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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성경 속 인물20

(8) 적극적인 여성, 레베카 요한 게오르그 플라체르 ‘우물가의 레베카’ ‘부모의 편애(偏愛), 가족 간 소송 하루 7건’. 우리 사회의 불편한 민낯이 드러난 느낌이 들었다. 기사는 사망한 아버지의 재산 상속을 장남에게만 주려는 어머니를 상대로 딸 3명이 부당하다며 낸 소송의 내용이었다. 몇 년 동안의 소송 끝에 딸들이 승소했지만 결국 모녀관계는 파탄이 났다. 우리나라는 예전에 남아선호사상과 장자 상속이 당연시되던 문화가 있었다. 아들 중심으로 교육이나 지원이 자연스러웠고, 딸들은 오히려 오빠나 동생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위해서 학교도 포기하고 대도시의 공장에서 노동을 했다. 자식에 대한 편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성경 속 인물이 이사악의 아내 레베카이다. 아브라함은 나이가 들자 이사악의 짝을 찾아주려고 마음을 먹었다. 아브라함은 .. 2024. 2. 18.
(7) 이사악의 깊고 깊은 마음의 상처 조반니 도메니코 티에폴로 ‘이사악의 희생’ 예전의 본당에서 형제님들 구역모임이 있었다. 형제님들 모임은 보통 저녁에 간단한 식사와 함께 주(酒)님(?) 한잔 마시면서 자유롭게 생활나눔을 했다. 모임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무렵 나이가 가장 많은 형제님이 자신의 깊은 속내를 이야기했다. “저는 배우지도 못하고 시골에서 올라와 막일부터 안 한 일 없이 갖은 고생을 하면서 성실하게 일했어요. 결혼도 혼기를 놓쳐 늦은 나이에 했어요. 그리고 늦둥이 아들을 보았는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애지중지하며 키웠어요. 아들이 공부도 잘하고 무척 순종적이라 사실 기대도 많았어요. 그런데 어느 겨울날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아들이 방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을 봤어요. 너무 실망과 배신감이 커서 화를 참지 못하고 .. 2024. 2. 4.
(6) 모든 것 희생하고 자녀 얻은 사라 얀 프로보스트 ‘아브라함, 사라와 천사 구약시대에 여자는 그저 남자의 재산목록 중 하나였고 매매가 가능한 하찮은 존재로 생각됐다. 그래서 여인은 외부 세계와 완전히 격리됐으며 철저히 아버지나 남편의 지배 아래에 있는 존재였다. 구약의 여성들은 종교적으로도 이스라엘의 연중행사인 유월절, 초막절, 오순절 예배에 참례할 수 없었고 성전에도 여성들만의 자리가 따로 존재했다. 당연히 여성들은 당시의 이스라엘 학문의 총체인 율법을 배울 수 없었고 존경받는 율법교사가 될 수도 없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여성은 가축을 지키고, 밭일을 하고 식사와 빨래, 옷을 만드는 등 안팎의 일을 다 감당해야 했다. 결혼한 여성이 아들을 낳지 못하면 여성의 사회적, 법적지위에 많은 위협이 되었다. 아이를 못 낳는 것이 여자 혼자만의 잘.. 2024. 2. 4.
(5) 욕심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롯 야코프요르단스 ‘소돔을 떠나는 롯과 가족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복권 판매액이 급증했다고 한다. 경제상황이 안 좋아질수록 한 번에 천금을 얻으려는 사람들도 더 늘어난다. 로또에 당첨되어 갑자기 큰돈이 생기면 인생은 정말 행복해질까? 보통 사람들은 갑자기 큰돈이 생기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 돈 관리를 잘못하거나 더 큰 욕심을 내서 투자에 실수하거나 사기를 당해 가진 재산을 모두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안정감을 지니고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많지만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 중에 이혼하거나 인간관계가 파괴되고, 부모형제와 인연을 끊는 등 불행한 사례도 심심찮게 나타난다. 내가 살면서 주변을 보면 형제간에도 모두가 함께 가난하게 살았을 때는 서로 콩 한쪽이.. 2024. 1. 28.
(4) 한발자국 내딛은 아브라함 카라바조 ‘이사악의 제사’ 아브라함을 묵상할 때 늘 떠나는 것에 초점을 두었는데 조금 다른 관점에서 묵상을 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김미소진(마리아) 작가의 「그래도 앞으로 가보지, 뭐!」를 읽으면서 마음에 두려움을 간직한 채 하느님을 믿고 삶을 한발자국씩 내딛는 작가와 아브라함이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편안한 안주에 대한 미련, 미지에 대한 두려움, 갈까 말까하는 망설임, 그런데 그때 내딛는 그 한발자국이 인생의 지도를 바꿔버린다. 아브라함은 유다인들이 공경하는 성조(聖祖)이며 하느님에게 전적으로 순종하는 인물이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아브라함의 일생 최고의 시련, 아들 이사악 봉헌을 결정했을 때 그는 절대적인 복종자에서 한발 더 나아간 신앙인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신앙은 때로는 이론이나 .. 2024. 1. 21.
(3) 알코올 중독자, 노아 조반니 벨리니 ‘술에 취한 노아’. 노아는 성경에서 드물게 언급되는 의인으로 지칭된다. 의인이란 깨끗하고 흠 없는 사람, 하느님의 특별한 은혜를 받은 믿음에 있어서 ‘퍼펙트맨’이다. 그런 그가 알코올중독자였다? 너무 심한 상상인가? 노아의 방주와 홍수 사건은 성경에서 재미있는 상상력을 유발하게 한다. 카인의 자손들이 퍼져나가 많은 사람들이 살게 되었는데 문제는 악이 너무 성행했다는 것이다. 하느님도 적당히 수습할 수 없을 정도라 완전히 새판을 짜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러나 하느님은 의인인 노아만은 살리려고 산꼭대기에 큰 방주를 만들라고 했다. 멀쩡한 하늘에서 비가 내려서 홍수를 대비한다고 큰 배를 만들고 있는 노아는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시간이 되어 노아는 하느님의 명령대로 자신이 만든 큰 배에 .. 2024. 1. 14.
(2) 인류 최초 살인 범죄자, 카인 다니엘 크레스피 ‘카인이 아벨을 죽이다 아담과 하와는 카인과 아벨 두 형제를 두었다. 성경은 영화대본처럼 스토리가 일사천리로 전개된다. 물론 문장의 행간(行間)에는 수없이 많은 고뇌와 걱정, 복잡한 감정들이 소용돌이친다. 내 경우 세 살 터울인 동생이 태어나고 난 후 동생과 많이 싸웠다. 싸움의 이유는 이념, 생각의 차이가 아니라 존재자체에서 비롯되었던 것 같다. 우리 집은 마루에서 매일 저녁기도를 바쳤다. 우리 둘은 맨 뒤에서 몸을 배배꼬면서 있다가 눈이 마주치면 “뭘 봐! 임마”하며 서로 잡고 뒹굴며 싸웠다. 나와 동생의 싸움이 끝난 것은 내가 중학교 1학년 때였다. 보통처럼 동생에게 주먹을 날렸는데 동생이 맞기만 하고 가만히 나를 쳐다보았다. 나를 형으로 인정한 것이었다. 그 이후 우리는 수십 년간.. 2024. 1. 7.
(1) 내가 만약에 아담, 하와라면? 구스 ‘뱀에 유혹당하는 아담과 하와’. 초등학교 주일학교는 모두 개근을 했다. 그렇게 어린 시절 싹수부터 파릇파릇했냐고? 절대 아니다. 온갖 핑계와 잔병치례로 정작 학교는 많이 결석했다. 주일미사와 주일학교는 빠지면 평소 인자하던 아버지가 화를 내시고 회초리를 드셨다. 주일학교에서 배운 교리 중에 지금도 생생한 건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다. 한 학생이 손을 번쩍 들며 “하느님은 왜 사과를 따먹지 말라하셨나요?”라고 물었다. 그런데 대학생인 주일학교 선생님이 당황하고 얼굴이 빨개지고 말씀도 꼬이셨다. 그러자 옆에 개구쟁이 친구가 발로 툭차며 “짜식아, 하느님이 먹지 말랬잖아” 하니까 “그러니까? 왜 먹지 못하게 했냐고요?”하면서 두 놈이 엉겨붙어 뒹굴면서 수업이 끝났다. 호기심 많던 친구는 대학교수가 되었고.. 2024.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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