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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묵상글

우리는 모두 하느님 집 집사들!

by 세포네 2009. 11. 6.


 


 

 

        약삭빠르다는 말과 영리하다는 말이 저에게는
        같은 말인 것 같으면서도 어감에 있어서 꽤 다릅니다.
        약삭빠르다는 말은 자기 이득을 취하는데 있어서 계산이 빠르고
        행동이 민첩한 사람을 일컫는 듯한 느낌이 있는데 반해
        영리하다는 말은 지혜와 같이 덕 면에서 무엇을 잘 아는 것과 달리
        지능 면에서 머리 회전이 빠르다는 일반적인 뜻인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가 보기에 약삭빠른 집사를
        주님께서는 영리하다고 칭찬을 합니다.
        말하자면 회사 돈을 횡령하여

        좋은 일 한 사람을 칭찬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신앙적으로 깊은 뜻이 있습니다.

        신앙으로 보면 우리가 무엇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주셔서 얻어가지게 된 것이고,
        그래서 모든 것은 어차피 다 하느님의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누구에게 무엇을 주는 것은
        내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것을 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것을 내 것인 양 생각하는 것이 멍청한 것이고,
        어차피 하느님의 것을 내 것인 양 주는데 인색하면
        그것도 멍청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의 것을
        내 것인 양 움켜쥐고 있는 것을 좋아하시지 않고
        당신 것을 활수하게 나눠주는 것을

        좋아하신다는 뜻도 들어 있습니다.

        어차피 하느님의 것을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다른 자녀에게
        인심 팍팍 쓰며 활수하게 나눠주는 것,
        이것이 하느님 재산의 관리자인 하느님 집 집사가 할 일이고
        이것을 하느님께서는 좋아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아는 것이 영리함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 집의 집사입니다.
        그러니 오늘 복음의 비유에 나오는 영리한 집사처럼
        당신 집의 영리한 집사가 되라고
        오늘 주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며칠 전 같은 북한 돕기를 하는 단체로부터 도움 요청이 왔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직접 북한을 돕기 때문에
        지금 우리 정부의 불허로 북한 돕기가 중단된 상태인데
        그곳은 국제적인 연결망이 있어서 지금도 돕기가 가능합니다.
        도움 요청을 받았을 때
        ‘남북 관계가 재개되면

        우리도 쓸 데가 많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즉시 오늘 복음이 생각났습니다.
        아직 다른 형제들과 회원들과 의논을 하지 않았지만
        제 생각에 오늘 복음의 정신에 따라
        그 단체의 요청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 ‘한우리’가 주님의 사업이라면
        그 단체도 주님의 사업이고,
        그 단체의 기금이 하느님의 것이라면
        우리 한우리의 기금도 하느님의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활수하게 도와야 합니다.
        멍청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고

        영리하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 김찬선(레오나르도) 신부 작은형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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