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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성서의인물(신약)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예수 그리스도

by 세포네 2006. 4. 24.

<= (사진설명)
'웃으시는 예수', 박 테클라(1957~), 2000, 작가소장

 

 

어느 날 예수님의 일행 앞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간음하다 붙잡힌 여인을 데리고 왔다. 예수님의 발치에 그녀를 패대기 치고는 큰소리로 떠들었다.

“선생님, 모세의 법에 따르면 간음하다 붙잡힌 여인은 돌로 쳐죽이라고 했는데 선생님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그러자 예수님은 “너희 중에 죄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 하고 똑똑히 대답하셨다.

그러자 얼마 후 사람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떠났다. 붙잡혀온 여인은 사람들에게 폭력을 당하고 옷이 벗겨진 채 공포에 떨고 있었다. 예수님은 그녀에게 다가가 연민으로 가득 찬 어조로 말씀하셨다.

“어서 돌아가라. 이제는 죄짓지 마라.”

예수님의 말씀은 마치 ‘나는 네 마음을 다 알고 있다. 죄 속에 빠져 있지만 불편하고 고통스러워 하는 네 마음을, 그리고 아무리 노력해도 어쩔 수 없이 다시 유혹에 빠지고 마는 네 약한 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다시 용기를 갖고 시작해 보렴’ 하는 것 같아 보였다.

여인을 측은하게 바라보는 예수님의 눈은 연민으로 가득 차 촉촉이 젖어 있었다. 예수님은 무엇보다 인간을 먼저 생각하시고 인간에게 우선적인 가치를 두셨다. 예수님이 불쌍한 사람들을 가르치고 병든 자를 치유했던 유일한 동기는 다름 아닌 연민이었다. 그분은 사람들을 고통과 그 고통에 대한 체념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뜻이라고 믿었다. 예수님의 기적적인 치유는 바로 이러한 신앙에서 비롯되었다. 그래서 예수님은 병자들을 치유하시고 “너의 믿음이 너를 살렸다”라는 말씀을 덧붙이셨다. 예수님이 소중하게 여기신 일은 무엇보다도 주변의 사람들 속에 있는 그 믿음을 일깨우는 것이었다. 이처럼 예수님은 무엇보다 믿음의 인물이었다. 예수님은 믿음만이 세상을 치유하고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이라고 생각하셨다. 불가능한 것을 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바로 믿음의 힘이었던 것이다.(마르 10,27; 9,23 마태 17,20)

그러나 예수님은 무엇보다도 인간적인 분이셨다. 예수님은 슬플 때 눈물을 흘리시고 때로는 격정에 못 이겨 화를 버럭 내시기도 했다. 가끔은 사람들과 어울려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이시고 함께 어울리며 재미있게 지내시기도 했다.

이러한 예수님의 인간적인 매력이 많은 이들이 예수님을 좋아하고 따르게 했던 원동력이 되었다. 예수님은 세리나 죄인이나 병자나 무능력자나 모든 사람들과 어울리셨다. 예수님은 이들을 친구로, 동등한 사람으로 받아들여 그들의 수치감과 비굴함과 죄의식을 씻어 주셨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자존심과 해방감을 주었셨던 것이다. 예수님의 존재 자체가 사람들을 해방시키는 기쁜 소식이었다. 예수님은 33년 동안 우리와 똑같은 한 인간으로서 이 세상에서 사셨다. 그분은 신성을 지니신 분이셨지만 우리와 똑같이 희로애락을 체험하신 한 인간이었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 인간을 더 잘 이해하시고 공감하실 수 있었다. 예수님은 인간적인 그리고 너무나 인간적인 분이셨다. 그래서 예수님은 성서의 인물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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