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능소화 편지 / 이향아

by 세포네 2010. 7. 22.

 

 

 

 

 

          능소화 편지

           

                        /  이향아

           


          등잔불 켜지듯이
          능소화는 피고
          꽃지는 그늘에서
          꽃 빛깔이 고와서
          울던 친구는 가고 없다.

           

          우기지 말 것을,

           

          싸웠어도 내가
          먼저 말을 걸 것을
          여름이 익어갈수록 후회가 깊어
          장마 빗소리는
          능소화 울타리 아래
          연기처럼 자욱하다.

           

          텃밭의 상추 아욱
          녹아 버리고
          떨어진 꽃 빛깔도
          희미해지겠구나.
          탈없이 살고 있는지 몰라,

           

          여름 그늘 울울한데 
          능소화 필 때마다
          어김없이 그는 오고
          흘러가면 그뿐
          돌아오지 않는단 말,

           

          강물이야 그러겠지,
          나는 믿지 않는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