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여행이야기

[그 섬에 가고 싶다] 창조의 아름다움 간직한 '백령도'

by 세포네 2007. 7. 15.
728x90

창조의 아름다움 간직한 '백령도'


발닿는 곳곳에 자연의 축복 넘치네

교통체증도 없다. 찌는 듯한 열기, 매연과도 잠시 이별. 푸르른 바다와 시원한 바람이 온종일 동행할 뿐이다. 바로 ‘섬’을 향한 여정의 시작이다.

서해 최북단, 인천에서는 228km 거리지만 북한의 황해도 장연군과는 10km 거리에 위치한 섬 ‘백령도’는 그야말로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흔히 실향민들의 제2의 고향 또는 유명 효도관광지 정도로만 알려진 점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곳에는 뭍에도, 또다른 섬에도 볼 수 없는 것이 있다. 모래도 돌도 꽃도 나무도 하늘 위 새도, 물속 동물도 각각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희귀한 창조물들이다. 피서지로서 뿐 아니라 자녀들의 최고 생태학습지로 그만이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출발한 배는 백령도 용기포항에 닻을 내린다. 이곳에서 곧바로 등대해안을 돌아볼 수 있다. 이후 발걸음은 대개 망설임이 없이 연화리 두무진에 가 닿는다. 금강산의 해금강을 옮겨놓은 듯 하다고 해서 ‘서해 해금강’으로 불리는 곳. 50여m 높이의 기암괴석이 4km 이상 이어진다. 수천만년 세월 파도에 깎인 독특한 형상의 바위들도 즐비하다. 선대암, 용트림·코끼리·말·형제·장군·병풍·촛대바위….

용기포항에서 4km 가량 거리에 위치한 남포리 콩돌해안은 규암이 깎여 만들어진 콩알 크기의 자갈로 그득하다. 맨발로 지압효과를 누리기에 그만이다. 이 자갈들은 천연기념물이므로 그 모습에 반해 한웅큼 쥐어올 생각일랑 결코 하지말자.

비행기가 내려앉을 만큼 단단한 천연비행장으로 유명한 사곶해변으로 이동해보자. 천연기념물인 이 해변은 지금은 드라이브 코스로 각광받는다. 또 누구든 바지락을 줍는 기쁨도 덤으로 누릴 수 있다. 이 해변 끄트머리까지 내려갔다면 역시나 천연기념물인 감람암포획현무암분포지 바위틈에서 퐁퐁 솟는 차가운 암반수 샘물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심청전’에 등장하는 실제 인당수가 바라다 보이는 곳도 백령도다. 면소재지에 있는 심청각에서는 북한의 장산곶을 가장 잘 볼 수 있다. 또 백령도 곳곳에 자리잡은 야트막한 산에는 등산로가 다양하게 조성돼 산책삼아 나서기도 좋다.

평화로운 농촌과 산촌, 어촌의 풍경을 한꺼번에 품고 있는 백령도. 이곳에서는 일몰과 일출 또한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축복이 주어진다.

특히 백령본당을 통하면 성당 관리장 김남석(안토니오)씨의 백령도 탐방 특별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백령도 토박이인 김씨는 섬의 볼거리와 먹거리, 역사와 삶은 물론 사진작가들이 탐내는 숨겨진 비경까지 한꺼번에 꿰고 있는 백령도 전문가이다.

선교사들의 '바닷길 나들목'

1839년, 박해 과정에서 조선으로 들어오는 선교사들의 밀입국 육지길이 탄로났다. 김대건 신부가 육지길 대신 선택한 바닷길의 입국 거점은 바로 백령도. 1846년 김신부는 앞으로 선교사들은 백령도를 통해 입국하라는 서한을 중국선원에게 전달한 후 관헌에게 체포됐다. 이로 인해 김신부는 순교했지만, 백령도를 통해 리델.뮈텔주교를 비롯한 17명의 프랑스 선교사들이 들어왔고, 그중 6명이 103위 순교성인에 포함됐다.

이렇듯 백령도는 한국교회 시작과 깊은 인연을 맺은 교회사 현장이다. 특히 선교 초기에는 이곳을 통해 선교사들이 들어왔지만, 앞으로는 도리어 중국과 북한 등을 향한 북방선교를 뻗쳐낼 거점으로도 눈여겨볼 곳이다.

이곳 섬사람들의 신앙 구심점은 50여 년 역사를 바라보는 백령본당(주임 김대선 신부)이다. 지난 1959년 설립된 본당은 백령도 내 병원과 고아원, 양로원, 유치원 등을 운영하며 주민들의 일상 곳곳에서 따뜻한 손길을 펼쳐왔다. 한때 섬의 복음화율은 95%를 훌쩍 넘겼었다. 현재도 주민의 25% 가량이 천주교신자이다. 총 12개 마을에는 10개의 공소가 자리잡고 있다.

■ 교통·먹거리

인천 연안부두에서 4시간여 거리. 3종의 쾌속선이 하루 1회씩 왕복한다.

콩돌해변에서 맛보는 자연산 홍합탕과 백령도 특산 메밀냉면, 메밀칼국수, 묵은지와 굴, 홍합만으로 맛을 낸 짠지떡을 맛보지 않으면 후회할 듯. 특히 저렴한 가격, 푸짐한 양, 자연 그대로의 담백한 맛에 세 번 놀란다.

■ 머물 곳과 미사시간

백령성당은 쾌속선이 오가는 용기포항에서 5분 거리에 위치. 북한 장산곶과 하늬바다 풍광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마당에 자리잡은 성당 교육관의 1박 비용은 1만원으로 저렴하다. 신자 및 공소 민박 주선도 가능. 단 현재 본당에서 주관하는 순회피정 혹은 관광 프로그램은 없으니, 비정상적이 광고로 인한 피해에 주의하자. 주일미사는 오전 6시와 11시, 토요특전미사는 오후 4시와 8시에 봉헌된다.

※문의 032-836-1221

사진설명
▶백령도의 명물로 가장 잘 알려진 천연기념물 사곶해변.
▶백령도에 하나 뿐인 인천교구 백령성당.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