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톨릭과 교리]/가톨릭 소식들

한국 교회 첫 교황청 장관 탄생

by 세포네 2021. 6. 20.
728x90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된 유흥식 대주교

한국 교회의 높아진 위상 확인… 예수 닮은 사제 양성에 최선

 

▲ 신임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유흥식 대주교(오른쪽)가 14일 서울 명동 교구청 집무실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기쁨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염 추기경은 환한 미소로 유 대주교를 포옹하며 “우리 한국 교회의 영광”이라고 축하했다. 이학주 기자

 

대전교구장 유흥식(라자로, 70) 주교가 11일 대주교로 승품,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후 7시(로마시각 낮 12시) 교황청 공보를 통해 “유 주교를 현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베니아미노 스텔라(Beniamino Stella, 80) 추기경의 후임으로 임명하고, 대주교로 승품시켰다”고 밝혔다. 주교회의 사무처와 대전교구도 이 사실을 곧바로 알렸으며, 스텔라 추기경은 유 대주교가 부임하는 대로 업무를 인계하고 8월 중순께 은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천주교회 성직자가 교황청 성성(聖省) 장관에 임명되기는 처음이며, 아시아에서는 필리핀 마닐라대교구장을 지낸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에 이어 두 번째다.

 

유 대주교는 2005년 4월 3대 교구장 경갑룡 주교의 교구장직을 승계, 대전교구 공동체를 사목한 지 16년 만에 교구를 떠나 7월 말 바티칸에 성직자성 장관으로 부임하게 됐다. 유 대주교가 퇴임을 앞둔 대전교구 교세는 현재 신자 33만 5900여 명(복음화율 8.5%), 사제 394명(주교 3명 포함), 본당은 145개소로, 유 대주교가 4대 교구장직 승계 직전인 2004년 말 현재 신자 21만 9000여 명, 사제 236명, 본당 107개소에 비해 50∼60%가량 교세가 확장됐다.

 

유 대주교는 성직자성 장관 임명 직후 교구 하느님 백성에게 전하는 서한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부족한 저를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으로 임명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셨으리라 생각하지만, 저도 깜짝 놀랐고 그래서 기도하고 숙고하며 하느님의 뜻과 교황님의 뜻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족한 저에게는 ‘십자가의 연속’이겠지만,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에 모든 것을 맡겨드리고 겸손한 자세로 ‘예’라고 대답을 드렸다”고 밝혔다. 아울러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루카 9,62)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로마에 가서 교황님께서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하시도록 곁에서 저의 작은 힘을 보내며 기쁘게 살고 싶다”고 약속했다.

 

유 대주교는 1951년 생으로 가톨릭대 2년을 수료한 뒤 군 복무를 거쳐 로마로 유학을 떠나 교황청립 라테란대학과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9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사제품을 받고 1983년 라테란대에서 교의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대흥동 주교좌본당 수석보좌를 시작으로 솔뫼 피정의 집 관장, 대전가톨릭교육회관장, 교구 사목국장, 대전가톨릭대 교수와 총장을 지냈고, 2003년 6월 교구 부교구장 주교에 임명돼 그해 8월 주교품을 받았다. 이어 2003년 10월 아시아주교회의연합(FABC) 제8차 정기총회 주교 대표, 대전교구유지재단 이사장,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2005년 4월 교구장직을 승계했다. 이어 2005년 9월 방북, 씨감자 무균 배양 시설 축복식을 주례하는 등 네 차례나 방북해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투신했다. 교황청 사회복지평의회 위원,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주교회의 상임위원, 사회주교위원회 위원장,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2018년 제15차 세계 주교 시노드 정기총회에 교황 초청 대의원으로 참석했으며, 현재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위 위원장과 주교회의 서기 겸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상임이사 등을 맡고 있다.

 


11일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임명과 동시에 대주교로 승품된 유흥식 대주교의 문장이 14일 바뀌었다.

새로운 문장은 대주교 승품에 따라 상단에 위치한 주교 예모에 달린 3단 수실이 4단 수실로 바뀌었다는 게 가장 큰 변화다. 주교 예모와 수실, 주교관, 십자가와 목장은 주교의 품위와 권위를 상징하며, 주교의 사목 임무와 사명의 근본을 이루는 ‘사도들의 후계자’(Apostolorum Successor)로서 그리스도와 긴밀히 결합된 주교의 표상이다. 주교 직무를 의미하는 중앙의 방패 형상은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는 파란색을 바탕(배경)으로 하고, 구원의 빛이신 보라색 예수님의 십자가를 중심으로 가운데에 있는 작은 녹색 십자가는 일상의 순교를 의미한다. 십자가 아래 흰(순교자의 상징색) 선의 빛줄기는 어두운 이 세상에 빛을 밝혀야 하는 주교직과 그리스도인의 사명을 뜻한다. 한가운데 소문자 ‘m’은 성모 마리아께 주교직을 맡겨드리며, 그분의 모범에 따라 작은 마리아로 살고자 하는 소망을 담고 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요한 8,12)라는 사목표어는 그대로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