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좌성당] 청주교구 내덕동성당

◀ 1. 60년대 청주교구 성당 건축의 모델이 된 내덕동주교좌성당 전경. 메리놀외방전교회풍의 건물로 라틴십자형의 평면에 사각형의 종탑이 인상적이다. 왼쪽엔 구 사제관인 사도회관이, 오른쪽엔 유치원이 자리하고 있다. 
  2. 2차 바티칸공의회 이전의 옛 제대와 새 제대가 함께 병존하고 있는 청주교구 내덕동주교좌성당 성전 내부. 제대 왼쪽에는 성모상이, 오른쪽 성가대석에는 김대건 성인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

 

 

라틴십자형 평면, 사각형 종탑 인상적
2007년으로 본당 설립 50주년. 짧지도 길지도 않는 신앙의 전통. 하지만 45년 남짓한 세월동안 교구 신자들의 정신적 주춧돌이 돼온 성당이 청주교구 내덕동 주교좌성당이다.

언덕길을 올라가려니 고풍스러운 성당이 눈앞으로 다가선다. 내덕동 주교좌성당과 부속건물인 사도회관(구 사제관), 부속 유치원 등이다. 성당 오른쪽에 사각형의 종탑을 낀 중국풍 기와지붕과 외관에 세월의 이끼가 낀 적벽돌성당을 둘러보니, 성당 평면은 장방형에 좌우에 익랑이 붙어 전체적으로 라틴 십자형 형태다. 정면 세 개의 뾰죽 아치문을 통해 성전에 들어서니 신자석은 4각 기둥에 의해 구분되고 완전한 대칭을 이룬다.

건평 272평의 비교적 작은 규모지만 내덕동 주교좌성당은 ‘청주교구의 대표 성당’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건축적으로 빼어나다. 교구 청산·오송·부강·내수·음성성당의 모델이 됐을 만큼 훌륭한 형태에 외부 공간구성이 뛰어다는 게 건축가들의 평.

내덕동성당이 주교좌성당으로 축성된 것은 1961년 10월11일. 57년 8월15일 초대 주임으로 부임한 나길모(굴리엘모) 신부(메리놀외방전교회, 인천교구장 주교 역임)는 1년 여에 걸친 교섭 끝에 나주 나씨 종산을 매입, 59년 11월20일 공사에 들어간다. 성전을 짓는다는 소식에 본당 신자들은 각 동별로 나와 성당터를 닦고 기와굽기를 돕고 측백나무 조경까지 직접 했다. 그럼에도 2년간에 걸친 성당 공사비가 사도회관(구 사제관)과 차고 공사비용을 합쳐 당시 화폐로 무려 1억9500만원이나 들었다.

당시 전교회장을 지낸 정종락(70, 프란치스코) 전교회장의 전언. “본당 교무금을 전부 합쳐봐야 1500원쯤 하던, 성당 전기세도 충당하지 못하던 시대였지요. 그러니 어떻게 성당을 지을 수 있겠어요? 그래서 나 주교님이 미국 매사추세츠 로렌스에 살고 있던 부친께 SOS를 치셔서 부지매입과 공사비 전액을 부담하셨습니다. 나 주교님이 안계셨다면 성당 건립은 아마 상당기간 미뤄졌을 것입니다. 당시 파디 초대 교구장 주교님 비서로 활동했던 박태봉 프란치스코씨가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공사를 감독하던 모습이 눈에선하네요.”

그러나 나 신부는 성당 정초식(60년 8월22일) 직전인 그해 7월15일 인천교구장 주교로 임명됐고 반예문(레이문도) 신부가 2대 주임(4대도 역임)으로 부임, 성당의 내실을 다지게 된다. 이후 송 비리버·공제민(프레드릭) 신부를 거쳐 한국인 사제로는 처음으로 이중권 신부가 72년 부임, 한국인 사목 시대를 열었고 김광혁·권오정·김원택·장봉훈·경덕수·신순근 신부를 거쳐 현재 14대 주임 김광명 신부가 본당 공동체를 이끌고 있다.

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 지어진 성당답게, 제대는 커튼에 의해 소성당과 구분된 옛 제대와 새 제대가 나란히 병존해 있다. 최근 지어진 성당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 그래서 본당 측은 제대를 포함한 성전내부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가려 한다.

메리놀회 사제들이 초석을 놓은 내덕동 주교좌성당은 이제 새로운 선교 의지를 다지며 본당 설정 50돌을 기다리고 있다. 그 50주년 사업 중 하나가 성전 리모델링이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 형태인 벽에 붙은 옛 제대와 새 제대가 나란히 있어 아직도 공의회 이전의 전례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어 교구 종가(宗家)성당답게 리모델링을 통해 전례 분위기를 새롭게 하고 명실상부한 주교좌성당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50주년 사업의 두번째는 청주교구에서 사목했던 메리놀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의 체취와 숨결을 담은 사료와 유물을 모아 전시할 ‘메리놀회 역사관’ 개관으로, 현재의 사도회관 건물을 개축해 활용키로 했다. 마지막으로 구상 중인 것이 교구사 편찬 전단계로 청주 양업교회사연구소(연구소장 차기진)에 의뢰해 추진 중인「청주교구 내덕동 주교좌 본당 50년사」 편찬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