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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가을이 오면 그대에게 가렵니다

by 세포네 2008. 9. 2.

 

 


가을이 오면 그대에게 가렵니다

                                                     ... 정일근  

 

          가을이 오면 기차를 타고
          그대에게 가렵니다
          낡고 오래된 기차를 타고 천천히
          그러나 잎속에 스미는 
          가을의 향기처럼 연연하게
          그대에게 가렵니다
          차창으로 무심한 세상은 
          다가왔다 사라지고
          그 간이역에 
          누구 한 사람 나와 기다려 주지 않는다해도
          기차 표 손에 꼭 잡고 그대에게 가렵니다
          그대가 기다리는 간이역이 
          이미 지나쳤는지는 몰라도
          그대 이미 저를 잊어버렸는지 몰라도
          덜컹거리는 완행기차를 타고 
          그대에게 가렵니다
          가을이 나뭇닢 하나를 
          모두 물들이는 무게와 속도로
          그대에게 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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