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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사진에 담긴 고요한 아침의 나라15

3. 전통 혼례식 <하> 100년 전 소박하게 살던 우리 선조들 삶의 모습 정갈하게 담아 노르베르트 베버, ‘교배례’, 1925년 함경남도 내평, 유리건판,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 교배례에 이어 술잔 주고받으며 혼인 서약 노르베르트 베버 총아빠스는 한국의 전통 혼례 과정을 이어간다. “신랑이 초례상 상차림 앞에 무사히 도착했다. 상 뒤에는 중년의 수모(手母) 둘이 신부 양쪽에 서 있다. 신부는 길게 펼쳐진 활옷 소매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서 평생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신랑을 지금도 보지 못한다. 신부가 손을 이마에 올리고 수모들의 부축을 받으며 신랑에게 세 번 깊이 절한다. 머리가 바닥에 닿도록 절을 하면 수모는 신부의 팔을 붙들고 신부를 일으켜 세운다. 이제는 신랑이 절할 차례.. 2024. 10. 27.
2. 전통 혼례식 <상> 사모관대 혼례복 입은 신랑, 흰말 타고 말없이 신부집으로 초행노르베르트 베버, ‘신랑의 초행’, 1925년 함경남도 내평, 유리건판,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독일 상트 오틸리엔수도원 아카이브 소장 한국 사진1925년 갓 결혼한 신혼부부 혼례식 연출 선교 베네딕도회 독일 상트 오틸리엔 연합회 노르베르트 베버 총아빠스는 1911년과 1925년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해 우리의 전통 혼례를 촬영했다. 그는 먼저 1911년 5월 21일 안중근(토마스) 의사 일가가 살고 있던 황해도 청계동성당을 방문해 그 집안의 혼례식에 초대받아 촬영했다. 그리고 1925년 함경남도 안변군 내평성당을 방문해 갓 결혼한 신혼부부에게 사례비를 주고 혼례식을 연출했다. 베버 총아빠스는 한국의 전통 혼례식을 볼 수 있어 매우 들떴다. 그는 .. 2024. 10. 21.
1. 연재를 시작하며 독일 상트 오틸리엔 연합회 선교사가 본 100년 전 조선의 모습 노르베르트 베버 총아빠스는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해 일제에 의해 강제로 소멸되고 있는 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화를 글과 그림·사진과 영상으로 담아 유럽에 소개했다.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선교 박물관에 비치된 베버 총아빠스 사진. 창틀 앞에 놓인 그의 사진이 카메라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선교 문화적 시선을 묵시적으로 드러내는 듯하다 독일 선교사의 시선으로 바라본 조선 한자어 ‘사진(寫眞)’을 우리말 그대로 옮기면 ‘진실된 것을 베끼다’라는 뜻이다. 곧 인물이나 사물의 형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다는 풀이다. 영어로는 ‘Photography’라고 한다. 이는 헬라어 ‘φωτοs(포토스, 빛)’와 ‘ζραφη(그라페, 그림)’의 합성어로 우리말.. 2024. 10.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