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수도원 문을 열고 세상 속으로"
한국 수도회, 성소 홍보에 팔을 걷어붙이다
성소 부족난을 겪고 있는 수도회들이 성소 홍보와 발굴에 팔을 걷어붙였다.
수도회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한국방송(KBS)의 수도회 관련 프로그램 '천국보다 긴 계단' 촬영에 적극 협조하고, 예비신자들의 수도원 신앙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 수도원 문을 열다
오는 성탄절에 즈음해 'KBS 스페셜'(1TV)을 통해 방영될 '천국보다 긴 계단'은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수도자의 삶을 보여주는 특집 프로그램. 지난 봄부터 촬영에 들어간 이 프로그램은 내면적 삶을 지향하는 특성상 공공연히 노출되는 것을 꺼려하던 수도회들이 먼저 방송사측에 아이디어를 제공해 제작 결정을 끌어냈다.
▲ KBS 스페셜 '천국보다 긴 계단' 제작팀이 늦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수도원 정원에서 한 수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수도회들은 다양한 아이디어 제공은 물론 수도자의 장례미사와 내부 생활공간까지 공개하며 촬영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닫혀있던 수도원 문을 수도자들이 스스로 열어 준 것에 고무된 제작진은 프로그램에 '120년 만의 공개, 한국의 수도원'이란 부제를 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수도회ㆍ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는 프로그램 방영 후 촬영 필름을 넘겨받아 예비신자와 청소년용 DVD 교재를 만들어 본당에 보급할 계획이다.
#신자들과 만남 접촉 기회 늘려
수도회들은 또 예비신자들이 수도자들과 기도와 노동을 함께 하면서 신앙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주 목적은 예비신자들의 영적 성장을 돕는 것이지만 상호 접촉과 만남을 통해 성소 홍보에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앙체험이 가능한 수도원 및 프로그램 안내책자는 내년초에 발행돼 전국 본당에 무료로 배포된다.
남자수도회ㆍ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사무국장 박재찬(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신부는 "이런 노력의 첫째 목적은 물질주의와 이기주의에 신음하는 현대인들과 우리 영성을 나누면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따르며 행복하게 사는 수도자들과 자주 접촉하다보면 성소자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상협의회가 8일 총회에서 성소개발 연구팀 발족을 결정한 것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성소 담당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수도 성소에 대한 인식을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수도 성소, 특히 남자 수도 성소가 심각하게 줄고 있는 데 대한 자구책이다.
한국교회 남자 수도회와 사도생활단 회원 총수는 1444명(단체 수는 46개)이지만 수련자 수는 100명 안팎 수준이다. 교구 사제를 지망하는 대신학생 수 1380명, 여자수도회 수련자 수 450여 명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난다(2006년 한국천주교회 통계 기준). 일부 작은 수도회는 최근 몇 년간 지원자가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아 존속에 위협을 느끼는 실정이다.
#교구와 본당 사목자들 협조 뒷받침돼야
수도자들은 이 같은 자구 노력과 아울러 교구와 본당의 협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한다. 교회가 교구와 본당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수도회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이 때문에 '성소의 텃밭'인 본당과의 접촉 통로가 막혀있다는 것이다.
한 수사는 "일부 신자들은 교구 신부가 될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이 수사가 되는 줄로 알고 있을 만큼 수도생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신자들과 만날 기회가 많아지면 성소 부족난은 한결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수사는 "남자 성소는 보좌신부들이 '싹쓸이'하는 실정"이라며 본당 사목자들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성소를 식별 중인 젊은이들은 대개 보좌신부를 만나 상담하는데, 보좌신부들이 수도 성소를 갖고 있는 젊은이들까지 자신과 같은 교구 사제가 되길 권유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교회는 양적성장에 따른 후유증, 특히 영적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며 "수도회들이 더 활발히 영적 봉사에 나설 수 있도록 수도 성소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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