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속인 것이,
빈속 안 아무 것도 없는 것의 서러움일까?
결 고운 바람 불러들여 푸른 사랑만 잉태했다.
사랑은, 잘
여물수록 비워 달라했고
옹골진 속사정 아는 뿌리는
땟깔 고운 흙 속에서 싱싱사랑만 곧추
세웠다.
가물고 추운
사랑일 수록
마디마디 더 꼼꼼한 촉수로 다리를 세웠다.
대숲에서는,
가지지 못한 것들의 춤바람이
흰눈발로 대숲에도 날리면
첫
고백부터 아무 색과 내통하지 않은
숫처녀였던 하얀 구름의 속마음을 챙겼다.
높아서 더 추웠던 산
휘감아 무너뜨리다
마디마디 짧은 걸음의 뿌리가 서러우면
엉키지 못하고 안아주지 못하는 흙에
속정 깊은 애무로 싸하게 흥분
시켜주는
사랑가의 눈이 내렸다.
하여,
대숲에는 뿌러지고 끊어지는 이별 소리가
없었다
곁가지 벌리며 못난 사랑과 바람도 피지 않았고
하늘, 오로지 당신하고만 사랑하고 애무하고
흥분했다.
가뭄으로 굶주린 땅의 가슴이 우리들 사랑처럼
쩍쩍 갈라져 이별하려 할 때
교접하여
아부지가 목마른 곡식들 흥건히 멕이듯
알몸사랑만 낳았다.
고향 뒷마당 푸른 대나무는
짤려서도 삐뚫은 사랑
마다하고
누렇게 하늘로 서서 잉태를 준비하는 생리현상이었다
잘 여물어야 하혈하는 초경의 홍시로 내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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