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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 소식들

염수정 추기경, 이임 감사 미사 봉헌

by 세포네 2021.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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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떠나 혜화동 가는 날, 감사 전하며 끊임없는 기도 약속

 

▲ 제13대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의 이임 감사 미사가 11월 30일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됐다. 신자 700여 명은 이날 미사에서 염 추기경의 노고에 감사하며, 영육간 건강을 기원했다.

 

가을비가 내린 11월 30일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9년 5개월간 서울대교구를 이끌어온 염수정(안드레아) 추기경이 감사의 박수를 받으며 교구장직에서 물러났다. 교구 사제단과 신자들은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된 이임 감사 미사에서 그의 노고에 감사하고, 영육간 건강을 기원했다. 방역 지침에 따라 신자 수는 600명으로 제한했으며, 명동대성당에 들어가지 못한 신자들은 꼬스트홀과 소성당에서 미사에 참여했다.

 

하느님의 과분한 은총에 늘 감사

 

‘고맙습니다 기도합니다’, 염 추기경의 문장과 사목표어 ‘아멘. 오십시오, 주 예수님!’이라고 적힌 펼침막이 걸린 명동대성당. 이임 감사 미사는 오전 10시 ‘보아라 우리의 대사제’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사제단과 주교단, 염 추기경이 입장하면서 시작됐다.

 

염 추기경은 미사 강론에서 “지나온 시간을 생각하면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이 그저 과분하다는 마음이 저의 솔직한 심정”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1970년 12월 8일에 사제품을 받았고, 2001년 12월 1일에 주교 임명을 받았다”며 “사제로 51년, 주교로 20년을 살아왔고, 9년 반은 교구장이라는 너무 버거운 십자가를 지게 되었다”면서 함께 해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새 교구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님과 서울대교구 공동체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우리 사회를 밝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들어가는 데에 각자의 자리에서 이바지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하며 저도 함께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 염수정 추기경이 이임 감사 미사 후에 열린 환송식에서 사제들과 함께 ‘나를 따르라’를 부르고 있다.

 

사제들과 손맞잡고 노래 불러

 

미사에 이어 열린 환송식은 염 추기경의 약력을 소개한 영상으로 시작됐다. 염 추기경이 제대 앞으로 나오자 사제와 신자들은 일제히 일어나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어 서울대교구 가톨릭여성연합회 석남연(실비아) 회장과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손병선(아우구스티노) 회장이 꽃다발과 영적 예물이 적힌 감사패를 전달했다.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인사말을 통해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님이라는 열정적인 목자를 선물로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며 “보좌주교님들과 신부님들, 수사님들과 수녀님들, 서울대교구의 온 공동체와 함께 추기경님의 영육 간의 건강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사제단 대표 김광두(사목국 기획연구팀) 신부는 송사에서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추기경님의 교구장 착좌 미사에서 부제 복사를 섰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임 감사 미사에서 이 자리에 서게 되니 세월의 야속함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학교에서 혜화동 할아버지로 저희 후배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실 수 있도록 추기경님의 뜻을 이어 새 교구장님과 함께 주님 보시기에 좋은 교구 공동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염 추기경은 송사를 듣는 내내 눈을 감고 상념에 젖었다. 이어 염 추기경은 답사에서 “안드레아 사도 축일에 축일 미사와 이임 미사를 같이 하게 돼서 감사드린다”면서 “안드레아 사도는 첫 번째로 예수님께 불림을 받았고, 생업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대희년을 마치면서 떠나는 것이 제게 기쁨이며, 개인적으로는 오늘이 어머니 기일”이라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나뭇잎도 꽃이어라! 쌓이면 꽃밭이어라!”는 난정 어효선 동요작가의 동요를 소개하며, “나뭇잎과 단풍잎을 보는 작가의 시선이 아름답다”면서 “우리 모두 각자가 하느님의 모상을 따라 창조되고 사랑받는 아름다운 존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혜화동에 가서 여러분들을 마음에 그리면서, 교회와 교구,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살고자 노력하겠다”며 “제 전화번호는 바뀌지 않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이승주(교구 청소년국장) 신부 외 사제 4명이 송사로 추기경의 애창곡 ‘나를 따르라’(김정식 곡)를 불러, 추기경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사제들은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던 염 추기경에게 손을 내밀었고, 염 추기경이 사제들과 손을 맞잡고 함께 합창하면서 환송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 이임 감사 미사가 끝난 후 신자들이 혜화동으로 떠나는 염수정 추기경의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떠나는 길 배웅 받으며

 

가을비가 내린 명동대성당. 이임 감사 미사가 끝나자 염 추기경은 교구 사제단과 신자들의 마지막 배웅을 받으며 명동을 떠나 혜화동으로 떠났다.

 

추기경이 떠나는 길에 배웅을 나온 이정순(프란치스카, 티없으신 마리아 성심 수녀회) 수녀는 “하늘나라를 위해서 묵묵히 일해오신 결실이 오늘 드러나는 것 같다”며 “하늘나라를 위해서 전부를 다 바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삶인가를 느꼈다”고 말했다.

 

한홍순(토마스)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는 “추기경님께서 민족 화해와 한반도 평화에 상당히 관심을 가지고 계셨고, 이제는 기도를 통해 한반도 평화에 이바지하시겠구나 생각했다”며, “추기경님께 ‘고마웠다’고 과거형으로 말하고 싶지 않고, 여전히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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