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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 소식들

교황, 첫 회칙 ‘신앙의 빛’ 반포

by 세포네 2013.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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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은 인간 삶 모든 요소 비추는 참 빛”
“충실한 신앙적 삶의 실천 통한 형제애 가득한 세상 실현 강조”
전 교황 저술 시작 현 교황 완성

 

 

교황 프란치스코(사진)의 첫 회칙 ‘신앙의 빛’(Lumen Fidei)이 5일 반포됐다.

 

 

‘신앙의 빛’은 그리스도교 신앙이 ‘성공적이고 풍성한 열매를 맺는 삶’으로 안내하는 생명의 빛이며, 하느님을 향한 내적 봉헌 뿐만 아니라 사회적 행위를 이끌어내고, 철학과 자연과학까지 포함해 “인간 삶의 모든 요소들”을 비추는 참 빛이라고 선언한다.



새 회칙의 반포는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Deus Caritas Est, 2005), ‘희망으로 구원된 우리’(Spe Salvi, 2007)에 이은 ‘향주 삼덕’ 회칙 시리즈의 마지막 편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신앙의 해’에 즈음해 가장 중요한 이벤트의 하나였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신앙에 관한 이 회칙의 대부분을 이미 은퇴하기 전인 2013년 2월에 마무리한 상태였으며, 교황 프란치스코는 “그의 훌륭한 저작을 물려받아 나 자신의 내용을 첨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새 회칙은 신앙과 이성의 대화,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많은 인용, 그리고 프리드리히 니체나 도스토예프스키의 사상에 대한 많은 언급 등을 통해 베네딕토 교황의 문체와 저술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우상 숭배, 영지주의나 바리새이즘(종교적 형식주의 또는 위선)에 대한 엄중한 경고, ‘신앙의 완벽한 표상(icon)’으로서 성모님께 드리는 기도, 나아가 회칙의 한 부분 전체를 신앙이 지상의 평화 및 정의 구현과 갖는 관련성에 대한 성찰로 채운 점 등은 교황 프란치스코가 이미 젊은 시절부터 갖고 있던 관심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회칙은 짤막한 서문과 총 4개장의 본문으로 구성되고 성모께 바치는 기도로 마무리된다. 전체적으로 회칙은 부활하신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이 어떻게 믿는 이들을 편협한 개인적 존재와 삶으로부터 인간 삶의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하느님 사랑의 공동체로 이끌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회칙은 또한 우리 모두가, 과학적 진보를 가로막고 개인적 신념의 사적 영역에 국한되는 ‘맹목적 신앙’이 아니라, 모든 백성들을 어두운 이기적 욕망을 넘어 더욱 정의롭고 형제애로 가득찬 세상,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충실한 약속에 바탕을 둔 그러한 세상으로 인도하는 빛을 재발견하도록 불리웠다고 선언한다.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게르하르트 뮐러 대주교는 ‘신앙의 빛’ 회칙 발표장에서 “회칙이 두 교황의 손으로 쓰여진 것은 다행스러운 우연”이라며 “문체, 감수성과 강조점 등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두 교황의 가르침 사이에는 본질적인 연속성이 있다”고 말했다.

뮐러 대주교와 함께 교황청 새복음화평의회 의장 리노 피시첼라 대주교와 주교성 장관 마크 우엘레 추기경은, 회칙의 근본 가르침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복음 선포를 통해서 뿐만 아니라 신앙을 충실히 삶으로써, 세상을 참된 형제애로 가득하고 약한 이들을 돌보아주는 곳으로 변모시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 새 회칙 ‘신앙의 빛’ 어떤 내용인가

                               

하느님 거부하는 ‘인간 위기’ 분석적으로 추적
위기 처한 현대 인류 상처 치유·참된 삶 이끄는 ‘향유’
신앙-공동선 관계 성찰 … 주님 사랑의 새 희망 제시 

 

 ▲ 교황 프란치스코 첫 회칙 ‘신앙의 빛’.

 

교황 프란치스코가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저작을 이어받아 ‘네 개의 손’으로 작성한 새 회칙 ‘신앙의 빛’(Lumen Fidei)는 모두 82쪽 분량으로 위기에 빠진 현대 인류의 상처를 치유하고 참된 삶으로 이끄는 ‘향유’라고 교황청의 한 관계자는 말했다.

학문적이지만 심하게 무겁지는 않은 언어로, 때로는 시적인 운율로, 회칙은 모두 4개 장의 본문을 통해서 성부와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이 어떻게 인류의 일치를 이끌고, 다른 이들과의 연대를 자아내며, 사회적 공존을 구축해나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51항).

회칙은 심지어 자연과학 마저도 신앙의 빛에 의해 유지될 수 있으며, 인간이 우주 앞에서 당당하게 서기 위해서는 신앙의 힘이 필요하다는 점을 웅변한다(34항). 뿐만 아니라, 신앙은 존재의 근원이신 하느님을 보여줌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인간이 자연의 지배자가 아니라 수호자이며, 제거되어야 할 암적 존재가 아니라 창조의 중심에 선 존재임을 발견하도록 한다.


‘인간 위기’ 치유하는 ‘신앙의 빛’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는 공히 자주 오늘날 현대 세계의 문제는 경제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의 위기’라고 지적해왔다. 회칙 ‘신앙의 빛’은 이러한 ‘인간의 위기’를 분석적으로 추적하고, 그것이 바로 한 분이신 하느님을 거부하고 결국 우상숭배와 다신주의로 빠져든데 따른 것임을 보여준다(13항).

문제 해결을 위한 인간의 힘만으로의 노력은 결국 허사가 되며(19항), 평등에 바탕을 둔 보편적 형제애의 구축을 추구했던 ‘근대성’은 오래 가지 않았고(54항), ‘사랑’이 이제 더 이상 진리와 결합되지 않고, 그저 떠다니는 감정의 세상과 결부된 경험이 되고 말았다(27항).

회칙은 인간의 위기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즉, 완전한 진리에 관한 질문이 폐기되고, 진리가 그저 기술, 과학, 인간이 구축할 수 있는 어떤 것이 되고 말았다. 개인에게만 정당한 진리, 공동선에 봉사하도록 제안될 수 없는 그런 공허한 진리들이 난무한다.

회칙은 이러한 것들이 ‘상대주의의 독재’를 야기하며 그 안에서 보편적 진리, 즉 하느님에 대한 물음은 부적절한 것으로 치부되고 말았다고 개탄했다.

‘신앙의 빛’은 오늘날 세상에서 위기는 미사 참례율, 성사율, 교회에 대한 존경심이나 사도적 계승에 대한 존중의 부족이 아니라, 인간 자체, 즉 하느님 없이 무엇인가를 하고자 하는 욕망이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의식이 곧 신앙을 환상, 위로, 사적인 문제, 주관적 경험 등으로 치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서문과 4개장으로 구성

회칙은 아브라함에게 자신의 땅을 떠나 하느님께서 약속한 위대한 땅으로 떠나라는 부르심의 역사로부터 시작해, 첫째 장에서 약속된 땅으로 순례하는 이스라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죽음, 인류에 대한 하느님의 궁극적인 사랑의 역사를 묘사한다. 인류가 이 사랑에 더 많이 취할수록 인간은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형제 자매들과의 관계를 더 잘 이해하게 된다고 회칙은 말한다.

회칙은 이어 두 번째 장에서 신앙과 진리의 필연적인 관계를 주장한다. 신앙과 진리가 연관되지 않으면 우리의 믿음은 한갓 동화요, 행복의 환상이다. 현대 세계는 기술 발전과 개인적 만족을 유일한 객관적 진리로 간주하고 우리 존재의 기원에 대한 질문은 의문에 부친다.

한편 회칙은 사랑이 없으면 진리는 차갑고, 비인격적이고 억압적이며 인간 삶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상 삶 안에 그리스도의 현존을 보고 듣고 믿음으로써 우리는 공동선을 위한 더 나은 봉사의 길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은 비그리스도인, 비종교인과의 대화를 풍성하게 해주며, 하느님과 진리를 찾는 이들이 어떻게 그 빛으로 조명받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회칙 제3장은 신앙의 빛이 보존되고 전수되는 곳으로서 교회에 초점을 맞춘다. 세례와 성체성사를 통해, 신앙 고백을 통해, 그리고 주님의 기도를 바치고 십계명을 준수함을 통해 교회는 신앙의 언어를 가르치고 사랑의 삼위일체의 관계 안으로 우리를 이끌며, 그럼으로써 믿는 이들은 누구나 혼자가 아님을 알려준다.

마지막 네 번째 장은 신앙과 공동선의 관계를 성찰하고 신앙의 빛이 어떻게 평화와 화해를 증진하는지, 그리고 하느님의 창조 질서에 대해 존중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회칙은 신앙이 세상의 고통을 없애주지는 않지만 우리와 함께 고통을 나누며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새로운 의미의 희망을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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