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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故박완서씨 어제 발인 이해인 수녀 '송별시' / 꽃이 된 기도

by 세포네 2011. 1. 26.

 

 

 

 

 

 

 

          꽃이 된 기도

           

                                      / 이해인

           

           

           
          엄마의 미소처럼 포근한 눈꽃 속에
          눈사람 되어 떠나신 우리 선생님


          고향을 그리워한 선생님을
          그토록 좋아하시는 부드러운 흙 속에
          한 송이 꽃으로 묻고 와서
          우리도 꽃이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문학을 더 깊이 사랑하는 꽃
          선생님의 인품을 더 곱게 닮고 싶은
          그리움의 꽃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엄마 잃은 아이처럼
          울고 울어도 눈물이 남네요

           

          선생님은 분명 우리 곁에 안 계신데
          선생님의 향기가 눈꽃 속에 살아나
          자꾸 새롭게 말을 걸어오네요

           

          아프지만 아름다운 이 세상을 위로하는
          미소천사로 승천하신 것 같다며
          이 땅의 우리는 하늘 향해 두 손 모읍니다

           

          '갑자기 오느라 작별인사 못했어요
          너무 슬퍼하면 제가 미안하죠
          거기도 좋지만 여기도 좋아요

           

          항상 기도 안에 만납시다, 우리'
          선생님의 초대에 행복한 오늘
          한 마음의 평온함으로 인사합니다

           

          사랑하는 선생님, 안녕히 가십시오
          우리의 어둠을 밝히는
          엄마별이 되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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