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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바람에게 부치는 편지

by 세포네 2008. 9. 3.



바람에게 부치는 편지 

                                        글 / 전중현

 

 

          잔잔한 강가
          살며시 불어 잔물결 만들고
          단잠들은 여인의 속눈썹 간질이며
          살며시 내려앉듯 말듯
          머무르지 않는
          너는
          바람

           

          봄비처럼 감미롭고
          촉촉히 적셔오면 알 수 없는 기분에
          나른함도 즐길듯한 너의 미소는
          휘젓는듯한 표현의 그림속에 살아나곤 하지

           

          지금도 그바다
          파도는 여전하고
          묻어오는 봄의 향연에 몽롱한듯
          취해버린 여인의 눈까풀을 동반한 바다를
          기억해내고 젖어버린 것은 아니지

           

          사랑
          그리움
          이별
          아픔
          증오 까지도
          사랑한 바다를
          너는 기억하니

           

          그런거야
          어느 한 쪽은 시린 가슴 안고
          돌아서서 피눈물 흘릴 때
          어느 한 쪽 시간지나 깨닫지만
          그 쪽만 바라본체 걸음을 옮기지 못하는 것이
          진정 사랑이야

           

          바다가 싱그러운 해풍을 감싸안고
          네곁에 오면 살며시 미소지으렴
          사랑은 그런거라고
          머무르지 못하면서
          흔적만 남기는거라고

           

          그 흔적 두고두고
          통증이고
          저림이지만
          아무도 모르는 비밀 같은 이야기라고..
          바람에게 부치는 편지 같은 이야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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