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 구역모임 혹은 성당 각종 모임에서 나이가 20~30살 위인 신자에게 ‘형제님’ ‘자매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합니다.
본명을 붙여서 ‘이레네오씨’ ‘아녜스씨’라고 부는 것도 무례인 것 같습니다. 적당한 호칭이 없을 까요.
김영권(스테파노,35) 강원도
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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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1. 미사 후 성당을 나서는데 옆 집에 사는 20살 어린 청년이 뛰어오더니 “형제님, 집에 가는 길이시군요” 라고 인사한다. ▲가정 2. 미혼의
초등부 교리교사가 성당에서 “라파엘씨, 딸이 참 예쁘시군요.”라고 말한다.
한국어의 존댓말과 교회 내 호칭이 갈등을 겪는 미묘한
순간이다. 한국어는 존칭 및 호칭이 발달한 언어다.
부친(父親) 가친(家親), 시숙(媤叔) 시매(媤妹), 처질(妻姪)…. 심지어는
남편의 아우를 부르는 말도 기혼은 서방님, 미혼은 도련님으로 나눠져 있다.
외국에서 온 선교사나 수도자들이 한국어를 배우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이유를 알법하다.
외국의 경우는 다르다. 영어사전에는 형제(brother)를 형 또는 아우, 친구, 동료, 동포 등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다. 가톨릭 교회에선 ‘형제’가 수도회에서 회원들이 서로를 부르는 호칭으로 사용된다.
또 교황이 연설 중에
주교들을 이르는 말이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개신교 신자들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일치교령 3, 평신도교령 25). ‘형제’라는 용어가 이처럼
넓은 의미로 사용되고, 또 우리가 ‘형제님’ ‘자매님’을 호칭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교회가 ‘형제애’를 실천해야 하는 사명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는 “너희는 모두 형제들이다”(마태 23,8)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외국과 달리 우리 문화에선 대인관계에서 이
‘형제’라는 호칭이 적어도 동년배나 나이어린 사람에게 한정된다는 데 있다. 교회상식 요모조모는 여기서 ‘가족 호칭’을 ‘형제님’ 및 ‘자매님’
호칭과 혼용해 사용할 것을 제안해 본다.
한 가족처럼 살아야 하는 것이 신앙공동체인 만큼 ‘형님’ ‘아우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 이밖에 연장자의 경우에는 선생님, 선배님이라는 용어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마음일
것이다. 그리스도안에서 일치해 진정한 그리스도의 한 형제와 자매로 살아가려는 마음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가톨릭과 교리]/가톨릭교리
호칭
<자문=서울대교구 교회법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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