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는 4월 18일 부산교구 시복시성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이날 위원회 위원들은 동래부 동헌 등을 잇달아 방문했다.
박정일 위원장 주교(뒷줄 왼쪽에서 6번째) 등 관계자들이 울산 장대골에서 현장조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대교구 시복시성 현장조사는 4월 19~20일 실시됐다. 위원들은 관덕정순교기념관을 비롯해 경상감영공원, 오리정 등을 방문했다. 복자성당을 찾은 위원들이 참수치명한 김종륜, 이양등, 허인백 등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시복시성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기도를”
부산 : 울산 장대골 동래부 동헌 방문
대구 : 관덕정 경삼감영 등 조사 마쳐
순교자 후손들도 함께 현장 찾아
[전문]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는 지난 2월부터 ‘하느님의 종’ 124위 순교자들의 순교와 관련된 감옥, 사형터, 묘소 등을 답사하며 순교사실을 확인하는 현장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마산과 안동교구에 이어 제주교구, 서울대교구, 수원교구 지역의 현장조사가 이뤄졌고, 4월 18일 부산교구, 19∼20일 대구대교구 순교자들의 현장조사가 실시됐다. 남은 현장조사 일정은 대전교구 5월 9~10일, 청주교구 5월 11일, 전주교구 6월 1일, 원주교구 6월 2일로 예정되어 있다.
부산교구, 동래부 동헌 등 방문
4월 18일 오전 부산교구청에서 열린 법정에는 주교회의 시복시성특별위원회 위원장 박정일 주교를 비롯 부산교구 황철수 주교, 사무처장 이기환 신부, 법정 관계자 이상국 신부, 양재현(마르티노) 순교자의 후손 25명, 교구 관계자 40여명이 참가했다. 이날 법정에서 교구 담당자는 ‘공적경배가 없음’과 ‘거짓이 없음’을 서약했다.
부산교구 대상자는 동래에서 순교의 월계관을 받은 이정식(요한)과 양재현(마르띠노) 순교자. 이날 현장조사는 병인박해 때 언양에서 숨어 살다가 체포된 허인백(야고보)·김종륜(루가)·이양등(베드로) 순교자가 군문효수를 당한 울산장대에서 시작됐다. 이들 3위는 현재 대구대교구에서 시복절차를 밟고 있는 순교자들. 3위 순교자들의 현양비를 둘러본 조사단은 현장까지 찾아와 따뜻한 점심을 대접하는 병영성당 신자들의 마음씀씀이에 감동받기도. 이어 조사단은 오륜대 한국순교복자수녀회 뒤편에 위치한 광안 장대골 순교자들 묘지를 찾았다. 이 자리에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양재현 순교자 후손 25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참가자들은 시복시성 기도를 바친 다음 부산가톨릭대학교 전수홍 신부의 인도로 순교자들에 대한 약사를 들은 후 오륜대한국순교자기념관을 둘러봤다.
이어 순교자들의 감옥소였던 동래부 동헌으로 출발. 동래부 동헌은 동래구 수안동에 위치해 있는 부산시 유형문화재 제1호. 이곳은 ‘우리는 천주를 위하여 죽기로 결심하였소’라며 배교 유혹에 항거해 순교의 칼을 받았던 이정식·양재현 순교자가 처음 체포되고 취조를 받았던 곳으로 이정식 순교자가 47일 동안 옥중생활을 한 곳이다. 또한 이곳은 이정식 순교자의 대자인 양재현 순교자도 20일간 갇혔던 감옥소로 알려진다. 양재현 순교자는 당시 벼슬이 좌수(향장)로 세인들의 신망과 존경을 받는 위치에 있었다. 대부-대자 관계인 두 순교자를 포함해 11명이 이곳에서 심문을 받던 중 혹형에 못 이겨 3명은 배교하고 8명이 처형됐다. 8명 순교자들은 사형선고문에 손도장을 찍고 형장인 광안 장대골로 나가며 ‘영화롭도다, 이 길이 영화롭도다’라고 외친 후 영광스럽게 죽음을 맞이했다고 전해진다.
한편 계속된 조사 여정으로 피곤이 누적됐던 조사단은 순교자 성당인 광안성당 김근배 주임신부를 비롯 신자들의 환대를 받자 그간 쌓였던 피로들이 말끔히 사라졌다고 기뻐하는 표정들. 박정일 주교는 “올 필요가 없을 만큼 성지를 잘 조성해 줘 고마움을 느낀다”며 “시복시성 절차가 순조롭게 잘 진행되도록 더욱 열심히 기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구 최영수 대주교 “공적예배 할 수 있길”기원
“대구대교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시복시성 대상자 20위 순교자들이 하느님의 자녀로서 이 세상에 복음을 증거한 사실을 확인하고, 그분들을 공적으로 예배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4월 19일 대구대교구 현장조사 회기를 시작하며 부교구장 최영수 대주교가 당부했다.
시복시성 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박정일 주교를 비롯한 조사단은 첫일정으로 참수터였던 관덕정순교기념관(대구 중구 남산2동 938-19)으로 향했다.
교구 시복시성 대상자 20위 가운데 김종한(안드레아)을 비롯한 10명이 이곳에서 처형당했다.
이날 조사단은 순교자현양미사를 함께 봉헌하며, 시복시성의 절차와 의의를 설명했다. 박정일 주교가 이곳에서 순교한 ‘하느님의 종’의 시복시성을 원하냐고 묻자, 신자들은 간절한 소망을 담아 한 목소리로 “예”라고 대답했다.
다음 대안성당으로 향했다. 대안성당은 중영(中營)의 죄인을 심문하고 가뒀던 감옥이 있던 곳으로 추정된다.
대안성당을 중심으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경상감영(중구 포정동 10-15)과 감영의 옥사가 있던 곳(중구 서내동 8-1 현 서문로교회)을 찾았다.
수백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옛 지도와 현 지도를 비교해가면서 순교터를 확인했다.
지금은 도심 속 공원으로 조성된 경상감영. 이곳에서는 김윤덕(아가다 막달레나)을 비롯한 7명이 순교했다.
1815년 5월, 김윤덕은 가혹한 형벌에 배교하고 감영을 나서다 김대건 신부의 종조부인 김종한(안드레아)의 권면을 받고 다시 감영으로 돌아와 경상감영에서 첫번째로 순교한 신앙의 증거자가 됐다.
이어 오리정(중구 시장북로 현 달성공원 인근)을 둘러본 후,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복자성당을 찾았다.
복자성당에는 병인박해 때 울산 장대벌에서 참수치명한 이양등(베드로), 김종륜(루가), 허인백(야고보)의 유해가 안치돼 있다. 현장조사에는 김종륜의 4대손 김재덕(히야친타.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수녀와 김정식(베드로), 김금옥(마리아), 김정애(골룸바), 배일레(마리아), 배길자(데레사)씨, 허인백의 증손녀 허말조(데레사)씨가 함께 했다.
김 히야친타 수녀는 “순교하신 분들의 신앙을 돌이켜보며 그러한 신앙에 미치지 못하는 현재 신앙인의 모습을 본다. 고조부의 신앙을 따라 현재의 삶에서 순교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날 20일, 조사단은 이양등을 비롯한 3명의 순교자와 관련된 경주시 산내면 내일리에 있는 진목정공소와 범굴, 묘소터, 경주 감옥터(서부동 19 우방아파트)와 문화원(동부동 198-4) 등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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