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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실]/관현악곡 100선

관현악곡 100선 [93] 림스키코르사코프 / 스페인 기상곡

by 세포네 2023.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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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priccio Espagnol, Op.34
           림스키코르사코프 / 스페인 기상곡
           Nikolai Rimsky-Korsakov 1844~1908

 


 
<스페인 기상곡>은 러시아의 대표적인 국민악파 작곡가인 림스키코르사코프가 1887년 여름에 작곡한 관현악곡이다. 1862년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림스키코르사코프는 대양을 항행하면서 여러 나라에 들른 경험이 있는데 이때 그는 스페인의 이국적인 색채와 강한 음악에 이끌렸다. 처음에는 바이올린과 관현악을 위한 기교적인 환상곡을 작곡하려고 의도했으나 다양한 악기들을 동원함으로써 주제를 보다 생동감 있게 살릴 수 있는 관현악곡으로 바꾸어 작곡하였다. ‘근대 오케스트레이션의 원조’라 일컬어지는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이 작품은 악기 편성이 호화롭고 음의 색채 또한 현란하다. 이 곡을 들은 차이콥스키는 “이 곡이야말로 장대하다는 표현에 합당한 걸작입니다. 당신은 당대 최고의 작곡가임을 자부해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고 그에게 편지를 썼다. 그러나 림스키코르사코프 자신은 이 작품의 다른 면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장대 일색으로 추켜세우는 일반적인 평가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이렇게 자서전에 썼다. “카프리치오(스페인 기상곡)가 장대한 관현악 작품이라고 하는데, 아니다. 카프리치오는 오케스트라를 위해 작곡된 명증한 작품이다. 음색의 변화, 의도적인 선율과 수식적인 양식의 절묘한 선택, 여러 종류 악기의 정확한 조화, 독주악기를 위한 간결하고도 기교 넘치는 카덴차, 타악기의 리듬 등, 이 모든 것이 이 작품에서 오케스트레이션이라는 외형이 아니라 작곡의 본질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 곡은 내용적으로는 ‘아침의 노래’ ‘변주’ ‘아침의 노래’ ‘정경과 집시의 노래’ ‘아스투리아스의 판당고’의 다섯 악장의 모음곡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나, 각 악장이 서로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쉼 없이 연속으로 연주를 하기 때문에 단일 악장과 같은 인상을 준다. 이 곡은 1887년 10월 31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궁정 오페라극장에서 작곡자 자신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스페인 기상곡>은 <세헤라자데>(1888), <러시아 부활제>(1888)>와 함께 림스키코르사코프 원숙기의 3대 관현악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제1부: 알보라다 Alborada
‘알보라다’(아침 노래)는 흥겨운 춤곡으로 일출(日出)을 축하하는 스페인 아스투리아스 지방의 전통적인 축제 음악이다. 먼저 전합주로 강렬한 스페인 풍 주제가 울려 퍼지고, 그 주제는 클라리넷으로 옮겨가서 발전하다가 이윽고 팀파니의 음을 타고 조용히 마친다.

제2부: 변주 Variazioni
주제와 다섯 개의 변주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호른의 4중주가 밝고 느긋한 주제를 제시하면 제1변주는 첼로가, 제2변주는 목관과 금관이, 제3변주는 금관이 그 주제를 이어 간다. 뒤이은 제4변주는 플루트, 오보에, 첼로가, 그리고 마지막 제5변주는 바이올린이 이어 받았다가 꺼지듯이 사라진다. 차례로 바뀌어 가는 화려한 변신과 교묘한 악기 사용법이 놀랍다.

제3부: 알보라다 Alborada
제1부의 되풀이다. 그러나 조성은 반음 높게 하프를 곁들이고 있어서 한층 더 화려하다. 마지막 부분은 제1부와 마찬가지로 팀파니로 끝난다.

제4부: 정경과 집시의 노래 Scena e Canto gitano
갑자기 작은 북이 울리고 뒤이어 금관의 팡파르가 터져 나온다. 여기서는 각 악기의 카덴차가 특기할 만하다. 먼저 바이올린, 이어 클라리넷, 플루트, 오보에, 하프 순으로 기교적인 카덴차를 전개하다가 끝에 이르면 열광적인 ‘집시의 노래’를 전합주로 힘차게 연주한다.

제5부: 아스투리아스의 판당고 Fandango asturiano
곡의 중심 선율은 알보라다와 마찬가지이지만 리듬은 용솟음치는 듯한 판당고이며 3박자이다. 판당고는 3박자의 빠른 스페인 춤곡을 말한다. 결말 부분에 알맞은 화려한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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