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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묵상글

영적 모라토리움(Moratorium)

by 세포네 2010. 2. 6.


 

 


 

        모라토리움(Moratorium)이란 말이 있습니다.
        라틴말로서 ‘채무의 지불 정지’,

        ‘유예 기간’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채무를 갚을 능력이 없을 때

        지불을 못하겠다고 선언하고
        일정 기간 유예 기간을 갖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이 말에서부터

        모라토리움 신드롬이란 말도 나왔습니다.
        지적, 육체적, 성적으로

        한 사람의 몫을 다 할 수 있으면서도
        성인으로서 그리고 사회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못하는
        미성숙한 사람의 현상을 일컫는 것으로
        이때의 모라토리움은 이런 사람이

        자신의 정체성이 확립될 때까지
        사회에 대한 기여를

        일정기간 유예해 주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런가 하면 영적인 모라토리움도 있습니다.
        이것은 부정적인 뜻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과 제자들처럼

        사람들이 너무도 몰려들어
        먹을 겨를도 없고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 되었을 때
        일종의 휴업 공지처럼 잠시 쉬겠다고 선언하고
        지금까지 해오던 모든 일들을 유예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안식일과 같은 개념입니다.
        일을 쉬지만
        사실은 일을 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쉬는 것입니다.
        일을 단순히 쉬는 것과

        하느님 안에서 쉬는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하느님 안에서 쉼으로써
        하느님과의 관계성을 다시 찾고
        자기가 누구인지 정체성을 다시 찾고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방향성을 다시 찾고
        자기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상황인식을 새롭게 합니다.
        그리고 하느님 안에서 힘을 다시 얻고
        새로워진 나로 사람들에게로 다가가는 것입니다.

        영적 모라토리움을

        한 번 선언해보지 않으시렵니까?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은형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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