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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나를 위로하는 날 / 이해인

by 세포네 2008. 2. 24.

 

 

 


나를 위로하는 날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큰일 아닌데도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볼 때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 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잘하면 되잖아

          조금은 계면쩍지만
          내가 나를 위로하며
          조용히
          거울 앞에 설 때가 있네

          내가 나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너그러워지는
          동그란 마음
          활짝 웃어주는 마음

          남에게 주기 전에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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