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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묵상글

불성실한 손님....

by 세포네 2009. 11. 3.


 


 

 

 

        몇 년 전 실용 음악을 하는 젊은이들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곡들을 자기들이 만들었는데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미사를 한 번 정동 수도원에서
        시도해봤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장비와 연습을 할 수 있는 Studio 마련입니다.
        젊은이들이 하겠다면 하게 해주고 싶은 것이 저이기에
        일부 강한 반대가 있었지만 원하는 것을 마련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옆에서 보면 안쓰럽고
        다른 한 편으로는 속이 쓰립니다.
        이들의 바람과 달리 젊은이들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밖에 나가 보면 길거리에 오가는 젊은이들은 많은데
        이 잔치에 참여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오늘 복음처럼 잔치를 크게 벌려 놓았지만 젊은이들이 오지 않습니다.
        이 훌륭한 잔치를 놔두고 젊은이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제가 살고 있는 정동 주변에는 극장이나 공연장이 많아서
        한 때는 많은 연예인들의 공연이 많았습니다.
        저희는 무슨 공연이 있는지 관심이 없어서 모르지만
        젊은이들은 누구 공연이 있다 하면
        몇 시간 전부터
        아니 어떤 때는 새벽부터 줄을 서 기다리다가 공연을 봅니다.
        그것을 보고 제가 혀를 끌끌 찹니다.
        예수님 만나기를 이렇게 연예인 만나기처럼 하면 얼마나 좋을까,
        주일 미사에 참여하는데 열성이
        이 공연을 보려는 열성의 반 만 되어도 얼마나 좋을까.

        그러다 저를 봅니다.
        저는 주님의 잔치에 정말 잘 참여하는 사람인가.
        수도원에 들어왔으니,
        미사에 하루도 빠지지 않으니,
        매일 세 차례 이상 기도하니

        겉으로는 잔치에 잘 참여하는 것 같은데
        오늘 복음의 손님들처럼
        내 Business에 더 바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해외 선교 Business.
        한우리 Business.
        이번에는 800 주년 Business 등등.
        Business라는 말을 뜯어보면

        Busy라는 말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내 일에 마음이 바빠
        몸은 하느님 면전에 와 있지만
        하느님의 잔치엔 마지못해 참여하는 자가
        내가 아닌지 이 아침 돌아봅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 신부 작은형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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