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당신을 보내듯 가을을 보내지만 / 이 채

by 세포네 2008. 11. 18.

 

 


          당신을 보내듯 가을을 보내지만

           

                                                     /  이 채  

           

           

          당신을 보내듯
          가을을 보내지만
          멈춘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당신이 그 많은 그리움을 남겼듯이
          계절은 무수한 열매를 남기고
          이제 긴긴 잠이 든 당신안에서
          밤마다 꽃씨를 닮은
          고요한 가슴앓이를 할 것입니다

           

          떠나도 결코 버려진 시간은 아니고
          또한 잊혀질 어울림도 아니어서


          바람이 돌아오고
          햇살이 계곡의 물을 녹이면
          꽃은 다시 피고 잎은 따라 싱그럽고


          그 안에 새 한마리
          휘파람 불며 불며
          그리운 당신품으로 돌아 올 것입니다

           

          내 꽃이 아름답고
          당신의 잎이 싱그러운
          더없이 찬란한 사랑을 위해
          이제 모두 제자리로 돌아 갈 뿐입니다


          동면의 시간에도
          죽지 않고 살아 숨쉬는 것은
          죽은 듯 나무에도
          시절이 오면 꽃이 피기 때문이라
          못내 깊고도 은밀한 그리움을 앓겠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