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따라 다녀오면
/ 신 영
세상 사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엄마 곁을 떠나서 알게 되었지
따듯한 그 사랑의
손길을 떠나와서야
뒤늦게 알게 된 또 하나의 세상
응석 부리던 어리광이
얼마나 어리석고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부모의 품을 떠나와서야 알게 되었지
내 아버지 품에서만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남편의 자상한 마음도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도
내 어머니 보고픈 마음을
내 아버지 그리운 마음을 대신하지 못하지
몸이 아프고
마음이 아픈 날에는
더욱 그리운 이름
엄마 하고 불러보는 날에는
아버지 하고 불러보는 날에는
더욱이
보고픔을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가끔 하늘 길을 따라
다녀오는 날에는
또 다른 세상을 만나지
보스턴 하늘을 출발해서
뉴욕 하늘을 돌아
서울의 화곡동 하늘과
경기도 연천 작은 마을의
하늘을 돌고 오지
유년의 뜰에 서면
그리운 고향 하늘
엄마의 품을 처음 떠나
지냈던 화곡동 하늘
더 멀리 떠나왔던
푸른 나이의 뉴욕의 하늘
남편을 만나 살고 있는
고향 같은 보스턴 하늘
하늘이 파랗고 흰 구름 두둥실 오가면
마음을 챙겨 들고 하늘길 여행을 다녀오지
비가 오고
눈이 오늘 날에도...
가끔 비를 타고 눈을 따라
하늘길 여행을.
가슴이 먹먹해진 날에
보고픔이 밀려드는 날에
그리움이 차오르는 날에는
생각을 접고 하늘길 날개를 펴 다녀오지
하늘길 따라 다녀오는 날에는
마음의 평안을 얻고
세상의 욕심을
조금씩 내려놓는 연습을 하지
내 마음의 욕심도
남편에 대한 욕심도
아이들에 대한 욕심도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내려놓는 연습을 하지
07/23/2010.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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