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씀
"저는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순한 어린 양 같았습니다." (예레 11. 19)
묵상
알바니아 예수회 소속의 안톤 룰릭 신부는,
사제서품을 받은 직후 공산독재치하의 감옥과 노동수용소에서
각각 17년간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는 서품을 받은 해,
추운 산골마을의 비좁고 더러운 화장실에서
강제로 인분 위에 앉아 있어야만 했다.
다음 해 성턴절 밤에는 다른 화장실로 끌려가
옷이 벗겨진 채로 밧줄에 묶여 천장에 매달렸다.
그는 혹독한 고통과 냉기에
심장이 곧 멈출 것만 같았고 울움이 터져나왔다.
그러자 고문자들은 신부를 다시 마구 구타하기 시작했다.
바로 그날 밤 신부는 그 더럽고 혹독한 곳에서
예수님의 강생과 십자가의 의미를 깨달았다.
그 고통 안에서 힘을 주시는 예수님과 함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79세 때, 룰릭 신부는 드디어 석방되었고
길에서 우연히 고문자 중 한 명과 마주쳤다.
신부는 곧장 그에게로 다가가 진심으로 그를 껴안았다.
인간적으로 보면 사제로서의 거의
모든 것을 빼앗아버린 고문자였지만
그 어떤 미움도 느끼지 않았던 것이다.
사제 서품 50주년을 맞이한 그는 이렇게 증언한다.
"사제는 무엇보다 사랑하는 것을 배운 사람입니다.
그는 오잊 예수님을 사랑하기 위해 사는 사람이며,
그러므로 예수님을 위해, 사람들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모든 상황에서,
예수님에 대한 사랑으로, 그들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제는 그의 삶을 바치고
예수님과 사람들을 위해 그의 생명을 내어줍니다."
(차동엽 "통하는 기도" 참조)
실천
주님께 온 마음을 다하여 순명하는 하루를 보냅시다.
가슴으로 바치는 기도
저는 당신의 것
저는 당신을 위해 났으니
저를 무엇에 쓰시겠습니까?
지존하신 엄위시요,
영원하신 지혜,
제 영혼 위에 베푸시는 당신의 은혜,
하느님, 지극히 높으시고 유일한 존재시여,
자비로우신 하느님,
"주님, 저를 어디에 쓰시렵니까?"라는 말로
오늘 당신의 사랑을 선언하는 존재가
얼마나 천한지 보십시오.
저는 당신의 것,
당신이 저를 내셨으니,
저를 속죄하셨으니 저는 당신의 것입니다.
저를 견뎌 내시니 저는 당신의 것,
당신이 저를 부르셨으니 저는 당신의 것,
저를 기다리셨으니 저는 당신의 것,
저는 없어지지 않았으니 저는 당신의 것,
저를 무엇에 쓰시렵니까?
- 아빌라의 성녀 데레사, '하느님의 수중에' -
사순묵상2009
"광야에 내린 말씀이슬" 중에서 / 미래사목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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