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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나 오늘 여기에서 / 신 영

by 세포네 2010. 10. 15.

     

 

 

 

 


           
          나 오늘 여기에서

                                
                                       / 신 영



          한낮
          내리쬐는 태양빛은
          높이 솟은 나뭇가지 끝에 머물러 선다


          금방이라도 꽃이 될 듯
          나뭇잎들이 붉은 웃음을 만든다


          오늘도 그렇게 붉어가고 있다
          숲의 나무들은

          하늘 닿은 가지 끝부터
          물들어 가는데
          나는 어떤 모습으로
          나를 물들이고 있는 것일까


          오늘도 내 가슴은 불이어라
          이 뜨거움으로 내 가슴속 나뭇잎만
          물들일 수는 없다


          그래 나무가 불타서 숯이 되고
          그 숯이 오랜 세월 열 받으면
          보석도 된다지
          오늘 나도 숯이 되고
          먼 훗날 나를 비추는 빛이 될 수 있다면
          나 오늘 여기에서
          나를 태워 숯이 되리라



                 2003년 가을을 맞으며...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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