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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 소식들

교황 베네딕토 16세, 2005년을 마감하며

by 세포네 2005. 12. 31.

"세계 청년들과 함께 바친 기도" 생생

 

◀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2월22일 교황청 성직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바티칸시티=CNS 【바티칸시티=외신종합】

 

 

어느모로 보나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2005년은 특별했다. 지난 4월 콘클라베에서, 8월 독일 쾰른 방문 등에서 언론을 통해 전 세계의 눈이 새 교황인 그에게 집중됐기 때문이다.  

 12월22일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을 마감하며 교황청 성직자 및 관료들과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1시간에 걸쳐 9쪽에 달하는 연설을 통해 한해를 마감하는 개인적 감회를 밝혔다. 교황은 자신이 교황직에 오른 것보다는 선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대한 회상, 8월에 열린 세계청년대회, 성체성사의 해 폐막, 제2차 바티칸공의회 폐막 40돌 경축 등에 초점을 맞춰 연설했다.  

 교황은 전 세계를 누볐던 요한 바오로 2세가 생애 마지막에는 고통 중 침묵을 지키면서도 더욱 힘있는 모습으로 소통자 역할을 했다고 전임 교황을 회상하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요한 바오로 2세가 죽음을 몇 주 앞두고 숙소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TV를 통해 비춰진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그때 십자가를 꼭 쥐고 있던 요한 바오로 2세의 모습은 로마 콜롯세움에서 십자가의 길 전례 때 봤던 모습 그대로였다고 말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이어 교황직무를 시작한 후 첫번째 해외사목 방문과 관련, 지난 8월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 폐막미사를 집전했던 때를 떠올리며 젊은이들의 엄청난 인파가 외친 열렬한 환호 소리보다 침묵을 더욱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말하고, 젊은이들과 함께 성체 앞에서 기도할 때 '수백만 청년들 사이에 흐른 무거운 침묵'을 회상했다.

 교황은 또 성체성사의 해를 마감한 지난 10월 세계주교회대의원회에서 분명히 성체조배를 재발견했다고 평가하고, 성체조배와 미사가 한때 정반대의 것으로 여겨졌지만 현대 교회는 그런 차이점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바라보는 시각과 관련, 공의회를 과거와의 단절로 보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고 지적하고 무엇보다 교회 전통과 기본 가르침의 연속 선상에서 공의회가 단행한 개혁을 바라보는 것이 올바른 시각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의미에서 교황은 교회가 현대 세계와 관계를 더욱 깊이있게 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공의회의 가장 큰 역할은 교회와 현대 세계와 간격을 좁히는 데 기여했다면서, 특별히 신앙과 과학, 교회와 국가, 그리스도교와 타종교 세 가지 관계의 측면에서 더욱 그러했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지난 4월 콘클라베를 떠올리며 교황으로 선출됐을 때 전혀 두렵지 않았다면서  교황직은 자신의 성소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고 덧붙였다.


평화신문 기자   pb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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