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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 소식들

교황청 신학자들, "림보 교리는 가설"

by 세포네 2005. 12. 10.

림보, 세례를 받지 않고 죽은 어린이들이 가는 곳

 

 

 【바티칸시티=CNS】 교황청 산하 국제신학위원회 학자들이 가톨릭교회가 림보(limbo)로 들어가는 문을 영원히 닫아야 한다고 권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11월28일~12월2일 교황청에서 열린 국제신학위원회 모임에서 위원장 윌리암 레바다 대주교를 비롯한 위원 신학자들은 '세례를 받지 않고 죽은 아이들의 운명'에 대한 성명서 작성을 마무리하면서 림보는 가설이라고 말했다.

 림보(limbo)란 세례를 받지 않고 죽은 어린이들이 가는 곳으로 하느님과 함께 있지는 못하지만 자연적 행복을 누리는 상태로 영원히 지내는 곳이다. 신자들은 이 림보 교리를 가톨릭 전통의 일부로 생각해 왔다. 국제신학위원회 위원들은 이 교리를 가설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이 교리가 취소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교황청 신앙교리성장관이기도 한 레바다 대주교는 1일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만난 자리에서 이 성명이 곧 발표되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이 성명이 "하느님의 보편적 구원 계획의 맥락에서, 그리스도의 중재와 교회의 성사가 지니는 독특한 특성에 초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신학위원회 위원인 오스트리아의 토니 켈리(구속회) 신부는 "림보 가설은 1950년대까지 교회의 통상적 가르침"이었으나 지난 50년 동안에 조용히 잊혀져 버렸다고 말했다.

 켈리 신부는 사목적으로나 교리적으로나 이 문제는 하느님의  크신 사랑과 자비로 세례받지 않은 아이들이 천국에서 당신과 함께 영원한 생명을 누리도록 하실 것이라는 언명으로 해결됐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 신학적으로 규명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켈리 신부는 하느님께서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시어 세상 구원을 위해 당신 아들을 보내어 십자가에 죽게 하셨다는 사실은 '원죄'가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원 은총'도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켈리 신부는 이 원 은총이 세례를 받지 않고서도 구원될 수 있다는 생각이나 누구나 자동적으로 구원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정당화하지는 않지만, 세례 받을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죽은 이들이 구원되리라는 희망은 정당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가톨릭교회교리서」는 "세례를 받지 않고 죽은 어린이들의 경우, 그들을 위한 장례 예식에서 하듯이 교회는 그들을 하느님의 자비에 맡길 수밖에 없다"면서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대로 두어라'하신 예수님이 어린이들에 대한 애정으로, 우리는 세례를 받지 않고 죽은 어린이들에게 구원의 길이 열려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1261항)고 밝히고 있다.

평화신문 기자   pb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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