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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성서의인물(구약)

[33] 농촌출신 판관 기드온

by 세포네 2005. 6. 10.

 

농촌출신 판관 기드온 ‘기드온’은 므나쎄 지파의 가난한 농부 출신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미디안 사람들의 횡포에 시달리던 때였다. 어느날 밀타작을 하던 요하스의 아들 기드온에게 천사가 나타났다.

“힘센 장사야, 야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그러자 기드온은 어리둥절하여 반문했다.

“네?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야훼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데 왜 지금 우리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까? 우리를 버리신 것은 아닌지요?”

그러자 야훼께서 나타나 그에게 말씀하셨다.
“너에게 있는 그 힘을 가지고 이스라엘을 미디안의 손에서 구원하러 가거라. 내가 친히 너를 보낸다.”
“네? 무슨 말씀이신지…. 제가 어떻게 감히 이스라엘을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저희 므나쎄 지파는 가장 약한 지파입니다. 더구나 저는 제 집안에서도 가장 어립니다. 도저히 못합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으리라. 한 사람 해치우듯이 하렴. 너는 할 수 있어!” 그래도 순순히 믿을 수 없었던 기드온은 “그러면, 한가지 청이 있습니다. 당신이 야훼라는 징표를 보여주십시오…”하고 간청했다.

그러자 야훼 하느님께서 드온의 청을 들어주셨다. 바위에서 불이 나와 기드온이 바친 제물을 태우는 기적을 보여주셨다.

야훼께서는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안심하여라. 너는 절대 죽지 않을 테니 두려워하지 마라.”
“죄송합니다. 잠시 의심을 품었습니다.”
“기드온, 우선 오늘밤 네가 할 일이 있다.”
“무엇인데요?”
“네 부하 열 사람과 살찐 소를 데리고 네 아비의 바알 제단을 부수고 곁에 있는 아세라를 찍어버려라. 그리고 산성 꼭대기에 야훼의 제단을 쌓아라. 또 아세라 목상은 태워버려라.”
“예, 알겠습니다.”
다음날 사람들이 보니 바알 제단이 부서지고 아세라 목상이 찍혀 있고 살찐 소가 불타고 있었다. 사람들이 기드온의 아버지인 요아스의 집으로 몰려왔다.
“기드온, 이놈 어디 갔어. 붙잡아 죽여버리겠어!”
그러자 요아스가 나서서 당당히 말했다.
“만약 바알이 진짜 신이라면 기드온이 살아남겠소? 지켜보면 될 것 아니요?”

그날 기드온은 바알과 맞설 것이라는 뜻으로 ‘여룹바알’이란 이름을 얻었다.
그때 미디안족이 이스라엘을 침범하여 일대가 전쟁의 위기에 휩싸였다. 많은 수의 이스라엘 장병들이 소집되었다. 그러자 야훼 하느님께서 기드온에게 명령하셨다.

“지금, 소집된 장병의 수가 너무 많다. 수를 줄여야겠어.”
“아니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요. 병력을 줄이다니요?”
“내 말대로 하거라. 이 전쟁은 내가 이끄는 것이다. 이대로 승리하면 이스라엘 백성이 교만해져서 안된다. 마치 제 힘으로 승리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내가 여러가지 방법으로 시험을 할테니 남은 자만을 가지고 전쟁을 치러라.”

“네! 알겠습니다.”
야훼 하느님은 특이한 방법으로 장병을 추렸다. 야훼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시험이었다.
“물가로 가서 물을 먹여라. 개처럼 물을 핥는 자들을 뽑아라.”
마지막 시험에 통과한 장병은 300명이었다.
적은 수의 장병으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것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전쟁에서 승리한 기드온은 민족 내부간의 갈등에 빠지고 말았다. 에브라임 사람들이 기드온을 찾아와 따졌다.
“당신, 그럴 수 있어. 우리를 따돌리고 당신 혼자 전쟁하러 나가면 우린 얼굴을 어떻게 들고 다녀?”
세상에는 꼭 이런 부류의 인간들이 있다. 남이 잘된 것을 배 아파하면서 자신들의 명예를 공짜로 올리려는 자들 말이다. 그러나 기드온은 순순히 그들의 명예를 올려주어 화합을 이루어냈다. 기드온은 양보할 줄 아는 탁월한 정치가였다. 민족의 영웅, 정치가였던 기드온도 말년에는 타락을 하고 말았다. 기드온은 전리품으로 탈취한 금을 가지고 에봇 하나를 만들어 자기의 성읍 오브라에 두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이 그 에봇을 섬기며 음란죄에 빠졌다. 그것이 기드온과 그의 집안에 두고두고 큰 올가미가 되었다. 말년에 잘못 판단한 실수로 인해 자신이 쌓은 평생의 명예가 무너져 버렸다.

확실히 사람은 높이 올라갈수록 겸손해야 한다. 말년이 될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 회복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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