 15% 감소했다. 2013년 15만 6275명으로 1995년에 비해 42%, 2005년에 비해 32% 줄었다. 특히 초등부는 9만 8000여 명으로 주일학교 학생 수를 집계한 1994년 이후 처음으로 10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

 

 주일학교 교사 수는 1995년 1만 5100명에서 2005년 1만 7900여 명으로 증가했다. 2011년 이후에는 1만 7000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학생은 줄어들고, 교사는 늘어나면서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1995년 18명에서 2013년 9명으로 떨어졌다.

 주일학교 학생 수가 줄어드는 이유는 청소년 신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들 뿐 아니라 주일학교에 등록하는 청소년 비율도 계속 낮아기기 때문이다. 2013년 말 주일학교 등록률은 초등부가 60.2%, 중등부 29.4%, 고등부가 15.4%에 그치고 있다.

 대상자 43만여 명 중 15만 6000여 명만이 주일학교에 등록한 것이다. 전체 신자 학생 중 주일학교에 꾸준히 출석하는 비율은 초등부 30%, 중고등부 10%에 불과한 상황이다.

 주일학교 학생 수가 감소하는 가장 큰 원인은 저출산이다. 낮은 출산율로 사회 전체에 청소년 숫자가 줄어들면서 주일학교 학생 수도 감소하는 것이다. 자녀에게 신앙을 물려주지 않는 부모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장 양장욱 신부는 "자녀들에게 신앙을 전수하는 것이 신앙인으로서 의무이자 권리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훗날 자녀에게 신앙 선택권을 주려고 하는 부모들이 많아졌다"면서 "자녀가 태어나도 유아 영세를 시키지 않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2013년 유아영세자 수는 2만 5589명으로, 전체 신자 수가 321만여 명이었던 1993년 유아영세자 수(4만 3244명)의 60% 수준이다. 20년 동안 신자 수는 70%(223만여 명) 증가했지만 유아영세자 수는 40% 넘게 줄어든 것이다. 한국교회 주일미사 참례율 평균(21.2%)의 1/3 수준인 청년 주일미사 참례율도 유아영세자 수 감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냉담 중인 청년이 자녀를 영세시킬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청소년사목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일학교 시스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의무교육'인 주일학교를 외면하는 청소년과 부모들이 많아지면서 주일학교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다른 대안을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주교회의 청소년위원회 정준교(스테파노) 위원은 "청소년 소공동체, 스카우트 활동 등으로 주일학교 교육을 대체해 성과를 거두고 있는 본당들이 있다"면서 "주일학교 제도도 장점이 많지만 주일학교가 붕괴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다른 사목방법도 실험적으로 도입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은 또 "신앙생활을 꾸준히 하는 청소년은 전체 신자 청소년의 10%에 불과한데, 교회는 그들에게만 사목적 역량과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신앙생활을 멀리하고 있는 청소년과 교회 밖 청소년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일학교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에만 관심을 갖기보다는 현재 등록된 학생들을 주일학교로 이끄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양 신부는 "통계를 보면 서울대교구 한 본당에 평균 150명이 주일학교에 등록돼 있다"면서 "그 아이들 중 절반만 주일학교에 꾸준히 나온다고 해도 지금보다 성당에 청소년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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