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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 소식들

"하느님, 모든 아픈 이들을 위로하소서"

by 세포네 2007. 2. 19.

한국 첫 개최 세계 병자의 날 장엄미사서 간구...
사흘일정 성황 속 마무리

(사진설명)
교황특사 바라간 추기경(제대 앞줄 왼쪽에서 네번째)과 정진석(다섯번째) 추기경을 비롯한

주교 및 사제들이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제15차 세계 병자의 날' 장엄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이 병자를 죄에서 해방시키고 구원해 주시며, 자비로이 그 병고도 가볍게 해 주소서."

 11일 제15차 세계 병자의 날 장엄미사가 거행된 서울 장충체육관. 강론이 끝나자 제대 아래로 내려간 교황특사 하비에르 로사노 바라간(교황청 보건사목평의회 의장) 추기경과 정진석(서울대교구장) 추기경은 횔체어에 앉아 있는 병자에게 다가가 이마에 기름을 바르며 하느님 품에서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해지기를 빌었다. 병자성사를 받은 병자 눈에서는 뜨거운 감격의 눈물이 흘러 내렸다. 발디딜 틈 없이 체육관을 가득 메운 6000여명의 참석자들은 병으로 고통받는 모든 이들에게 하느님의 위로와 평화가 함께 하기를 간구했다.

 9일 명동성당 개막미사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 제15차 세계병자의 날은 사흘에 걸친 행사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이날 장엄미사와 병자성사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바라간 추기경이 주례하고 정진석ㆍ김수환 추기경, 장익(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ㆍ유흥식(제15차 세계 병자의 날 대회장) 주교, 최영식(가톨릭중앙의료원 원장) 신부 등 주교단과 사제단 80여명이 공동 집전한 이날 미사는 '난치병 환자들을 위한 영성적 사목적 돌봄'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를 마무리하며 생명의 고귀함을 다시 한번 드높이고 병자들에 대한 영적 보살핌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자리가 됐다. 이날 미사에서는 700여명의 병자들이 주교와 사제들에게 병자성사를 받았으며, 참례자 모두 전대사를 통해 죄에 따른 벌을 사면받는 기쁨을 맛보았다.

 바라간 추기경은 미사 강론을 통해 "현대 문화는 생명 자체를 옹호하기보다는 건강하고 흠 없는 생명만을 중시하고 있다"며 "이같은 문화가 역설적으로 낙태와 안락사 등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들을 부추기고 있다"며 죽음의 문화를 비판했다.

 바라간 추기경은 이어 "그리스도인에게 질병과 행복은 공존할 수 있는 것으로,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의 기쁨에 이르리라는 확신을 가질 때 어떤 고통 속에서도 우리 영혼을 하느님께 의탁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믿음과 희망은 질병, 특별히 난치병을 앓는 그리스도인에게 평온함과 기쁨을 선사한다"고 강조했다. 바라간 추기경은 끝으로 성모 마리아께서 모든 난치병 환자들을 보살펴 주시고, 주님만이 주실 수 있는 빛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해 전구해 주시기를 청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92년에 제정한 '세계 병자의 날'은 병자와 그들을 위해 일하는 기관과 수도회, 의료 종사자 등을 위한 날로, 1993년 성모 마리아가 발현한 루르드에서 첫 행사를 가진 이래 매년 각 대륙을 순회하며 발현일인 2월 11일에 기념 행사를 열고 있다. 서울에서 개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학술의 날(9일) 사목의 날(10일) 전례의 날(11일)을 소주제로 열린 서울 행사는 바라간 추기경 기조연설과 학술 세미나, 보건사목 종사자와 만남, 의료기관 방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으며, 한국교회 의료사목이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한편 평화방송TV는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는 병자들이 행사에 함께 할 수 있도록 개막미사와 개회식, 장엄미사를 생중계하는 한편 '청소년과 함께 하는 세계 병자의 날'을 녹화 방송했다.

[특별취재반]
이연숙ㆍ전대식ㆍ남정률ㆍ리길재ㆍ서영호ㆍ백영민ㆍ박수정ㆍ김민경ㆍ이지혜ㆍ이힘 기자

평화신문 기자   pb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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